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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경신은 했는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후폭풍

15.02.17 11:31

 
 
E.L 제임스의 동명의 베스트샐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에로틱 로맨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개봉과 동시에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우며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북미 기준으로 13일 개봉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단 3일 만에 북미에서만 약 8,167만불에 가까운 수익을 경신했고 전 세계 56개국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약 239,670,400$의 수익을 거두었다. 이는 [아바타]의 77,025,481불, [트와일라잇]의 69,637,740불을 뛰어넘는 놀라운 기록으로 사실상 목표치를 초과한 대흥행인 셈이다.
 
하지만 화려한 성공만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불어닥친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다. 작품에 대한 논란, 일부 부정적인 여론 그리고 곧 제작될 후속편과 관련해서는 불안감이 밀려오고 있다.
 

극과 극으로 갈린 평단과 관객의 반응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처음 평단을 통해 공개되었을 때, 해외 언론과 평단의 반응은 '극과 극' 상태였다.
 
"원작만큼 과도한 수위의 섹스신, 선전 정인 장면이 배제되 실망할 수 있다"(배니티 페어), "기대했던 외설이나 논란 대신 지루하고 진부하다"(시네마 블렌드), "허세스러우며 지루한 SM 멜로드라마, 고문에 가깝다" (USA 투데이), "모든 관객을 만족시키려다 흥미는 증발했고, 미지근한 영화가 되었다." (AP) 라는 부정적 반응과 "긴장감은 덜하지만 원작보다는 더 나은 작품"(헐리웃 리포터), "E.L 제임스의 원작을 감질맛 나게 잘 다루었다." (어반 시네파일), "아나스타샤를 연기한 다코타 존슨은 대단한 발견" (뉴욕 데일리 뉴스), "스타일리쉬하고 대부분의 관객들이 만족할 만한 영화" (더랩) 라는 긍정적인 반응들로 갈렸다.
 
언론 시사회 당시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의 비평가 초기 평점은 '토마토 신선도 62%'로 보통 수준의 반응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부정적인 반응들이 우세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흥행에는 원작 소설의 여파와 관객들의 초반 기대 심리 탓에 평단의 반응이 크게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갈린 평단의 반응과 조금씩 일치되고 있는 추세여서(IMDB 유저 평균 평점 10점 만점에 4.0) 초반의 박스오피스 기록은 '반짝 효과'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가와 감독의 충돌, 후속편은 다른 감독이 맡는다?
 
 
원작자와 연출자가 영화화 작업에서 다투게 되는 일들은 흔한 일 이지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이보다 심각한 편이었다.
 
원작자인 E.L 제임스와 연출자인 샘 테일러 존스 감독은 영화화 관련 각본 작업에서 많은 의견을 주고받다가 잦은 충돌을 빚었다. 제임스가 원작 속 성적인 장면의 생생한 묘사와 긴 분량을 요구했던 반면 샘 테일러 존스 감독은 영화화에 걸맞은 적당한 묘사와 예술적 표현을 주장해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에도 대사와 설정 같은 일부 사소한 문제를 놓고도 지속해서 충돌하자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중재에 나서게 되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향후 후속편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지만, 이같은 여파탓에 후속편의 감독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E.L 제임스의 원작에 대한 고집이 확고하고 연출에 개입하려 한 만큼 어떤 감독과 각본가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현재 공개된 영화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몰린 것 또한 이같은 충동 문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원작자와 연출자의 적절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또한 곧 제작될 후속편을 위해 유니버셜이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일부 잠재된 논란거리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가학적으로 볼 수 있는 BDSM(결박, 구속, 사도마조히즘)을 생생하게 묘사해 큰 논란이 된 바있다. 완성된 영화 또한 이같은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여서 비윤리적 부분에 민감한 관객들에게 부정적 여론을 심어줄 수 있다.
 
폭력피해 여성 지원 단체와 '反 포르노 영화 시민단체'는 학대행위를 성적인 '쾌락'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개봉 보이콧 운동을 벌이며, "영화표를 살 돈으로 폭력피해 여성을 지원하자" 라는 '50 Dollars not 50 Shades' 캠페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페이스북에서 현재까지 '13,095개'의 '좋아요'를 유도할 정도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보이콧 캠페인 페이스북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보이콧 캠페인 페이스북
 
부정적인 여론은 아니지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관련된 사건 또한 지속해서 발생되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의 한 대형 쇼핑몰은 영화와 연계된 BDSM 관련 상품(채찍, 수갑, 족쇄, 가면 등)을 모은 기획코너를 매장에 선보이다 아이들과 함께 쇼핑을 즐기려 한 고객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으며, 영화에 묘사된 성적인 행동을 따라 하다 발생한 사고가 급증하며 미국과 영국의 소방당국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또한 지나친 성 묘사와 여성의 신체 노출 장면 탓에 말레이시아, UAE, 인도네시아와 같은 일부 이슬람 국가들에서는 영화의 개봉이 금지된 상태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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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니버셜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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