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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절친 악당들] 리뷰: 세상을 '조롱'하려다 '역조롱' 당한 영화 (★★)

15.06.19 09:13

 
 
[나의 절친 악당들, 2015]
감독:임상수
출연:류승범, 고준희, 샘 오취리, 류현경
 
줄거리
인턴 지누에게 첫 번째 임무가 내려진다. 그동안 감시해온 차량의 이동라인을 완벽하게 파악해 상세히 보고하는 것. 하지만, 뒤쫓던 차가 대형트럭과 충돌하면서 그의 임무 수행은 순식간에 실패로 돌아간다. 한편, 사고수습을 위해 달려온 렉카차 운전자 나미는 반파된 차량 뒷좌석에
서 수상한 가방을 발견하고, 그녀를 뒤쫓아온 지누 역시 가방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함께 나눠 갖기로 한다. 하지만 이때부터 두 사람은 가방을 되찾으려는 일당의 표적이 되고, 위험천만한 상황 앞에 놓인 지누와 나미는 악랄한 추격에 맞서 더 지독한 악당이 되기로 결심하는데...
 
 
영화를 보며 머릿속에 떠올린 기사 제목은 "[눈물]의 아이들, [돈의 맛]을 보다." 였다. 세상의 시선과 편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의 삶을 지향하며 권위적 세상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내미는 지누와 나미는 영락없는 [눈물]속 방황하는 10대들의 미래를 본 것 같았다. 그런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돈의 맛'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억눌린 아이들이 세상을 뒤엎을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언제나 민감한 소재를 다룬 임상수 감독이 부담감을 벗어던지고 완성한 가벼운 오락물이지만, 그 이면에는 임상수 만의 색채와 세계관이 분명해 보였다. 돈과 탐욕에 대한 묘사, 성(性)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 부유층의 부패함과 가식을 조롱하는 장면, 사회 구조와 관련한 풍자가 적나라하게 그려지며 대담한 코미디 영화가 된다. 그렇게 완성된 임상수표 오락 영화는 누군가에게 통쾌함과 다른 이에게는 불편한 인상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거침없는 풍자물로 완성되었다.
 
세상의 모든 부패함과 그것을 구성한 추악한 인물들이 영화 전체를 이루지만, 이야기를 이끄는 실질적 주체는 사회의 불안정한 구조에 희생된 지누와 나미와 같은 청년층 그리고 불법 이민자와 같은 소외된 이들이 주축이 된다. 현실과 부유층의 일상을 오가며 '검은돈'과 같은 권력, 탐욕에 대한 저항과 풍자가 자연스럽게 섞인다. 이로 인해 조롱과 풍자는 임상수 감독의 전작보다 더 거칠고 과격해진 느낌을 준다. 
 
아마도 이것이 본 영화가 추구하고자 했던 실질적인 의도였을 것이다. 재미를 포기하면서 말이다.
 
민감한 소재를 다룬 문제적 작품들에서도 유쾌함과 익살이 끊이질 않는 분위기를 유지했던 임상수 감독이었기에 그가 만든 상업 영화는 분명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불행하게도 [나의 절친 악당들]은 [성난 화가] 때 처럼 좋은 재료만 나열 했을 뿐, 이를 갖고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몰랐던 것 같았다.
 
재미있는 캐릭터, 좋은 배우들, 유쾌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이를 구성하는 기본 이야기는 앞뒤가 맞지 않고 긴장감의 흐름을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는 갈등은 약하다. 조롱하는 유머는 강하지만, 오락적인 기능은 많이 부족했다. 그로 인해 이 영화가 본래 추구하려는 유머가 풍자성 조롱인지, 단순한 코미디인지조차 애매할 따름이며 이로 인해 영화의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제아무리 목적이 있는 풍자 영화라 해도 오락성이 강한 유머의 요소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면 그것은 공감할 수 없는 무의미함에 그치고 만다.
 
특히 주 캐릭터인 지누와 나미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부족해 이들에 대한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두 캐릭터 모두 자유로운 성향을 지녔고 구차한 방식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을 싫어한다 하더라도 돈 가방으로 쉽게 친해지게 된다는 설정은 너무나 평이하다. 그 때문에 이들이 돈을 갖고 도주하고, 반격해도 전혀 통쾌하다는 느낌이 없으며 범죄 영화에 흔하고 흔한 배신과 같은 긴장감도 없다.
 
게다가 이들이 왜 돈을 훔쳐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청년 실업과 소외계층을 대변하며 쿨한 성격을 지닌 캐릭터라 하더라도 그것은 상징일 뿐 영화상에서는 이들에게 '친근감'을 느껴야 할 이유와 동정이 있어야 한다. 아무런 반전과 새로운 상황 연결도 없이 진행되는 평범한 이야기에 자연히 흥미가 떨어지고 만다.
 
조롱의 대상은 분명했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매끄럽지 못해 무의미한 '헛발질'로 끝나 버린 게 아쉽다.
 
임상수 감독이 추구했던 본래의 작품관 에서는 통쾌한 유머겠지만, 오락영화의 기준에서는 그저 그런 수준에서 끝나버리고 말았다. 임상수 감독은 전작의 모든 요소와 장점을 투입한 야심작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지만, 의욕만 앞선 것 같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6월 2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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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20세기 폭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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