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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그 후...] 슈퍼히어로 들의 최후

12.05.22 20:41






[어벤져스 그 후...] 슈퍼히어로 들의 최후
 
어벤져스 흥행 후 다시 한번 슈퍼 히어로 원작 만화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오늘 이 시간에는 화제의 슈퍼히어로 만화를 현재 영화로 보았던 히어로 영화들을 연결지어
재밌게 보는 방법을 제시해 볼까 한다. 바로 슈퍼 히어로 그들의 최후와 관련된 이야기다.

1. 어벤져스 그 후 이야기...[시빌워]
 
지구 상의 모든 악당을 거의 섬멸한 [어벤져스] 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그것은 최강의 적이 아닌 바로 내부의 자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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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빌워]는 슈퍼 히어로 만화 역사상 발칙한 발상에 시작한다. 정의를 지켜야 할 그들을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면?
이 물음에 대해 그들의 답변은 두 개로 나누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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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순 없다. 그들은 순수 정의를 위해서 자유의지로 싸우는 것이지 정부의
소유물이 되어 그들이 시킨 대로 움직일 수 없다."
                                                             -스티브 로저스 (캡틴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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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한다. 슈퍼 히어로들의 책임감과 파워가 막중한 만큼 우리의 힘을
조절해줄 기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의 존재에 대한 명분이 생기게 된다." 
                                                          -토니 스타크(아이언맨)
 
 
사건은 한 슈퍼히어로 집단의 실수로 수백 명의 학교 학생들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한다. 미 정부는 '슈퍼히어로 등록법' 이란 미명하에 그들을 관리하기에 이른다. 영화에서 '닉 퓨리'의 오른팔로 출연했던 '마리아 힐'이 '쉴드'의 국장이 되면서 권력을 남용하며 슈퍼히어로들을 통제하려 들자 '캡틴 아메리카'는 이에 저항하면서 자신과 뜻을 함께한 슈퍼히어로들과 따로 '어벤저스'를 꾸린다. 이에 '아이언 맨'을 주 측으로 스파이더 맨, 판타스틱4 그리고 토르(근데 진짜 토르가 아님)가 합류한 '뉴어벤저스'는 등록법 찬성을 목적으로 이들을 막으려 들지만, 상황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되고 슈퍼 히어로들간의 처절한 싸움이 시작된다.
 
'캡틴 아메리카'는 국가에 충성을 하는 군인의 이미지를 지녔지만, 그것은 자경단과 같은 자발적 행동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례다. 그래서 그는 정부에 의한 통제에 대해 반하면서 자발적으로 정의를 위해 움직이려는 정의로운 슈퍼 히어로들의 진정성을 강조하려 한다.
 
이에 비해 미국의 자본력과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이미 영화에서 보인 것처럼 그에겐 전쟁과도 같은 슈퍼 히어로 활동을 여유롭게 즐기며 살아온 그였기에 어쩌면 정부에 의해 공인된 활동이 향후 더많은 명성을 통해 권력을 지향하려는 자신에게 더 이로울 거라 생각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뜻을 같이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의 움직임은 이와 다르다. 기자회견을 열며 자신의 정체를 만인에게 공개를 통해 가족과 이웃들에게 당당하게 사는게 소원 이었던 그의 모습을 통해 합법이란 이름에 자신의 활동을 보장받고 싶어하는 이민-출국, 인종의 차별속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미국 사회의 단면을 상징하고 있다.
 
영화를 통해 둘의 대립을 봐왔듯이 서로 생각과 개성이 강한 이들이 이렇게 싸우게 된다면 무슨일이 벌어지게 될까? 그리고 당신은 누구의 편에 설것인가?
'시빌 워'는 적이 사라져 버린채 자신들의 이념과 생각에 의해 싸우게 된 그들의 모습은 흥미와 동시에 우리 인간 사회를 보는것 같아 씁쓸한 기분도 함께 한다. 결국 결론은 만화의 마지막 '캡틴 아메리카'의 대승적인 선택 처럼 이들의 싸움은 '뻘짓(?)' 이었다는 것이다. 멋있지만 너무나 양키 스럽다고 할까...
 
 
2. 다크나이트 그 후의 이야기...[킬링 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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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의 조커는 배트맨에 잡혀 건물에 매달린 상태에서도 세상을 향해 비웃는다. 최강의 적과 싸운 이후의 이 결말은 아무래도 아쉬워 보였다. 그 아쉬움은 속편을 예상하고 남긴 여운 이었겠지만 이 장면을 끝으로 더 이상 히스레저의 조커는 볼 수 없었다.  조커와 싸워 아무것도 얻지 못한채 자신의 사람들을 잃은 배트맨은 이후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그리고 조커 그의 진짜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왓치맨' '브이포 벤덴타'의 작가 앨런 무어의 단편 걸작 만화 '킬링 조크'는 아쉬웠던 다크 나이트 결말에 대한 답이다.
 
어느날 배트맨은 아캄 정신 병원을 스스로 찾아온다. 조커를 만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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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에게 고백한다. "너를 이해하고 돕고 싶다..." 고 이런저런 그를 설득하던 배트맨은 그만 자기와 대화를 하던 조커가 '가짜' 인 사실을 알게 되고, 진짜 조커는 정신병원을 빠져나와 무시무시한 음모를 계획한다.
 
병원을 나온 조커는 고든 서장의 딸에게 총격을 가하고 그를 납치해 괴롭히면서 과거를 회상한다. 인기없는 3류 코미디 배우에, 임신한 아내를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하고 빈털털이었던 가장. 그리고 아내의 죽음과 의도치 않게 범죄에 휘말려 끔찍한 외모를 얻게 되기까지... 그러한 비극은 자신에게 있어서 코미디다. 그래서 그 유머를 모두가 즐겨 다같이 미쳐버리게 만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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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보며 흥미있는 점은 배트맨이 조커를 대하려는 태도다. 무슨 연민의 정을 느껴 서인지 그는 조커를 도우려 하고 있고 마지막 최후의 대결때에도 그를 설득하려 한다. 그런 모습에 조커도 약간 마음이 흔들린 듯한 인상을 받는듯 한다. 부모를 잃은 충격과 혼자 어둡게 은둔하는 듯한 자본가 '브루스 웨인, 그는 무조건 적인 악을 심판 하는것에 회의감을 느꼇던 것이었을까? 그러나 어쩌면 선이 존재하는 것은 절대 악이 있었기에 가능한거 아니었을까? 어쩌면 조커의 존재는 사랑하는 사람과 동료를 잃고 운둔하며 살아가는 배트맨에게 존재의 이유일 것이며 친구이자 자아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른다.
 
이런 현실이 만화속 조커의 말대로 우스운 하나의 코미디 일 것이다. '킬링 조크'는 만화적인 동선과 그림체 같은 면에서 인정을 받음과 동시에 조커에 대한 내면을 통해 고든, 배트맨을 포함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란 점에서 인정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조커의 숨겨진 과거 이야기를 다크 나이트의 히스레저의 조커와 비교 본다면 꽤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연관 되면서도 전혀 다른 인간 조커와 배트맨의 이중적인 면을 즐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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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스레저가 조커 역할을 했을때, 참고했던 캐릭터가 '킬링조크'의 조커였다. 사진은 만화의 표지를 따라한것이다.> 
 

3. 슈퍼맨, 너무 강해 적이 없는 남자의 이야기 [슈퍼맨 레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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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인 슈퍼맨이 이제는 권력을 즐겨보고 싶어졌다. 아니...자신이 지구를 위한다고 행하는 정의가 독재 라고 생각하지를 못했다. 게다가 그는 적이 없는 무적이다. 슈퍼맨 레드선은 너무나 도발적인 소재로 시작한다. 만약, 슈퍼맨이 미국이 아닌 소련에 떨어져 그곳에서 자랐다면 스토리는 어떻게 될까? 슈퍼맨, 그는 너무나 미국적인 캐릭터 아닌가? 미국의 힘을 상징하며 세계 경찰의 수호적 이미지를 연상할 때 언제나 슈퍼맨 이란 비유적인 표현을 쓰며 미국을 대표한다.
 
그런 국가대표가 빨갱이(?)가 (자유진영에 있는 지금도 비꼬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되어 세계의 질서를 잡으려 한다. 전세계를 공산주의로 물들게 하기 위해서... 그야말로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은 슈퍼맨의 존재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진영과 인간의 희망이 등장하니 그 인물은 다름아닌 슈퍼맨의 최강의 적인 '렉스 루터'다.  렉스는 어느새 이 만화에서 인간을 대표한 최강의 두뇌가 되고, 약점이 없는 슈퍼맨을 무찌르기 위한 대담한 계획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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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고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만큼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꽤나 심각하고 또 어마어마 하다. 이념, 종교, 인간의 본성 그리고 이데올로기 등 작품 분석에 관한 모든 메시지의 함축물 이라 해도 좋다.
 
하지만 이러한 딱딱한 메시지를 떠나 이 작품의 흥미는 DC 코믹스의 대표적 캐릭터들의 비틀기 라는 점이 더욱 흥미롭다. 무적의 공산주의자 슈퍼맨은 이 작품에서도 정의를 원칙으로 두지만 공산주의자라는 점 은 이상하리 만큼 씁슬하게 느껴진다. (반공교육의 영향탓인것 같다)
 

그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원더우먼은 원작 특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슈퍼맨의 열혈 공산활동에 염증을 느끼다 비극을 맞이하는 비운의 주인공으로 전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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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독재에 대항하는 공산국가 내부의 저항자는 배트맨으로 그려지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부모를 잃었다는 점은 똑같지만 원작이 우울한 자본가 이미지 인데 비해 소련 배트맨은 레지스탕스 지하조직의 색깔이 강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그리고 복장 부터가 딱 소련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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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후반 자유진영의 마지막 전사로 등장해 슈퍼맨과 대항하는 주인공은 '그린랜턴' 이며 그는 전형적인 전쟁이 낳은 복수심에 불탄 캐릭터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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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슈퍼맨에 큰 타격을 주게 되는 캐릭터는 이러한 슈퍼 히어로가 아닌 원작의 그의 연인이 되었어야 할 '로이스 레인'아니 '로이스 루터' 즉, 렉스 루터의 부인이란 점이다. 무엇보다 렉스 루터가 슈퍼맨에 대항한다는 점은 마치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를 시기한 살리에리의 반격을 보는것 같아 인간적으로 보여져 재미가 있다.
 
때로는 너무 잘나고 강한 존재를 시기하면서 숨어있는 악랄함을 계획하는 인간이 가장 무서운 존재가 아닐까?
 

4. 슈퍼 히어로들의 종말...[왓치맨]
 
그렇다면 이제 이 슈퍼 히어로들이 은퇴를 하게 된다면?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져 화제가 된 '왓치맨'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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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맨'의 발상은 누가 슈퍼히어로들을 감시 할 것인가?' 에서 시작된다. '슈퍼맨 레드선'이 공산주의의 독재라는 가상을 전제로 한다면 이 작품은 '닉슨 체제'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냉전 시대의 극단을 중점에 두고 있다. 미국과 소련의 핵 전쟁은 극에 치닫게 되는 상황을 그린다. 이러한 멸망의 순간 우리의 슈퍼히어로들은 특별법에 의해 모두 해산한 상태다. 나이들어서 은퇴한 히어로도 있는 반면,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로 물러난 이들도 있다. 이들의 은퇴후 삶은 그리 녹록치 못하다. 일부는 정신병에 걸리거나 자살, 심한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
그렇게 잊혀져 가는 그들에게 죽음의 위협이 도사리게 되는데...
 
시대적 설정을 통한 가상 역사극에 사회 부적응자로 전략한 슈퍼 히어로들의 현재를 암울하게 그리고 있다. 명목상 정의를 위해 싸우지만 어쩔수 없이 정부의 도구가 되어 냉전의 축에 선 그들의 하나하나의 심리를 통해 냉전 시대를 정의하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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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심리 묘사와 뇌색적인 색체의 그림은 너무나 강렬하지만, 이 복잡한 메시지를 이해 하는데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슈퍼 히어로들의 은퇴후의 삶을 보는 시각에서 만화를 본다면 이 작품에는 모든 슈퍼 히어로들의 끝을 보는 듯한 인상이강해, 의외의 흥미를 준다. 

거대 자본을 상징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어둠속에 은둔하는 배트맨(나이트 아울, 오지멘다이스), 인간이 아닌 괴물로 인식되어져 버린 슈퍼맨(닥터 맨하튼) 과 아름다웠지만부모의 불행했던 과거의 상처와 연인관계에 갈등하고 있는 원더우먼(실크 스펙터) 그리고 버림받은 상처로 정신병적 증세속에 빠져 있는 슈퍼 히어로(로어 세크) 까지...작품속에 새롭게 창조된 히어로들은 우리가 알던 슈퍼 히어로들의 슬픔의 뒷모습을 상징한다. 극중 캐릭터중 가장 포악했던 '코미디언' 이 울면서 자신의 적에게 "그나마 너가 나의 친구였어" 라고 말하는 장면이 그 모든것을 말해준다.
 
왜 그들은 평범한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들을 창조한 우리가 애초의 그들의 평범한 삶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거 아닐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삶이 평범 또는 평화로울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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