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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 리뷰: 우리를 잡아먹을 괴물의 실체 (★★★☆)

15.03.1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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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 2014]
감독: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출연: 알렉세이 세레브리아코프, 옐레나 랴도바, 블라디미르 브도비첸코프, 로만 마드야노프
 
줄거리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사랑스러운 아내(옐레나 랴도바),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아버지 콜랴(알렉세이 세레브리아코프). 부패한 시장이 호화 별장을 짓기 위해 그의 집을 빼앗으려 하면서 콜랴의 삶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콜랴는 유능한 변호사 친구(블라디미르 브도비첸코프)의 도움을 받아 이 상황을 이겨내려 하지만, 법을 뛰어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시장은 그를 더욱 궁지로 몰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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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은 성경에 나오는 괴수의 이름으로 포스터에 등장한 '거대한 뼈'(고래 뼈) 탓에 진짜 '괴수 영화'로 착각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것은 틀린 의미가 아니다. [리바이어던]은 괴수 영화가 맞다. 다만 그 괴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불확실한 존재이며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수 있는 무서운 존재다.
 
토마스 홉스의 저서 '리바이어던'의 상징성을 이어받은 영화의 제목은 통제받지 않는 국가 권력을 뜻한다. 영화 속 국가는 독재, 민주, 왕정 등 인류사의 모든 권력의 부패함을 의미하고 있어 작품 속 배경인 러시아에 국한되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리바이어던]은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소시민이 부패한 시장에게 맞서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주인공 콜랴는 사랑스러운 아내, 사춘기를 맞이한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아버지로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에서 집을 짓고 살고 있다. 하지만 이제 집은 곳 다른 이에게 뺏기게 될 처지다. 부패한 시장 바딤이 그의 땅을 사들여 호화 별장을 지으려 하자 콜랴는 이에 굴하지 않고 모스크바의 명성 있는 변호사 친구 디마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디마가 상대하게 되는 바딤은 지역의 법원, 치안, 행정, 종교 등 모든 권력을 장악한 인물로 그를 견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감독은 이러한 바딤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러시아 정세와 사회의 부패한 현실을 반영하려 한다. 술을 마신 채 콜랴와 같은 소시민을 협박하는 모습, 판사, 경찰을 부하처럼 다루는 모습, 마피아처럼 협박과 폭력을 일삼는 장면 속에 푸틴 대통령의 사진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장면은 적나라할 정도다. 부패한 바딤의 일상과 다르게 콜랴와 그의 주변인들의 삶은 그와 대비될 정도로 소박하다.
 
시종일관 일상적인 연기와 관조적인 화면구성으로 러시아의 부패한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하는데 집중한 [리바이어던]은 중반부부터 이야기의 초점을 다른 방향으로 전개한다. 바딤이 디마의 반격에 폐부를 찔리면서 콜랴와 그의 친구들은 승리의 축배를 들며 자신들이 이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콜랴를 집어삼키려 한 괴물은 정부와 권력이 아닌 개개인들 모두가 지니고 있었던 불신과 그로 인한 잔인한 운명이다.
 
자신보다 더럽고 부패한 바딤을 보며 스스로를 의롭다고 생각한 콜랴와 친구, 그리고 가족들은 그들 사이에 발생하는 불신적인 행동으로 각자 와해되고 상처 입게 된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괴물 '리바이어던'의 실체는 정부에 한정되지 않았다. 콜랴가 당하게 될 잔인한 고난은 부패함이 일상생활에까지 퍼진 현실을 상징하며, 그 운명 앞에 나약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비극의 드라마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상의 부패함은 바로 국가의 부패함으로 연결돼 거대한 리바이어던이 된 것이다.
 
거대 권력과 싸우게 되는 통쾌한 드라마와 부패의 잔인함이 불러오는 분노를 유발하는 영화를 예상했다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작품 일수 있다. 지극히 관조적이고 상징적인 장면들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으며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어둡다. [리바이어던]의 강한 울림은 이러한 암울함이 만들어낸 공허함에 있다. 공허함을 통해 전해지는 메시지는 희망 대신 우리에게 닥쳐올 비극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에 이러한 비극을 전달해 주는 이는 누구인지?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말이다.
 
[리바이어던]은 인간의 부패성에 대해 운명론적인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묘하게도 지금의 현실적인 문제를 냉철하게 담은 작품이란 것을 깨닫게 해준다. 권력의 부패와 인간관계의 불신이 지속할 수록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낸 거대 괴물에 의해 먹힐 것이다. 그때 우리는 성경 속에 나온 주인공 욥처럼 신을 향해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될지 모른다.
 
"왜 하필 저입니까?"
 
이런 질문을 던지기 전에 우리는 현실의 '리바이어던'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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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상=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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