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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리뷰: [국제시장]과 조금 다른 '부성애' 영화 (★★★☆)

15.01.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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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2015]
감독: 하정우
출연: 하정우, 하지원, 전혜진, 장광
 
줄거리
돈 없고, 대책 없고, 가진 것도 없지만 뒤끝만은 넘치는 남자 '허삼관'.(하정우) 마을 절세미녀 '허옥란'(하지원)에 한눈에 반하지만 이미 그녀에겐 '하소용'(민무제)이란 남자가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하지만 허삼관은 포기하지 않고 온갖 물량공세로 결혼승낙을 받아내
며, 세 아들 일락(남다름), 이락(노강민), 삼락(전현석)을 낳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아들 '일락'이 허삼관이 아닌 하소용을 닮았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지게 되고, 허삼관과 가족들은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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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은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급변하는 중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를 바탕으로 한 원작의 정서는 한국 버전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내린다. 그로 인해 한국 버전 [허삼관]은 전쟁이 남긴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따뜻한 정서가 담긴 정겨운 가족 영화로 재탄생 되었다.

배경은 원작 소설만큼 어두운 현실을 두고 있다. 시대적 상황은 6.25 전쟁이 남긴 잔상으로 모두가 가난한 시절이며, 돈을 얻기 위해서라면 병원서 '피'를 팔아야 하는 위험한 방법이 유행될 정도다. [허삼관]은 이러한 현실 속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는 데 집중하며, 그 중심에 러브스토리와 부성애와 같은 정겨운 이야기가 바탕이 된다.
 
우선, 허삼관은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성격을 지닌 캐릭터로 완성돼 눈길을 끈다.
 
순진한 마을 청년이지만 목표한 것을 위해서는 강한 의지력으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로 짝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순수한 웃음을 불러오게 한다. 하지만 간혹 융통성 없는 성격과 행동으로 주변인들을 황당하게 만드는 진상 인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주인공이 진행하는 이야기는 다양한 재미를 불러온다. 순수하면서도 고집 세고 융통성 없는 성격 탓에 연일 사건사고가 터지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여기에 시대적 배경과 문학을 원작으로 한 작품답게 의도적으로 형성된 문어 체적인 대사와 시대적 상황을 의식한 설정도 눈길을 끈다. 자극적 일수도 있는 욕설이 배제된 채 문어체적인 대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등장인물들의 연기는 순수함을 더해주며, 한편의 문학 도서를 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물론, 이러한 설정이 현시대의 관객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거나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어 약간의 호불호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데릴사위제, 혈육과 같은 그 당시의 가족 문화가 기본 정서로 깔리는 에피소드는 신선한 느낌을 전해주며 재미와 감동을 불러온다. [허삼관]의 메시지는 '피'보다 진한 끈끈한 가족 간의 유대감이다. 허삼관과 허옥란은 가정을 형성하고 행복감을 맞지만 이후 지속되는 위기를 맞는다. 키운 정보다 '혈육'을 중시하는 가족 문화에 모두가 '보릿고개'인 가난한 상황에 가정은 흔들리지만, 그때마다 허삼관의 '피'는 이 위기를 타파하는 해결책이 된다. 영화에 전체적으로 등장하는 '피'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고 혈육보다 진한 정을 강조하는 아버지의 사랑이자 희생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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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재 개봉 중인 [국제시장]의 정서와 조금 다른 '부성애'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비슷한 시대를 바탕으로 두고 있지만 [국제시장]이 과거 시대적 상황, 그 당시의 복고적 정서와 대상을 강조하며 부모 세대의 희생을 이야기했다면 [허삼관]은 시대보다는 '피'라는 상징적 소재와 같은 감성적인 대상을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부성애'와 '가족애'의 진한 감성을 불러온다.
 
고전 영화에 등장할 법한 줌인,줌아웃을 반복하는 카메라 워킹과 흥미로운 편집 방식을 비롯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냉철함으로 따뜻한 휴머니즘을 완성한 감독 하정우의 연출력이 돋보였다. 다양한 성격을 지닌 허삼관을 자신만의 독보적 개성으로 소화한 연기도 흥미로웠으며, 세 아이의 엄마이자 허삼관이 철없는 행동을 할 때 마다 집안의 기둥을 대신하는 허옥란을 매력 있게 그린 하지원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사건의 중심에 놓인 큰 아들 '일락'역의 남다름 군이 훌륭한 연기를 선보여 이야기의 전개를 어색하지 않게 해주었다. 그 외에 초호화 배역이라 해도 무방한 조연, 특별출연진들의 연기도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허삼관]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따스한 정서를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정서를 지켜내기 위해 후반부에 들어서 감성적인 부분을 강조한 나머지 이야기 전개 방식이 처지는 부분은 큰 아쉬움을 준다. 감독 하정우의 패기가 끝까지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원작의 정서를 너무나 사랑했던 그였기에 지금의 완성도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국제시장]과 조금 다른 '과거 소재의 가족 영화'라는 점에서 [허삼관]을 감상한다면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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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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