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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선배들의 외침 "경은아 돌아와라"

16.05.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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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이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화를 걸어 ‘야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의탈퇴 공시 요청 발표 하루 만에 자신의 뜻을 번복한 것이다. 복잡한 그의 심경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노경은의 임의탈퇴 공시 처리는 미뤄진 상황이다. 다시 한 번 노경은과 두산의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프로야구 선수들의 임의탈퇴 소동은 여러 번 있었다. 개인사든 구단과의 갈등이든 임의탈퇴 공시 후 아쉬움 속에 살아가는 것은 언제나 선수였다. 때문에 선배들은 지금의 노경은 사태를 더욱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 나선 양준혁 MBC SPORTS+ 해설위원과 김진욱 SKY SPORTS 해설위원, 안경현 SBS SPORTS 해설위원, 익명을 요구한 A코치까지 모두 입을 모아 “노경은이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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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위원은 현역 시절인 지난 1999년 해태로의 트레이드 거부 의사를 밝히며 잠적한 바 있다. 이후 구단에 임의탈퇴를 신청했지만, 당시 해태의 사령탑이었던 김응용 감독과의 대화 끝에 팀 잔류를 선택한 바 있다. 양 위원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현재로써는 노경은이 두산으로 돌아가는 것이 순리”라고 전했다.  

양준혁 위원   “구단과 선수 모두 미숙한 선택을 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경은이는 은퇴를 결정하는데 있어 조금 더 신중했어야 했고, 구단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선수와 소통을 해야 했다. 경은이는 그동안 두산 유니폼을 입고 공헌을 많이 한 선수가 아닌가. 중요한 것은 지금 (노)경은이는 다른 팀에서라도 야구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산으로 먼저 돌아가는 것이 순리다. 지금처럼 구단 유니폼을 벗고 나와서 시위하듯이 하면 명분이나 모든 게 본인에게는 불리하다. 지금 한창 야구를 해야 할 나이인데 임의탈퇴는 말도 안 되는 선택이다. 나도 과거에 해태로 트레이드된 후에 은퇴하겠다고 소란을 피운 적이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다 젊은 날의 패기더라. 당장은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지만, 모든 일에는 순리가 있더라. 이번 일은 구단에서 조금 더 선수를 보듬어 주고, 경은이도 일단 팀에 돌아와서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맞다. 이대로 끝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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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위원은 두산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있으면서 노경은의 전성기를 이끌어준 사람이다. 노경은은 “김진욱 감독님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며 그를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로 의지했다. 때문에 김진욱 위원은 이번 일에 대해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다. 그는 “(노)경은이는 야구를 하고 싶어 한다. 도와줘야 한다”고 귀띔했다. 

김진욱 위원  “상황이 가장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조금 덜 나쁜 쪽으로 갈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노)경은이는 야구를 하고 싶어 한다. 도와줘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돼버린 것에 대해 힘들어하고 있다. 결국엔 시간과 소통의 문제다. 경은이가 이렇게 결정을 한 것은 마음을 다스릴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진짜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얘기다 아니다. 경은이는 가진 재능이 워낙 좋은 선수다. 손목이 유연하고 힘이 좋다. 하드웨어도 훌륭하다. 특히 공 100개를 쉽게 던질 수 있는 것이 경은이의 가장 큰 장점이다. 구단과 잘 조율을 해서 다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경은이에게 야구를 그만둬서는 안 된다는 얘기는 해줬다. 본인도 거기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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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두산에서 노경은과 한솥밥을 먹었던 안경현 위원은 “진짜 원하는 게 임의탈퇴가 아닌 트레이드라면 다시 팀에 복귀하라”고 충고했다. 

안경현 위원  “야구선수가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것은 신중하고 천천히 생각해야 한다. 야구선수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야구 안 하는 것을 무기로 삼으면 안 된다. 야구선수는 어찌 됐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도 야구를 해야 한다. 안 그러면 100% 선수가 손해다. 노경은의 경우 시즌 준비도 많이 했고 나름 기대하는 바도 있지 않나. 그런 점에서 구단과 좀 더 시간을 갖고 얘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한 선수의 선수 생명이 걸린 문제임에도 구단과 선수 본인 모두 신중하지 못한 것 같다. 노경은이 진짜 원하는 것이 트레이트를 통해 야구를 계속하는 것이라면 일단 두산으로 돌아오는 것이 맞다. 구단과 선수 모두 한 발짝씩 물러나서 이견을 조율해나가야 한다.” 

안 위원은 노경은의 트레이드 요청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안경현 위원   “선수가 구단에 직접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것을 나쁘게만 볼 수 없다. 특히나 노경은의 경우 입단 때부터 줄곧 두산에서만 뛰었고, 최근 몇 년 동안 부진하면서 환경의 변화를 선택해볼 수 있는 문제다. 환경이 변하면 사람이 변할 수 있다.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그게 계기가 돼서 야구가 잘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트레이드 후 전성기를 맞이한 선수들도 많다. 마운드의 빈틈이 없는 두산에서 노경은 나름대로 기회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노경은의 트레이드 요청은 선수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생존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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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 임의탈퇴와 관련해 우여곡절을 겪었던 A코치는 “구단과 선수 모두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A코치  “임의탈퇴가 되면 그 기간 동안 야구를 하지 못한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후회가 된다. 마운드에 있을 때 노경은이지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아무것도 아니다. 32살이면 아직도 야구를 5~6년은 더 할 수 있는 나이다. 임의탈퇴 경험자로서 무조건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은 선택에 대해 올바르다, 올바르지 않다 판단할 수 없지만, 선수한테 1년 동안 쉬는 것은 크다. 좀 더 많은 사람과 상의를 해보고 이성적으로 풀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단도 선수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지금쯤 경은이도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을 것이다. 구단이나 선수 모두 자기가 원하는 것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데에서 문제가 일어난다. 조금만 양보하면 되는 문제다. 지금 경은이는 자신의 야구 인생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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