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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셰프] 리뷰: 맛있는 힐링영화 (★★★☆)

15.01.0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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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셰프, 2014]
감독: 존 파브르
출연: 존 파브르, 엠제이 안소니, 소피아 베르가라, 스칼렛 요한슨
 
줄거리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 칼 캐스퍼(존 파브르)는 레스토랑 오너에게 메뉴 결정권을 뺏긴 후 유명음식평론가의 혹평을 받자 홧김에 트위터로 욕설을 보낸다. 이들의 썰전은 온라인 핫이슈로 등극하고 칼은 레스토랑을 그만두기에 이른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는 쿠바 샌드위치 푸드트럭
에 도전, 그 동안 소원했던 아들과 미국 전역을 일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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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제목은 [셰프]. 주인공의 직업을 뜻하는 단어이자 그가 선보일 음식의 향연이 러닝타임을 가득 채워 한편의 인상적인 '맛있는 영화'가 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가 만든 음식에 정성은 물론 깊은 사연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된다.
 
주인공 '셰프'인 칼 캐스퍼는 외형부터 내면까지 인간적이다. 통통한 체형, 꼽쓸머리, 다혈질, 고집스러운 성격을 지녔다. 여기에 사생활마저 온전치 않다. 직장상사와는 항상 다퉈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고, 결혼한 아내와는 별거 중이며, 아들에게는 최선을 다하지만 좋은 추억 하나 남겨주지 못한 2% 부족한 아빠다. 되는 게 하나 없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친근한 공감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이러한 인물이 불치병과 같은 자신의 다혈질 로 인해 큰 실수를 하게 되면서 안타까움의 정서는 배가된다. 이후, 영화는 인간적인 '셰프'의 재기와 '좋은 남편'이자 '아빠'로 변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행복한 힐링 영화를 추구한다.
 
[아메리칸 셰프]는 감동을 위한 과잉된 감정이입을 요구하거나 극적인 요소를 통한 긴박한 이야기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 농담 가득한 대사,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고, 히스패닉의 특유의 이국적인 문화 정서가 분위기를 주도하며 전체적으로 유쾌한 느낌을 유도한다. 여기에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 유튜브와 각종 모바일 기기를 통한 표현과 사건 전개 등 시대적인 요소들을 개성 있게 활용한 편집은 영화만의 흥겨움을 더한다.
 
이처럼 [아메리칸 셰프]는 '흥겨움'을 영화의 주된 요소로 두고 있다. 이러한 흥겨움은 '분위기'에서 뿐만 아니라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SNS와 유튜브에 문외한인 칼 캐스퍼가 이같은 과정들을 배워나가며 사사건건 사고를 치는 장면은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SNS, 온라인 문화의 양면성을 그린 동시에 비평 문화에 대한 풍자로 연결된다. 칼 캐스퍼와 동료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 비아냥거리는 듯한 문장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히고 대중들은 이러한 반응에 열광하며 칼과 같은 장인들을 괴롭힌다. 칼 캐스퍼는 단순 요리사가 아닌 집념강한 예술인이자 장인이었던 셈이다. 그가 문장 하나로 인해 상처 입고 분개하는 모습은 웃음보다는 서글픈 감정을 느끼게 하며, 비평 문화를 돌아보게 한다. 이같은 아픔을 극복하고 주인공이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재기하며 자신만의 음식 철학을 아들에게 전하는 과정은 깊은 인상과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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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자칫 진지해 질 수 있는 이러한 분위기에 빠지려 하지 않는다. 푸드 트럭 투어 장면을 로드 무비 형식으로 바꾸는데 충실하며 새로운 재미를 완성하려 한다. 각 지역의 특별한 문화와 요리를 체험하고 이를 통해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추억을 새기는 과정은 가족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를 가져다주며, 음식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기쁨을 주며 행복을 찾게 되는 이야기는 훈훈함과 즐거움을 더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의 생생한 묘사는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존 파브르의 셰프 연기는 진짜 셰프를 보는 착각을 줄 정도로 능숙하며 특유의 인간성이 더해지면서 정감있는 캐릭터로 표현되며 영화의 분위기를 흥겹게 주도한다. 스칼렛 요한슨, 더스틴 호프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개성 넘치는 특별 출연도 인상적이다. 이들의 역할이 영화의 이야기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여서 짧지만 큰 인상을 남긴다. 
 
큰 기복 없이 유쾌함만 추구하는 이야기 전개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며, 특이한 문화적 정서를 강조하는 영상과 화면은 이질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소박함 속에 담긴 '다양한 재미'가 담긴 영화라는 점에서 [아메리칸 셰프]는 아무도 몰랐던 숨겨진 맛집을 찾은 것 같은 소소한 행복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줄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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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영화사 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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