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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리뷰: 참수리 357호 고속정 '사람'들의 이야기(★★★)

15.06.02 13:08


 
 
[연평해전, 2015]
감독: 김학순
출연: 김무열, 진구, 이현우
 
줄거리
해군 출신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참수리 357호 정장 ‘윤영하’ 대위. 아내의 든든한 남편이자, 참수리 357호 조타장 ‘한상국’ 하사. 어머니의 하나뿐인 아들이자, 참수리 357호 의무병 ‘박동혁’ 상병. 참수리 357호 대원들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고된 훈련 속에 서로를 의지하며 가
족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무더운 여름과 함께 월드컵의 함성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한국과 터키의 3, 4위전 경기가 열리던 그날 서해 바다 한 가운데에 포성이 울리는데…
 
 
수많은 우여곡절과 논란 속에 [연평해전]이 드디어 공개 되었다. 참수리 357호 고속정호의 대원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서라면 분명 분명 만들어져야 할 작품인 것은 맞지만, '보수'의 색깔이 강할 것이라 예상된 정치적 논란 속에 제작 전부터 수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왔다. 사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도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대비시킨 장면과 생존자들의 증언에 치우친 설정 탓에 지나치게 '애국심'에 호소하는 영화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
 
[연평해전]은 이러한 논란을 절묘하게 피해갔다. '천안함' 강조, 월드컵 결승과 사망 소식을 대비시키는 장면, 북한군의 작전 장면 등 민감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큰 논란을 불러올 수준으로 쟁점화하지 않았다.(물론 영화 개봉 후 관객 반응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여파 속에서 영화는 본래 이야기하고자 하는 드라마를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드라마는 두 개의 시선에서 진행된다. 하나는 '병영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남성들의 이야기이며, 또 하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개인사다. 첫 만남부터 어색함과 갈등을 일으키는 남성적 조직 사회에 상처 입은 이들이, 서로의 개인사를 공유하고 '정(情)'을 쌓게 된다는 형식이다. 이는 군대 영화의 전형적인 이야기이며 영화는 이 전형 속에 '가족애'를 강조한 개인사를 전면에 내세워 정서적인 측면을 강화하려 한다.
 
주인공들은 '군인'이라는 공통적인 위치에 놓여있지만, 서로의 계급만큼 각자가 처한 상황은 다른 인물들이다. 아버지의 명예를 이어받고자 하는 지휘자,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를 걱정하는 가장, 청각장애를 지닌 홀로 남겨진 어머니를 걱정하는 병사, 이들은 357호 고속정 군인들의 정서와 심경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남성성(性)에 감춰진 비애와 내면을 상징화한다.
 
영화는 이를 통해 '동료애'와 '가족애'라는 복합적인 정서를 추구하며 이들이 곧 맞이할 숭고한 희생의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하려 한다. 드라마와 가벼운 유머를 절묘하게 섞어낸 연출방식은 남성 관객들이 공유하고 추억할 수 있는 특유의 병영 드라마를 완성했으며, 세 명의 배우들이 주축이 된 연기는 영화가 지향하고자 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문제는 이 방식이 너무 낯설고 단순하며 지나치게 전형적이라는 점에서 100여 분이 넘는 러닝타임을 유지하기에는 다소 무리해 보인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감성적인 여운을 강조해 감동을 유도하는 방식이 너무 당연한데, 영화는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러닝타임을 소비하고 있다. 군대와 가족 영화의 정서가 조화와 부조화 사이에 놓여 있어 차라리 군인들의 시각에만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를 진행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현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최근에 개봉한 헐리웃 전쟁 영화의 여운을 이어가려 하는 형식은 주목 할만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식으로 보수적인 관점에서 선과 악의 개념을 정의하고 인간적인 여운으로 이를 해석하는 방식과 [론 서바이버] 처럼 군인의 시선에서 전투의 고통을 표현하는 방식이 그렇다. [연평해전]은 이 두 영화의 특징을 통해 현대 병사들이 직접 대면하게 되는 전쟁의 '공포'에 초점을 맞췄다.
 
전투 장면은 처절함을 넘어 '학살', '희생'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생생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표현돼 관객에게 까지 그 고통을 체감케 한다. 신체가 절단되고, 비명을 지르고, 총, 포탄이 쏟아지는 와중에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다 순직하는 순간이 사실적으로 재연되며 100여 분 동안 집약된 드라마의 정서는 이 부분에서 극대화된다. 그 점에서 영화 속 액션은 오락적인 재미보다는 '고통'을 체감케 하려는 의도에 가깝다.
 
극 중 '적'으로 규정된 북한군을 전투가 끝난 후, 동일한 '희생자'의 입장에서 조명하는 장면에서는 정치적 의미를 관객들의 자의적 해석에 맡긴듯한 여운을 주면서, 월드컵에 묻힌 이들의 희생을 잊어버린 당시 시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표출한다. 논란은 피하되 할말은 하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가 담겨진듯 했다.
 
결론적으로 [연평해전]은 논란을 피해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한 '진심'을 전달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다만, 그 방식이 너무나 고전적이었고, 묵직한 실화를 다루다 보니 무겁고 침울한 느낌은 어쩔 수 없어 완성도에 대한 호불호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순국열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인간적인 이야기 그리고 여러 애국적인 교훈을 이야기하는 작품의 관점에서 본다면 가치 있는 작품임은 틀림없다.
 
[연평해전]은 6월 10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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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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