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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더 비기닝] 리뷰: 웃음과 추리 모두 잡은 유부남 콤비 영화 ★★★

15.09.11 17:30



[탐정:더 비기닝, 2015]
감독:김정훈
출연:권상우,성동일,서영희,박해준

줄거리
국내 최대 미제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강대만’(권상우)은 아기 돌보랴, 만화방 운영하랴, 부인 눈치 보랴 일상에 치여, '셜록'급의 추리력은 당최 쓸 데가 없다. 유일한 낙은 경찰서 기웃거리며 수사에 간섭하기! 광역수사대 출신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는 형사 뺨치는 실력의 대만이 눈엣가시 같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이자 강력계 형사인 ‘준수’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되고,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비공식 합동추리작전을 시작한다. 그렇게 사사건건 부딪히기만 하던 그들 앞에 두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동네 만화방을 운영하지만, 아내(서영희)에게 치이고 사는 강대만, 이와 달리 시종일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냉철한 성격의 형사 노태수. 성격마저 정반대인 이들은 사건해결 방식도 서로 달랐다. 치밀한 추리력과 빠른 두뇌 회전으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대만과 달리 오랜 형사 경력을 통한 '감'과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사건을 접하는 노태수는 '한국형 형사'의 전형이다.

[탐정:더 비기닝](이하:[탐정])의 흥미는 바로 이 물과 기름 같은 두 사람이 콤비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믿음직한 후배이자 오랜 친구였던 준수가 살인사건에 휘말리자 둘은 어쩔 수 없이 서로를 돕게 되지만 극과 극의 성격 탓에 시종일관 부딪친다. 그랬던 그들이 자연스럽게 콤비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두 사람이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면서부터다. 

그 공통점은 바로 '유부남'. 아내에게 치이고 눈치나 살피는 강대만의 모습을 보며 태수는 묘한 공감을 하며 여러 공감 어린 말과 조언을 전해주게 되고, 이로 인해 둘은 언제 티격태격 했냐는 듯 자연스럽게 콤비가 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정의감 넘치는 영웅이라기보다는 부인들의 등살에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철없는 남편들의 의기투합 같았다. 

이처럼 황당한 인물들의 조합을 이뤄낸 [탐정]은 '코믹범죄추리극'이라는 산만한 타이틀 탓에 지나치게 가볍고 혼란스러운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타이틀이 강조한 장르적 흥미와 쾌감이 잘 담긴 작품이었다.

유머와 농담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볍게 유지하는 편이지만, 계산된 연출력으로 유머를 지나치게 남발하지 않았다. 오히려 삶의 애환, 가족, 아기 그리고 유부남들의 정서 등 편하게 웃으며 공감할수 있는 요소들이 이 영화의 유머적 소재가 된다. 슬랩스틱과 산만한 분위기를 불러오는 여타의 코미디 작품들과 비교해 조용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때문에 코미디에 묻힐 수도 있었던 추리, 수사 과정도 돋보이게 된다. 


주변의 증거와 현장을 관찰하며 사건을 정리하는 강대만의 서술형 추리는 '소년탐정 김전일'과 '셜록'의 형식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반면 직감 하나로 사건을 정의하는 노태수의 묵직한 수사 방식은 상세하게 묘사되지 않지만 강렬한 여운을 가져다준다. 영화는 둘 중 누구의 방식이 옳은지를 옹호하지 않는다. '추리'라는 타이틀이 강조된 만큼 대만의 장기가 두드러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노태수의 직감과 노련함이 이를 능가하는 모습이 나오고는 한다. 

이처럼 하나의 살인사건을 서로 다르게 바라보고 정의하다 서서히 조화를 이루며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탐정]이 지닌 추리 방식의 흥미 중 하나다. 아쉬운 점은 이 추리가 지나치게 캐릭터들의 초점에만 맞춰져 있다 보니 관객들의 참여가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빠른 편집과 긴박한 상황 탓에 함께 추리 하려던 관객들은 혼란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출연진의 극 중 활약도 무난했다. 냉철함과 특유의 다혈질적인 모습을 오가며 인간미를 불러오는 성동일의 연기와 오랜만에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권상우의 모습은 영화의 분위기를 띄워준다. 앞서 언급한 유부남에 대한 정서를 실제로 느끼고 있었던 두 배우이기에 이를 유머 적 정서로 활용하는 장면은 묘한 공감과 재미를 전달해 준다.

오락 영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탐정]은 오는 추석 시즌 개봉해 [암살][베테랑]으로 이어지는 한국영화 흥행 행진의 바통을 다시 한 번 잊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만약 성공한다면 부제인 '더 비기닝'을 뺀 새로운 속편을 기대해 봐도 괜찮을 것이다. 

[탐정:더 비기닝]은 9월 2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영상=CJ엔터테인먼트/(주)크리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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