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의 적이자 남성들의 기피대상 1호 된장녀! 위 사진처럼 별다방에 드나드는 여자들을 모두 된장녀라고 할 순 없지만, 사채빚을 끌어 쓸지언정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고 다녀야 하고, 밥은 굶어도 5000원 짜리 브랜드 커피는 기본적으로 꼭 마셔줘야 하고, 남자 알기를 '명품 자판기' 혹은 '현금 인출기' 쯤으로 아는 개념탑재 요망 여자들을 두고 우리는 흔히 '된장녀'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된장녀들의 유형을 살펴보려고 하는데요~과연 영화 역사상 역대 최고 된장녀의 영예를 안게될 '그녀'는 누구일까요? 지금부터 바로 개봉박두 합니다!
헐리웃의 대표 된장녀, 된장녀의 전형으로 불리는 이 분! 바로 영화 '금발이 너무해'속의 리즈 위더스푼 이죠. 그런데 미국 된장녀는 원래 저렇게 핑크를 좋아 하는 건가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온 방안을 핑크로 도배한 핑크된장녀 리즈 위더스푼, 이것이 바로 미국 된장녀의 위엄인듯 싶습니다. 그녀의 애완견도 주인을 잘 만나서 아주 호강에 겨워 하네요. 주인과 커플로 명품의상까지 맞춰 입고, 사람으로 치면 페라리급의 이동수단인 명품백을 타고(?) 다닙니다. 된장녀를 주인으로 모시는 저 개의 팔자야말로 정말 상팔자군요.
그리고 된장녀의 필수품! 바로 조건좋고 능력있는 폼따구 나는 남친 아니겠어요? 명문 하버드대에 다니고 있으며 장차 상원의원이 될 애인을 두고 있는 그녀는 역시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된장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끼리끼리 만난다고 했던가요? 남친도 그녀못지 않은 된장남이었던가 봐요. 알고보니 믿었던 남친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가 조건좋은 하버드 여대생과 홀랑 약혼을 해버렸던 거죠. 어딜가도 꿀릴것 없었던 우리의 미국 된장녀 체면에 스크래치를 내버리다니요.
결국 배신한 전 남친에게 복수하기 위해 보란듯이 하버드대 로스쿨에 다니게 된 그녀! 그런데 그녀의 옷차림이 참 그녀 스럽네요...네, 암요. 아무리 그래도 역시 타고난 된장녀 기질을 멍멍이에게나 줄순 없는 거겠죠? 하지만 이 영화의 마지막 반전은? 배신한 남자를 쫓아 하버드까지 쫓아왔던 핑크 된장녀가 결국 자신의 힘으로 홀로서기를 하고 당당하게 로스쿨을 졸업 한다는거~ 된장녀 기질이 다분했던 기대주였는데 결말이 된장녀 스럽지 않아서 1위에는 미치지 못했네요. 그래도 나름 사랑스러웠던 미국의 핑크 된장녀 였죠?
다음은 한국을 대표하는 구수한(?) 된장녀들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젊고 예쁜 20대 여자 4명이 등장하는 포스터와 '꿈은 명품관, 현실은 아울렛'이라는 카피만을 보더라도 벌써 된장녀 스멜이 팍팍 풍겨오지 않나요? 이 영화에서는 달콤살벌한 된장녀들이 무려 4명이나 등장을 합니다~ 수적으로 보면 미국된장녀였던 리즈 위더스푼 보다는 좀 우세해 보이긴 하죠? 특히 이 4명의 여인네들 중에서도 강한 된장녀의 포스를 풍겨 주시는 분이 바로 윤은혜가 맡은 '유민'이라는 캐릭터 입니다.
극중 윤은혜는 집에 돈도 왠만큼 있고, 외모도 따라주고, 머리도 어느 정도 되는...한마디로 어디에 가도 꿀리지 않을 스펙을 가지고 있는 여자죠. 조건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된장녀 기질이 슬슬 발동하기 시작한 그녀! 대학시절 사귄 남친이 그녀의 눈에 꼬질꼬질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역시 콧대높은 된장녀를 차지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죠. 결국은 이렇게 어디 데리고 다녀도 챙피하지 않을만한 차도남을 확- 낚아 채버린 윤은혜! 취업도 어렵고, 먹고 살길도 왠지 막막하기만 한 윤은혜는 결국 임신이나 해서 이 남자의 발목을 잡아야 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남자들이 제일 무서워 하는 된장녀의 전형이죠?
나름대로 한국 20대 된장녀의 면모를 잘 보여준 윤은혜~ 그래도 된장녀 최고봉이 되기엔 어딘가 좀 모자란 구석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 자체가 대한민국 20대 여자들이라면 흔히 고민하고 겪어봤을 법한 그런 이야기들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갔기 때문에 제가 기대한 된장녀로서의 임팩트는 사실상 미미한 편이라고도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제가 뽑은 영화속 된장녀 1위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된장녀의 원조격이자 숨은 고수라고 할 수 있는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 입니다! 두 남녀의 달달한 로맨스로 큰 사랑을 받았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는데 갑자기 왠 된장녀 타령이냐구요? 흠...그렇다면 여러분은 연출자가 심어놓은 이데올로기의 함정에 풍덩~ 빠져 버리신 겁니다. 리처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의 러브스토리에 심취해 제가 말하고 싶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거죠.
자, 그럼 지금부터 도대체 왜 이 언니가 영화속 된장녀 캐릭터에서 1위를 먹을 수 밖에 없는 건지 차근차근 짚어 봅시다! 극중 줄리아 로버츠의 원래 직업은 뭐였죠? 그렇죠~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남자를 잡아서 몸을 팔고 돈을 버는 창녀였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도 역시 댓가성이 있는 '돈'을 매개로 시작 되었구요, 미중년에다가 젠틀하고 돈까지 알아서 척척 내미는 리처드 오빠의 모습에 줄리아 로버츠는 속으로 '올레'를 외치며 흔들리게 되죠. 그리고 리처드 기어는 호텔에 머무는 동안 함께 있어 달라며 줄리아 로버츠에게 거액의 돈을 들이 밉니다~ 몇날 며칠 뼈빠지게 일해도 벌기 힘든 돈이 주머니 속으로 굴러 들어오다니 이게 왠 횡재입니까?
신이 난 그녀는 친구한테 전화해서 자랑질을 하는가 하면 이렇게 명품거리를 돌며 신나게 이것 저것 질러대기 시작합니다. 정말 된장녀 다운 면모를 제대로 발산중인 이 언니! 여기에 맛을 들이시니 신분상승에 대한 욕망을 마구마구 키워나갈 수 밖에요. 된장녀의 기본옵션인 돈 많은 남자를 옆에 끼고 비싼 옷들로 한껏 꾸민 그녀! 기분이 좋았는지 카드와 현금을 협찬해 주신 오빠께 샤방한 미소 흘려 한번 흘려줍니다.
그런 그녀에게 완전히 넘어가신 중년의 오빠, 예쁜 언니에게는 저렇게 고가의 보석이 하나도 아깝지 않죠?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여자한테 통 관심없던 이 분을 꽉 잡아버린 이 언니! 역시 된장녀 기질이 다분하다고 할 수 밖에 없네요. 물론, 영화에서는 이 두 사람간의 육체적인 관계 보다는 사회적 통념과 신분을 뛰어넘은 아름다운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리처드 기어가 처음부터 바랬던 건 그녀의 '육체'였고 줄리아 로버츠 또한 그의 '물질'을 보고 그의 곁에 남게 된거였죠. 만약에 그녀에게 아름다운 '미모'가 없었고 그에게 '돈'이 없었더래도 저 둘의 관계가 성립될 수 있었을 까요? 만약 리처드 기어가 돈 없는 찌질이 였다면 줄리아 로버츠는 그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겠죠. 그리고 영화속 줄리아 로버츠의 대사중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내가 창녀가 된건 그 동안 형편없는 남자를 만나서다" 라고요... 이거야 말로 된장녀들이 가지고 있는 '무개념' 가치관의 대표격이 아닐까요. 거꾸로 말하면 남자 한 번 잘 잡아서 팔자 펴 보겠다는 심산...이거 이거 옳지 않습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여자라면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 생각을 하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결국 창녀였던 줄리아 로버츠의 '능력남 발목잡기' 프로젝트는 이렇게 '미션 클리어'가 되네요! 리처드 기어가 저렇게 비싼 리무진까지 대령해서 프러포즈를 하러 왔으니 말이에요. 역시, 승리자로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줄리아 로버츠! '나 된장녀에요' 티내지 않고도 된장녀의 정석을 한껏 선보여준 이 언니, 모든걸 달달한 로맨스로 포장해 버린 이 언니의 능력이 심히 존경 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속 된장녀의 甲으로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를 강력추천 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