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ising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리뷰; 액션 마스터피스로 돌아온 전설의 영화 (★★★★)

15.05.12 17:22

 
 
[매드맥스:분노의 도로,2015]
감독:조지 밀러
출연:톰 하디, 샤롤린즈 테론, 니콜라스 홀트, 휴 키스 번, 로지 헌팅턴 휘틀리
 
줄거리
핵전쟁으로 멸망한 22세기.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차지한 독재자 임모탄 조(휴키스-번)가 살아남은 인류를 지배한다. 한편, 아내와 딸을 잃고 살아남기 위해 사막을 떠돌던 맥스(톰 하디)는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납치되어 노예로 끌려가고,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는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쥔 임모탄의 여인들을 탈취해 분노의 도로로 폭주한다. 이에 임모탄의 전사들과 신인류 눅스(니콜라스 홀트)는 맥스를 이끌고 퓨리오사의 뒤를 쫓는데…
 
 
 
무려 30년 만에 귀환한 4번째 시리즈, 완벽한 완성을 위해 3~4년의 세월을 투입하며 후반 작업의 완성도를 높인 것만으로도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충분히 인정받을만 했다. 하지만, 조지 밀러 감독은 작품의 완성에 만족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이 시리즈를 그 누구도 번접할 수 없는 '전설'로 남기려 했다. 그러한 야심 속에 완성된 결과물은 예고편에 등장한 문구 그대로 "미쳤다"라는 말을 절로 하게 만들었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시작부터 의미심장한 묵시록적인 영상미와 세계관을 선보이며 강렬한 출발을 예고한다.
 
핵전쟁과 대재앙으로 인류는 이미 자멸한 지 오래며 문명을 더 이상 지속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인간애와 이성을 기초로 한 국가와 정부가 사라지고, 한정된 자원과 이를 지배하는 독재자 임모탄 조가 유일한 인류의 문명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 문명은 그리 정상적이라 볼 수 없었다. 사람들은 배고픔과 빈곤에 지쳐가고, 독재자는 자신의 이익과 영욕을 채워나가며 권력을 강화하려 한다. 이를 위해 구성된 군대 '워보이'는 개인들의 의지와 꿈을 상실한 채 임모탄을 신처럼 떠받들며 맹목적인 희생을 맹세하며 삶을 불태운다.
 
이러한 희망조차 사라진 상황 속에 임모탄의 오른팔과 같았던 퓨리오사 사령관이 반기를 들게 된다. 퓨리오사의 저항은 바로 '탈출'. 즉, 임모탄이 아끼는 가장 소중한 것을 데리고 떠난 것이다. 이제 영화는 이 암울한 세계 속에 그 누구도 막지 못할 전쟁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추격' 이란 한 단어로 정의된다. 트럭, 경차, 스포츠카 등 지구 상 모든 종류의 자동차들이 동원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 카체이싱은 영화의 전체적인 러닝타임인 2시간 동안 지속해 지금의 젊은 연출자들도 건들 수 없는 독보적인 명장면을 완성한다. 그만큼 영화가 만들어낸 '추격전'은 위대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할 정도로 경이감을 불러일으킨다.
 
고속으로 달리는 트럭을 향해 달려오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들의 추격을 기반으로 액션 영화의 모든 기본적인 요소들이 총동원된다. 총기 액션은 기본이며, 거친 폭력과 피가 튀기는 타격감을 선사하는 격투씬, 전쟁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폭파 장면,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죽음의 모래 폭풍 사투, 공성전을 연상시키는 트럭 방어전이 강렬한 비주얼로 그려진다. 여기에 이들이 지나가는 길마다 예상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하기에 이른다.
 
이 모든 장면이 CG, 특수효과를 거부한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촬영된 이 장면들은 피부에 직접 와 닿게 하는 묘한 쾌감을 선사하기에 이르고 방대한 아이맥스 화면과 현실감을 불어넣어 줄 3D 영상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표현된다. 숨 막히는 추격전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액션속에 가슴을 뛰게 하는 배경음악은 광기와 분노의 감정을 지휘하는 오페라가 된다.
 
하지만 이 쾌감은 지금까지 다른 영화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과 다른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퓨리오사의 트럭을 향해 온몸을 던져 달려드는 워보이와 위험과 죽음을 무릅쓰며 질주하는 모습들은 일반적인 연기와 촬영 기술을 통해 만들기 힘든 장면들이다. 보기만 해도 위험천만한 평균 시속 150km를 넘는 엄청난 주행 속에 완성된 추격 액션은 명장면을 만들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낸 감독, 스태프, 배우들의 집념과 광기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액션 장면을 통해 느꼈던 경이와 쾌감은 바로 이러한 감정들이 만들어낸 엄청난 '미친' 열정이었던 셈이다.
 
 
장시간 동안 이어진 추격전 탓에 액션만이 전부라 생각되겠지만,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이 광기 어린 폭력과 잔인한 상황 속에서도 치밀한 디테일함, 인물의 성격과 사연, 정서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담아내며 한편의 인상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 물론 그 과정은 거칠고 낡은 고전적인 정서를 지향하려는 영화의 의지처럼 투박해 보인다. 그것은 바로 멜 깁슨을 상징으로 원조 시리즈가 선보였던 마초적 감성이 이 영화의 정서이기 때문이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주인공은 맥스 지만 그에 못지 않게 주변 인물들 또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미친 세상의 난세의 영웅처럼 그려질 것으로 생각된 맥스는 그 기대와 달리 내면적으로 나약하고, 이기적인 외톨이로 그려진다. 가족을 잃고 미래에 대한 절망만 남게 된 그는 과거의 기억과 상처에 벗어나고자 방황하고 있는 인물이다. 워보이에 납치되다 겨우 풀려난 그는 살기 위해 퓨리오사 일행의 트럭을 갈취하려 할 정도로 일반적인 영웅상과는 거리가 먼 인물인 셈이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핵심적인 이야기 전개와 드라마는 이러한 맥스가 변화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퓨리오사 일행과 동행하게 된 맥스는 트럭안 인물들과 어우러지며 그들의 감정에 동화되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영웅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러한 맥스를 변화시키게 된 핵심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샤롤린즈 테론이 연기한 퓨리오사 사령관이다. 한쪽 팔을 잃었지만, 기계팔에 의지한 채 거대한 트럭을 몰며 사령관의 지위에까지 오른 그녀는 결코 독재의 주체가 되지 않으려 한다. 나약하지만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여전사 이기도 한 그녀는 임모탄에게는 학대에 가깝게 착취당한 다섯 아내를 탈출시켜 인류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는 장소로 인도하려 할 정도로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려 하는 이상주의자 이기도 하다. 처음 서로를 경계하던 맥스와 퓨리오사는 우연한 동행 끝에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게되고, 서로의 상처와 비슷한 면을 발견하며 교감을 나누게 된다.
 
퓨리오사를 통해 알게 된 임모탈의 다섯 아내와 우연히 일행에 합류한 워보이 눅스의 관계도 의미심장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임모탄의 자녀를 낳아야 하는 다섯아내들은 오랫동안 당하게 된 억압과 자유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다 지속하는 여정을 통해 인류의 희망을 발견하고 지키게 되는 주체들이 된다. 절망스러운 세상 속에 임모탄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과 믿음의 광기를 상징하는 워보이 눅스는 맥스와 함께 자연스럽게 여성들의 삶에 동화되며 인생에서 처음 맛본 애틋한 감정에 진정한 행복을 발견하고 진정한 희생의 의미가 언제 필요한지를 일깨우게 되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정서를 대변하게 된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강렬한 액션의 향연 속에 투박한 감성을 치밀하게 배치했다. 이를 통해 완성된 이야기는 광기 어린 위압감과 절망적 묵시록 세계의 초상을 담은 드라마다.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절망적인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무심한 듯 본능적으로 정의를 실천하려는 맥스같은 외톨이격 영웅을 통해 한 줄기 희망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쩌면 이 영화는 대중에게 약간은 생소하고 익숙지 않은 작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70대의 나이를 무색게 하는 패기 넘친 연출력과 놀라운 영상미로 30년 만에 시리즈를 연결시킨 조지 밀러의 이 결과물에는 경이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시리즈의 귀환을 알린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새로운 출발을 알리며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5월 1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무비라이징 바로가기
www.hrising.com/movie/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