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ising

[팬]리뷰: 야망이 부족해 보인 시시한 프리퀄★★☆

15.10.07 12:13



[팬,2015]
감독:조 라이트
출연:휴 잭맨,가렛 헤드룬드,루니 마라,리바이 밀러

줄거리
갓난아기였을 때 고아원에 버려져 여느 소년들과 다름 없이 자란 '피터' 네버랜드를 장악한 '검은 수염' 일달들에게 납치되어 끌려가면서 자신의 출생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다. 한편 검은 수염은 '하늘을 나는 소년이 나타나 자신에게 대적한다'는 예언의 주인공이 피터임을 알아채고 그를 제거하려 한다. 이에 피터는 검은 수염에게 대적하기 위해 네버랜드에서 만난 후크와 힘을 하치게 되는데…


동화를 읽다가 인물들의 과거와 그 뒷이야기를 궁금해한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피터 팬' 처럼 신비에 싸인 인물과 세계가 배경이 되는 원작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하고는 한다. 

[팬]은 '피터 팬'의 프리퀄 이야기를 지향하며, 원작이 다루지 않았던 피터 팬의 탄생 그리고 네버랜드의 기원을 담고 있다. 

[팬]의 프리퀄 설정은 분명 흥미롭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기원을 이야기하며 영웅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극적으로 그린 히어로 장르 영화가 있듯이 [팬] 또 한 이러한 전개방식에 원작 특유의 어드벤처함을 더한다면 분명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팬]은 단순한 프리퀄 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 '피터 팬'을 지향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작품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무궁한 잠재성에도 불구하고 [팬]은 프리퀄이 되는 것에 만족하려 한 것 같다. 

런던의 밤 하늘을 수놓은 날아다니는 해적선, 태양의 서커스단을 연상시키는 해적들의 곡예 액션, 동화속 네버랜드 세계를 표현한 시각화와 생생한 음향은 분명 [팬]이 엄청난 작품이 될 것임을 기대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조 라이트 감독은 [팬]의 장기적 시리즈에 더 관심을 둔 것인지 어드벤처 영화의 흥미를 불어 넣어줄 캐릭터의 묘사와 이야기 전개 방식에 힘을 덜 들인듯 했다. 이야기를 주도해야 할 주인공 피터는 이 작품을 이끌어야 할 '히어로'다. 그렇기에 영화는 피터의 관점을 토대로 한 영웅물과 성장을 담는게 더 중요하다. 

그러나 [팬]의 피터에게는 이상하리만큼 히어로의 면모와 주인공 이라는 정감이 보이지가 않는다. 주인공이 굴곡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주인공의 여정에 흥미로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왜 이런 것일까?


영화의 초점은 피터, 후크, 타이거 릴리 그리고 검은수염 4명 모두에게 맞춰져 있다. 물론 이 네 명의 주인공을 고루게 담으려 한 정성이 담겨 있지만 피터에게 맞춰진 포커스와 묘사는 세 명의 인물에 비해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

피터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 명확하지 않은 탓이다. 장난꾸러기 스러운 성향, 엄마를 그리워 하는 고아, 선택받은 영웅, 성장의 비밀을 알게 된 후 혼란을 느끼는 인물 등 너무 많은 감정적 요소를 가진 탓에 이 인물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차라리 끝까지 쿨한 구석을 유지하거나, 순진무구한 성격의 소년으로 묘사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감정을 오가는 피터는 히어로라기 보다는 성장기의 혼란을 느끼는 소년을 보는것 같았다. 그러면서 이야기 전개는 어드벤처함을 유지하고 있으니 즐기는 요소로 보기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이야기까지 직접적인 전개 보다는 피터의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 열중하다 보니, 흥미로워야 할 전개 이야기 진행도 다소 무뎌지는듯한 인상을 준다. 

주인공의 이러한 모습이 시종일관 등장한 탓에 액션 장면이 지속 등장하더라도 흥미 요소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피터의 비행 장면을 영화 후반부에 집약시켜 카타르시스와 감동의 환희를 노리려는 장면은 그래서 큰 감흥이 오질 않는다. 차라리 이 비행 장면이 좀 더 일찍 등장시켜 영화의 역동성을 높여주는 피터의 활약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인물묘사와 이야기 진행에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지만, 동화 [피터팬]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원작과 다른 성향의 새로운 이야기들이 많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볼만한 요소들도 있으며, 4DX와 3D 효과와 같은 특수 관람에 적용된 다양한 볼 거리도 있어 어드벤처 영화를 실감 나게 즐기기에는 무리 없어 보인다. 

[팬]은 10월 8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