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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리뷰:남녀간의 사랑보다 더 애틋한 두 여자의 로맨스★★★★

16.01.2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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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2015]
감독:토드 헤인즈
출연: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카일 챈들러, 제이크 레이시

줄거리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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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은 [리플리]의 원작자로 알려진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소설 [소금의 값(The Price of Salt)]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95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에 금기시된 로맨스를 소
재로 했다는 점에서 꽤 파격적인 작품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연출을 맡은 토드 헤인즈 감독은 금기시된 사랑을 다뤘던 전작의 영향을 이번 작품에서도 똑같이 대입시키려 했다. 남편의 충격적인 외도를 알게 된 한 여자의 애절한 삶을 그려낸 [파 프롬 헤븐]과 록스타에 대한 추종적인 애정을 그린 [벨벳 골드마인]의 정서가 [캐롤]을 통해 고스란히 표현된다.

[캐롤]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그려낸 원작의 섬세한 내면 심리 묘사와 토드 헤인즈 특유의 냉철한 시선이 담긴 보기 드문 로맨스물이다. 

동성애적인 로맨스를 다루고 있지만, 분위기와 인물에 대한 시선은 따스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져 두 여성의 금기시된 사랑을 보다 애절하고 아름답게 표현된다. 동성애에 대해 약간의 부정적인 인식을 지닌 관객이라도 따스한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는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이는 근래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느끼기 힘든 요소였다.  

그것은 [캐롤]이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두 여자가 처한 상황을 적절하게 잘 부각하며 이들의 로맨스를 단순한 연애적 관점이 아닌 위로, 공감과 같은 힐링적인 메시지를 지닌 다양한 시점에서 다뤘기 때문이다.

배경이 되는 1950년대의 보수적인 시대상으로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억압은 존재하지 않지만, 남성 중심적인 가치관이 잔재된 시기다.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이지만 환경적 요인탓에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캐롤, 젊고 아름답지만 남자친구와 주변의 시선 탓에 선뜻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지 못한 테레즈는 우연한 만남으로 서로에 대해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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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남성들에 의해 자신이 원하고자 한 삶을 살지 못하는 두 여성은 서로를 위로하고 말동무가 되어주다 친구가 되고, 모든 것을 포기하며 함께한 여행을 통해 선을 넘어서는 사이가 된다. [캐롤]이 그
려낸 사랑은 다소 '파격'적이지만, 그 의미는 매우 순수하게 정의된다. 영화가 말하고 있는 사랑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고 헌신적인 것을 의미하며, 두 여성은 이성이 아닌 동성을 통해 그 순수한 가치를 발견했다. 

이를 표현해내는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연기는 표정에서부터 눈빛까지 너무 나게 진실하게 그려져 이들의 사랑을 그 어떤 남녀 간의 로맨스보다 애틋하게 완성한다. 

[캐롤]은 로맨스에만 부각되지 않은 또 다른 시점도 지니고 있다. 바로 두 사람의 위치와 관계에 집중해서 본다면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 영화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캐롤과 테레즈의 관계는 연인 사이를 넘어선 의미 있는 관계로도 해석된다. 영화의 제목이 [캐롤]로 정의 된 것은 젊은 테레즈의 시선에서 캐롤은 롤모델로 삼고 싶은 멋진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잦은 압박과 이혼녀라는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당당함과 자존심을 잃지 않는 캐롤의 자주적인 모습은 테레즈의 이상향으로 정의되었고, 그녀가 남자친구를 비롯한 주변의 남자들을 의식하지 않는 당당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의자에 앉은채 우아한 미소를 머금은 캐롤앞에 당당하게 선 테레즈의 모습은 그녀가 동경했던 대상에게 보내는 경의적 표현이자 용기 있는 사랑 고백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렇게 본다면 [캐롤]은 자신의 주관을 찾지 못한 젊은 여성의 성장기와 같은 작품임을 인식시켜 준다.  

따뜻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며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력을 이끌어낸 토드 헤인즈 감독의 훌륭한 연출력이 그 어느때 보다 빛났던 작품이었으며, 케이트 블란쳇 특유의 귀품있는 연기와 루니 마라의 여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룬 명작이었다. 

[캐롤]은 2월 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주)더쿱/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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