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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언제나 '희망'을 노래했던 LG 김광삼

16.09.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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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켜봐야 하지만, 걱정은 되네요.”

 “몸은 괜찮냐”는 기자의 말에 LG 김광삼이 건넨 답변이다. 뇌출혈 특성상 후유증이 걱정되는 상황에서 본인조차도 아직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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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삼의 부상 소식을 듣고 두 가지가 걱정됐다. 그의 몸 상태와 그가 느꼈을 시즌에 대한 아쉬움이다.

 “기회가 올 때까지 제가 할 일만 하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시즌 전부터 LG 김광삼의 각오는 남달랐다. 자비를 들여 후배 장진용과 함께 해외 전지훈련에 나섰다. 체재비를 줄이기 위해 리조트나 호텔 대신 한인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고, 음식은 직접 요리를 해 먹었다. 2016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이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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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는 올해 누구보다 2군에서 열심히 공을 던졌다. 성적도 좋았다. 

김광삼은 4월에 퓨처스(2군)리그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8이닝을 소화하며 3승을 거뒀다. 시즌 성적은 6승5패‧평균자책점 3.39. 2군에 있는 LG 투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그는 끝내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김광삼이 부상을 당한 지난달 28일 퓨처스리그 삼성전이 올 시즌 그의 마지막 등판이 됐다.

시즌 중에 자신의 콜업 문제가 불거지자 그는 말을 아꼈다. 
김광삼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어떻게 얘기를 해도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보다는 주위에서 많이 안타까워 해줘서 도리어 나는 무덤덤했다. 내가 확실히 뭔가 부족했고 어설펐기 때문에 아직은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행여 팀에 피해가 갈까 싶어 인터뷰조차 조심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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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2군에서 오지 않는 기회에 지칠까 무단히 애를 썼다.

 김광삼을 지켜본 LG 관계자는 “사실 저 정도 베테랑이 2군에서 결과를 내고도 부름을 받지 못하면 안주하거나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광삼이는 자신을 계속해서 다그치고 다스리더라. 광삼이 몸을 보면 알겠지만, 웬만한 20대 선수들보다 좋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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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삼은 프로 생활 내내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1999년 LG에 입단해 부상으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고, 또다시 본업을 타자에서 투수로 바꿨다. 팬들은 변화무쌍한 그에게 ‘트랜스포머’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2012시즌 후에는 두 번의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지난해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그는 매일을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으로 살아야 했다. 그에게 ‘인간승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이유다.

김광삼 “재활의 고통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나는 2006년에 팔꿈치 수술을 해봤기 때문에 재활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토미존 서저리를 하고 1년간 재활 잘 버텨왔는데, 2014년에 또다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에는 수술을 하느냐, 마느냐의 대한 선택보다는 그냥 ‘야구를 그만둬야겠구나’라는 생각만 들었다. 당시 적지 않은 나이에 팀에서 자치하는 비중이 큰 선수도 아니고, 계속해서 능력 좋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2~3년이라는 시간을 마냥 재활로만 보내고 있는 것도 너무 아까웠다. 다시 생각해봐도 힘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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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쳤다.

 8월 28일 퓨처스리그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타구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선수들은 ‘퍽 소리가 날 정도였다. 맞는 순간 큰 부상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곧바로 병원에 옮겨졌고,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판정을 받았다. 9월 1일 확대엔트리 합류에 기대를 걸었던 그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LG 관계자는 “부상을 당하고도 경기를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안 좋았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만한 게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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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삼이기에 다시 일어설 것이다. 그동안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얘기한 그였기 때문이다.

김광삼 “나는 야구 선수로 살면서 늘 힘든 시간들을 보내왔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누군가가 아니라 나 자신과 싸우느라 많이 지쳐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들이 결국 또 다른 방향으로 내게 도움이 됐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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