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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반격의 서막] 리뷰: 위대한 유인원 왕 '시저'의 탄생

14.07.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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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반격의 서막,2014]
감독:맷 리브스
출연:앤디 서키스, 게리 올드만, 제이슨 클라크, 주디 그리어
 
줄거리
치명적인 바이러스 그 후 10년, 시저가 이끄는 진화한 유인원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고 평화롭게 살아간다. 한편,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은 극소수의 인간들은 멸종 위기와 가족을 잃은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서로의 존재를 잊고 있던 두 종족은 우연히 다시 마주치게 되고, 피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생존을 건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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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이 인간에 의해 길러진 시저의 독립을 그렸다면, [혹성탈출:반격의 서막](혹성탈출 2)은 유인원들의 리더가 된 시저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춘다. 1편이 우주 탐사선과 뉴욕을 등장시켜 1968년 원조 [혹성탈출]과의 연계성을 언급한 것과 달리 2편은 그러한 연계조차 보이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한다.
 
극소수의 인간들이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과 달리 집단을 이루며 나날이 번성하고 있는 유인원들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립시킨다. 서로의 존재를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유지된 평화는 인간과 유인원이 조우하게 되면서 달라진다. 두 인종의 조우는 과거 우수한 무기와 문물을 지닌 서양의 군대와 남미의 인디언의 충돌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미래의 상황은 다르다. 제 아무리 '총'이라는 우수한 무기를 지녔어도, 압도적인 숫자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룬 유인원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편의 억압적 이었던 관계는 서로가 비슷한 위치에 놓인 대등한 관계가 되었다.
 
이번 영화의 특징은 전편보다 조금씩 진화된 유인원들의 행동이다.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말을 타는 액션에서부터 어느 정도 인간의 말을 하게 되는 유인원들의 모습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재미와 흥미를 선사한다. 때문에 이번 영화에 유인원들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전편보다 더 커졌다. 전편이 바디랭귀지 같은 행동과 수화를 통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해야 하는 유인원들이었다면, [혹성탈출 2]의 진화된 유인원은 전보다 더 나은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의 전체적인 이야기 진행은 유인원들에 의해 완성된다.
 
이 부분에 있어 영화는 1편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의 이야기 적 요소를 빌려온다. 시저는 자신을 친구처럼 대했던 인간 주인 '윌'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간에 대한 정이 남아있다.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인간들의 요청에 시저가 남모르게 도움을 주려는 부분에는 그러한 배경과 정서가 깔렸다. 반면, 전편에서 잦은 학대와 고문으로 상처 입은 흉터를 간직한 유인원 코바는 인간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다.  인간을 증오하지만 그 때문에 인간을 배우고 공존하려 하는 시저의 이상과 다르게 코바는 인간과의 전쟁을 주장한다. 인간 VS 유인원의 대립이 영화의 배경이 될 것 같았던 이야기는 유인원 VS 유인원의 갈등까지 포함하는 긴장감을 유도하는 동시에 하나의 집단이 어떻게 분열되고 무너질수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시저를 통해 완성되는 드라마와 심리묘사 또한 매우 훌륭했다. 한 집단의 생존을 책임지는 리더에서 가정을 돌봐야 하는 가부장의 역할까지 맞게된 시저의 모습은 강인한 카리스마와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유인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반지의 제왕]의 '골룸', [킹콩]의 '콩'을 연기하며 모션캡처 연기의 진수를 선보였던 앤디 서키스는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연기 인생에 길이 남을 최고의 명연기를 선사했다. 시저의 눈빛과 표정에 이번 작품의 드라마적 공감대와 긴장감이 완성된다. 
 
볼거리에서도 [혹성탈출 2]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다. 유인원이 주가된 나머지 말을 타고 육탄으로 부딪히는 원조 [혹성탙출]과 팀 버튼의 리메이크 영화에 등장할법한 액션을 떠올리지만, 영화는 상상도 못했던 총기, 폭파 장면을 등장시켜 긴박한 스케일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인간의 무기와 화력을 사용하게 되는 유인원들의 액션은 다음으로 연결될 이후의 시리즈에 변수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유인원에 치우친 나머지 드레퓌스(게리 올드만)와 같은 사연이 있는 인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살리지 못해 유인원과 인간의 차이를 비롯한 전작에 보여주었던 깊은 주제의식을 보여주지 못한점이 아쉽다. 하지만 다행히도 [혹성탈출 2]는 유인원 캐릭터들의 대립과 설정을 통해서 그러한 부가적인 이야기들을 충분히 매꾸어 준다. 결국, 다음 시리즈에서도 인간보다 유인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음을 예고한 셈이다.
 
전작이 과학의 우월성과 인간 중심사회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지녔다면 [혹성탈출 2]는 공존과 평화에 대한 인문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문명과 문화의 차이로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위협이 되고 한 인종이 영원히 사라져야 하는 비극은 어쩔수 없는 것일까?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앞으로의 [혹성탈출] 시리즈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원조 시리즈가 인류의 멸망을 세세하게 다루며 시대상의 현실을 비극적인 풍자로 그린것과 다르게 새로운 [혹성탈출]은 이번 시리즈를 통해 인간 VS 유인원의 생존을 건 최후의 전쟁을 예고한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인간을 탐욕의 대상으로 그려 악역화 한것처럼 [혹성탈출]의 인간들도 사라져야 할지는 진정한 유인원의 지도자로 자리잡은 '시저'에게 달렸다.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은 [스타워즈:제국의 역습] [다크나이트]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과 같은 3부작 트릴로지 시리즈의 연결점 작품들이 명작으로 남은것 처럼 시리즈의 전환기를 예고하는 또 다른 명작이자 서막으로 기억될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기:★★★★
연출력:★★★☆
 
총점:★★★★
 
 

최재필 기자 movierising@hrising.com
 
(사진=20세기 폭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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