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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 리뷰: '간지' 영화 인가? '병맛' 인가?

14.11.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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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 2014]
감독:오기환
출연:주원,설리,안재현,박세영,김성오
 
줄거리
하고 싶은 일도, 되고 싶은 꿈도 없는 빵셔틀 ‘우기명’(주원). 서울로 전학온 후 야심차게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 하지만 그의 미약한 존재를 알아주는 이는 미모를 버린 전교 1등 ‘은진’(설리)뿐, 핫하다고 해서 사입은 패딩은 짝퉁일 뿐이다. 하지만, 좌절한 기명 앞에 한 줄기의 빛이 비추
니 우연히 전설의 패션왕 ‘남정’(김성오)을 접신, 기명은 비로소 간지에 눈 뜨게 된다. 기안고 여신 ‘혜진’(박세영)을 비롯 모두에게 주목받게 되는 기명.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한 기안고 황태자 ‘원호’(안재현)는 우습게 생각했던 기명이 존재감을 넓혀가자 점점 그가 거슬린다. 오직 한 사람에게만 허락된 절대간지의 패션왕! 역대급 인생반전을 꿈꾸는 우기명과 날 때부터 타고난 황태자 원호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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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기에 [패션왕]은 원작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하지만 원작 만화 특유의 과장된 행동과 대사를 실사화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영화는 원작의 정서를 어느 정도 살리는 선에서 독창적인 이야기를 완성했다.
 
이야기는 집단 따돌림을 당한 평범한 소년이 패션을 통해 '스타'가 되는 과정을 기반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멘토 역할을 해주는 감초 캐릭터 '정남'(김성오)을 등장시켜 유머와 긴박감을 높여주며, '패션왕' 이라는 가상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리얼리티 쇼 특유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하지만 [패션왕]이 가장 우선으로 추구하려는 흥미요소는 원작의 주 독자인 10대, 20대 초반 관객의 기준에 맞춘 대사와 유머다.
 
원작 '패션왕'이 인터넷 은어 '병맛'(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 - 출처:위키백과) 이라는 단어를 절로 연상시켰듯이 영화 또한 그러한 분위기를 이어가려 한다. 영화 [패션왕]은 시종일관 십대들 만의 은어, 만화적인 과장 미에 기반을 두며 특유의 유머를 완성하려 한다.
 
등장인물들이 다니는 학교생활은 패션쇼에 가까우며, 그들이 입는 옷에 따라 무협에서나 볼법한 기 싸움과 대련 형식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패션왕]의 유머는 보는 이에 따라 극명한 시각차를 준다. 여기에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서 사용되는 은어가 대사로 사용되면서 이에 대한 차이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원작의 정서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인터넷 문화를 형성하는 저연령대 관객들은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그 위의 연령대를 지닌 관객들에게는 유치함과 오글거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한 기반을 형태로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도 조금은 당황스럽게 느껴진다.
 
주원, 설리, 신주환의 연기가 원작 캐릭터의 외형, 성격, 특징에 너무 맞춘 나머지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다는 기분이 느껴질 정도다. 원작에 특성에 맞춘다 한들 그 배우의 개성에 더 맞춰 조정했다면 어색함은 덜 했을 것이다. 그나마 김성오의 패션 멘토 연기가 나름 돋보이며 영화의 활기를 불어넣어 주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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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패션왕]이 추구하려는 '병맛'은 조금만 더 다듬었다면 괜찮았었다. 김성오가 연기한 '남정'이 '우기명'을 패션의 세계로 인도하는 과정을 조금 더 길게 끌며 패션, 간지 철학의 매력을 살려 줬다면 [패션왕]은 '패션'의 세계를 독특한 유머로 해석한 재미있는 영화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초반 독특한 편집 방식과 특수 효과를 통해 남다른 개성을 추구할 것 같았던 영화는 기명이 혜진에게 관심을 보이고 원호의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에서부터 흥미를 잃기 시작한다. 난데없는 재벌 家 출생의 비밀, 권력을 이용한 복수, 식상한 남자 주인공들의 대립과 같은 뻔한 이야기 전개는 [패션왕]을 그저 그런 진부한 영화로 만들어 버렸다. 이야기의 기본이 되어야 할 내러티브의 부실함과 익숙한 장면들의 연이은 등장으로 [패션왕]은 독보적인 흥미마저 잃어버린다.
 
철저한 기획력을 기반으로 독특함 속에 신선한 재미를 전하는데 우선을 했다면 '간지' 나는 영화가 될 수 있었지만, 결과는 '병맛'에 조금 가까웠던 것 같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에서 말이다)
 
전자에 언급한 문제점들을 어느 정도 감수하며 감상한다면 조금은 볼만한 영화로 다가올 것이다. [패션왕]은 11월 6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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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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