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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한화 김진영 '동생과 이룬 꿈, 꼭 성공하고 싶다'

16.08.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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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 무대에서의 새 출발을 위해 김진영(2017년 드래프트 한화 지명)은 이를 악물었다. 재기를 위해 3년간 그라운드 밖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다. 가끔씩 '잘 될까'라는 의구심이 김진영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곁에서 그의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진영에게 먼저 손을 내민 건 모교인 덕수고의 정윤진 감독이었다. 김진영의 미국 진출과 성공을 누구보다 바랐던 정 감독은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제자를 마음으로 품었다.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고, 재기를 향한 발걸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조력자 역할을 해줬다.

세 살 터울인 남동생 김진석(경희대)은 김진영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동생 김진석은 야구를 그만둔 후 형의 재기를 위해 온 힘을 쏟았다. 김진영은 이번 한화 지명에 대해 "동생과 함께 이룬 꿈"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뒤에서 묵묵히 아들을 응원했던 부모님도 김진영에게는 뛰어야 할 이유였다.

한화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게 될 김진영의 목표는 분명하다. 그는 "한화의 선택이 맞았다라는 확신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 함께했던 많은 이들에게 성공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야옹미인-김진영 편' 그 마지막은 한화 김진영의 '재기'와 '성공'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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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돌아온 후 꾸준히 몸 관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8월 공개 트라이아웃에서도 스카우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김진영 "3년 동안 쉬면서 참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미국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덕수고 정윤진 감독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다. '너는 덕수고 가족이니까 학교에 와서 함께 운동하자'고 하시더라. 너무 감사했다. 사실 신경 안 써주셔도 되는 부분인데, 감독님께서 여러 가지로 많이 도와주셨다. 정말 잊을 수 없다. 남동생(김진석)도 대학 진학 후 허리 부상 때문에 야구를 그만두게 됐는데, 이후 오직 나를 위해서 모든 시간을 투자해줬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과 희생으로 프로에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동생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 동생에게 미안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김진영 "동생이랑 나는 3살 터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진로를 결정할 때 동생도 고입 등 중요한 시기가 맞물렸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가 첫째여서 늘 가족의 관심이 나한테 쏠렸다. 동생이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내가 미국에서 돌아올 때라 또 뒷전이었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는 아버지까지 아프셨기에 장남이자 가장 역할까지 다했다. 그리고 이번에 내가 복귀하기 위해서 운동을 할 때 동생이 야구를 그만두고 와서 코치 역할을 해줬다. 선수는 공을 잡으면 욕심을 부리기 마련인데, 동생이 내 공을 받아주면서 그날의 컨디션과 구위에 따라 훈련 스케줄을 조정해줬다. 변화구 각이나 구위도 세밀하게 다 체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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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일까. 동생과 드래프트에 함께 참가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진영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과 함께 갔다. 그 전날 잠을 한숨도 못 자고 갔다. 드래프트 장에서 동생이 내 왼쪽에 앉아 있었는데, 한화에서 내 이름을 호명하는 순간 동생이 말없이 내 왼쪽 허벅지를 움켜쥐더라. 눈빛으로 '형, 됐다'라는 말을 하는 것 같더라. 그때 가슴이 뭉클했다. 동생과 함께 이룬 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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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수고 정윤진 감독에게도 남다른 마음이 들겠다.

김진영 "덕수고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배우는 게 생기더라. 아이들이 경기하는 것 보면서 '나도 마운드에서 저렇게 겁 없이 던졌을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감독님뿐 아니라 덕수고 코치님과 밥해주시던 실장님까지 감사해야 할 분들이 정말 많다. 잘 돼서 다 갚아야 하는 은혜다."



-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은 후 '애초 원하는 팀이었다'고 말하며 기뻐했는데.

김진영 "생각보다 높은 순번에 뽑아주셔서 깜짝 놀랐다. 아버지께서 충청도 분이시라 한화의 오랜 팬이다. 나도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한화라는 팀을 좋아했다. 지금에서야 말하는 것이지만, 덕수고 3학년 때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하기 전까지 한화 쪽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스카우트분이 학교까지 찾아오셔서 몸 상태도 확인하시고, 여러 가지로 신경을 많이 써줬다. 당시에는 미국 진출이 1번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생각은 없었지만, 지금이라도 한화의 유니폼을 입게 돼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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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명 후 '김성근 감독님께 배우고 싶다'는 말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김진영 "내 기사를 보는데, 댓글에 '팀에 들어가기 전부터 사회생활 잘한다'는 말이 있더라. 감독님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했던 말은 아니다. 내 진심이었다. 김성근 감독님의 팀 운영과 선수관리 부분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김성근 감독님이 갖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는 대단하다. 배울 부분은 있다. 훈련이 힘들다고도 하는데, 감독님 밑에서 내 한계를 시험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김성근 감독님 자체를 존경한다. 훗날 감독님과 함께 해봤다는 것이 내게는 자부심처럼 느껴질 것이다."



- 3년이라는 시간동안 개인 훈련만 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을 찾는 게 가장 큰 숙제일 것 같다.

김진영 "많은 분들이 경기 운영 면에서 약점이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 트라이아웃에서 단지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자를 상대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 장점은 타자를 상대하는 데 있어서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설사 그동안 경기를 뛰지 못해서 구위가 떨어졌다 하더라도 미국에서 배운 경험과 마운드 위에서의 공격적인 피칭과 운영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한화에서 정말 잘 던져서 한화의 선택이 맞았다라는 확신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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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기생인 92년생들이 각 팀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제 출발점에 섰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공존할 것 같은데.

김진영 "임정우와 임찬규(이상 LG), 이현호(두산) 등이 92년생들이 있다. 평소에도 동기들이 야구하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 선수들은 이미 팀에 비중이 있는 존재다. 반면에 나는 신인이 아닌가. 비교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미국에 있으면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야구를 했고, 그래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3년 동안 개인 운동만 했기 때문에 동료와 팀이라는 것이 그리웠다. 욕심과 부담감보다는 그저 팀에 도움이 되는 야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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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선수이고 싶나.

김진영 "아직까지 해외파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때문에 더욱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도 한화는 좋은 팀이지만, 나로 인해 플러스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나뿐 아니라 이번에 함께 지명받은 모든 선수들이 팀에서 자리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 드래프트장에서도 한화에 지명받은 애들에게 '우리는 다른 팀들보다 더 악착같이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잘 해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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