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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 리뷰: 도전, 그 '짜릿'한 순간을 담다 ★★★★

15.10.19 19:50



[하늘을 걷는 남자, 2015]
감독:로버트 저메키스
출연:조셉 고든-레빗, 벤 킹슬리, 샬롯 르 본, 제임스 뱃지 데일

줄거리
어려서부터 하늘을 걷는 도전을 꿈꿔온 무명 아티스트 ‘필립’(조셉 고든 레빗). 그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전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412미터 높이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정식 오픈하기 전에 두 빌딩 사이를 밧줄로 연결해서 걷겠다는 것. 이 세상 누구도 생각지 못한 도전을 실행하기 위해 ‘필립’은 그를 도와줄 조력자들과 함께 고군분투하지만, 디데이가 다가올수록 예상 밖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프랑스어 발음의 영어를 하는 펠리페 페팃(조셉 고든 레빗, 이하:필립)이 익살스러운 말투와 곡예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에게 말을 건넨다. 실제 인물이자 영화 속 주인공 그는 '자유의 여신상'의 횃불에 머무르며 이곳 뉴욕에서 자신이 벌인 사건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다. 위험천만한 이 순간을 자신의 위대한 업적처럼 설명하는 이 철없는 남자는 수다스러운 광대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광대라 부르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 같았다. 그만큼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자신의 행위를 위대한 도전이자 세상을 바꾼 쿠데타로 여기고 있었다. 

이처럼 자신감 넘치는 필립의 위험한 원맨쇼를 담은 [하늘을 걷는 남자]는 주인공인 그를 직접 화자로 등장시켜 무모하지만 위대했던 도전이 주는 짜릿함과 그 도전이 가져다주었던 아련했던 추억에 관한 이야기였다. 

지상에서부터 412m나 되는 국제무역센터를 건너는 무모한 도전, 그는 왜 이 빌딩을 건너려 한 것일까? 실제 주인공의 말처럼 '그냥'에 불과했다. 단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탄생하게 되자 이를 건너면 멋질 것이라는 생각에 일을 저지른 것이다. 말 그대로 미친 짓이지만 [하늘을 나는 남자]는 그들이 이러한 행동을 저지르는 행위에 대해 깊게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 '미친 짓'을 시행하는 사람들과 준비 과정에 집중해 '무모한 도전'의 의미가 지닌 깊은 가치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영화는 주인공 필립이 곡예사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곡예사는 공중 곡예를 비롯한 다양한 묘기를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 사명이지만,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여길 정도로 단순한 길거리 공연에서도 완벽함을 추구하려 한다. '관객이 없는 공연은 의미가 없다'라는 사명을 지닌 필립의 스승 파파 루디(벤 킹슬리)의 말이 이 직업의 의미를 대변하듯이, 대중에게 사랑받기 위해 완벽하면서도 대담한 공연을 준비하고 선보이는 장면들이 유심 있게 그려진다.

거리의 사람들에게 공연을 선보이며 자신의 공간을 지키는 확고한 모습에서부터 저글링, 외발 자전거타기, 공중 줄타기를 비롯해 데이트와 같은 일상의 로맨스마저 곡예로 표현하는 장면은 유쾌함과 흥미를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채플린, 버스트 키튼과 같은 고전 희극 영화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곡예와 희극의 매력을 선보일 것 같았던 영화는 필립이 본격적인 세계무역센터 건너기를 위한 준비과정에 들어가면서 거대한 서커스의 장으로 이어가게 된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필립의 원맨쇼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작품이 말하고자 한 본 메시지와 주제는 이 원맨쇼를 지원한 이들에게 맞춰져 있다. 그것은 필립이 건너고 있는 줄이 구성하는 케이블, 나무 막대기, 철대 등과 같은 다양한 구조물을 통해 완성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위대한 도전에는 이를 지원할 구성원들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구성원들은 이 작품의 드라마와 긴장감을 완성하는 요소이자 각자의 역할 맡은 주요 인물들이다. 

필립이 빌딩 계획을 침투하는 과정이 서커스와 같은 변장, 마임 공연과 같은 유쾌한 장면들로 그려졌다면, 협력자들이 총동원되는 후반부의 케이블 설치 장면은 케이퍼 무비에서나 볼법한 스릴과 긴장감이 넘치는 과정들로 묘사되며 한편의 공연이 완성되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려낸다. 그와 동시에 필립의 내면에 잠재된 두려움, 도전, 갈등 그리고 포부를 대변하며 그의 꿈과 도전에 관한 희망을 더욱 의미 있게 부각 시켜 준다.

그 구성원은 파파 루디와 같은 스승, 연인 애니(샬롯 르 본)로 대변되는 사랑, 장 피에르, 장 루이스, 제프, 알버트 등의 사람들처럼 평범한 일상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희망으로 표현된다. 이는 영화의 배경이자 잠시나마 언급되는 닉슨 정부로 대변되는 보수적인 시대상이 반영되면서 주인공들의 행동이 단순한 '미친 짓'이 아님을 의미부여 하는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구성원들의 이러한 장인 정신에 경의를 표현하려는 듯 아이맥스 카메라와 같은 첨단 기술과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해 이를 표현하고 있다. 아날로그로 대변되는 서커스 곡예를 현대의 디지털 기술로 그려낸다는 점에서 [하늘을 걷는 남자]가 지닌 첨단 기술의 의미는 남다르다. 

[포레스트 검프][콘택트][캐스트 어웨이]등의 작품에서 첨단 기술을 감성적인 요소로 사용한 바 있는 로버트 저매키스 감독은 대망의 하이라이트인 국제무역센터 곡예장면을 화려한 카메라 워킹과 CG, 입체 기술을 동원해 생생하면서도 아찔한 실시간 공중 곡예를 선보인다.

영화는 이를 두 개의 시각적 초점에 맞춰 표현했다. 

하나는 영화 속 인물들이 빌딩의 옥상에서 지상을 바라보는 현실적인 시점, 두 번째는 공중에 떠있는 새의 시점처럼 필립의 곡예를 바라보는 공중적인 시점이다. 특히 고소공포증을 지닌 캐릭터 제프(세자르 돔보이)의 시선에서 지상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초점과 이를 연기하는 세자르 돔보이의 몸을 떨고 있는 연기는 현실적인 입체화면으로 이를 지켜보는 관객마저 긴장감을 절로 느끼게 한다. 여기에 줄을 건너는 데 사용되는 막대기의 끝을 절묘하게 잡아내는 세심한 시점과 360도 회전을 통해 구름, 지상, 건물을 동시에 빛추는 카메라 워킹의 화려함은 공중 곡예가 가져다주는 스릴을 더해주는 데 충분했다.

이를 통해 완성된 공중 곡예 장면은 스릴, 공포, 감동 등 하늘에 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이 표현된다. 두려움과 침착함이 공존하는 얼굴 표정, 바람, 살 떨림 등의 움직임 하나하나에는 긴장감이 느껴지고, 이를 바라보는 지상의 사람들의 표정은 관객의 감정 그대로를 표현한다. 하지만 오로지 홀로 공중의 줄에 선 그의 곡예는 [그래비티]의 여주인공이 느낀 것처럼 아름다운 지상 세상에 대한 동경, 겸손 그리고 삶을 돌아보는 자아 성찰의 순간을 담으며 미친 짓이자 무모한 그만이 도전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처럼 [하늘을 걷는 남자]는 헐리웃의 첨단 기술, 조셉 고든 레빗으로 대변되는 현실감 있는 연기의 조합을 통해 도전의 짜릿함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아름답고 멋있는 영상을 통해 완성한 강렬한 감동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하늘을 걷는 남자]는 단순한 도전에 관한 찬사만 담은 작품이 아니다. 어두워지는 화면 속에 끝까지 빛을 유지하려는 국제무역센터의 모습은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이자 한때 모두의 추억과 기억이 담긴 곳임을 애정이 어리게 담고 있었다. 

영화는 영상과 필립의 마지막 멘트를 통해 이제는 사라진 국제무역센터가 지닌 공간적 의미를 강조하며 건물이 지니고 있는 아련했던 추억을 관객과 나누려 한다. 이는 9.11 테러라는 끔찍한 잔상이 남긴 '상처'를 꿈과 도전으로 '치유'하려는 극복으로 의미 있는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국제무역센터, 한 때 그곳은 용감한 아티스트 펠리페 팰팃이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하고 성공한 곳이었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10월 2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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