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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160km? "과거의 최대성은 잊으세요"

16.05.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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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최대성은 잊어주세요.”

그의 말에서 비장함이 묻어났다. 변화에 대한 의지였다. 최대성(kt)은 "언제까지 강속구 선수로만 살 수는 없다. 그동안 제구력 문제로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에 내 야구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대성은 지난해 6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긴 재활을 마치고 복귀에 나섰지만, 제구력 난조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강속구는 여전했지만, 안정적인 피칭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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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최대성의 제구력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대성은 롯데 시절 한때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져 화제가 됐다. 특히나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2012년에는 직구 제구를 잡아 불펜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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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2013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조금씩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kt 이적 후에도 최대성은 1군에서 8경기에 출장해 2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을 7개나 내주는 등 제구력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 조범현 kt 감독은 "대성이가 좋은 공을 가졌지만, 기복이 심하다. 좀 더 안정적으로 공을 던져야 (필승조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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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성은 고민했다. 그는 “나도 벌써 나이가 서른 두 살이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안정적인 투구를 위해 폼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제까지 갖고 있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위해 과감히 투구폼 변신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2군에서 차명석 kt 육성군 총괄코치의 지도아래 새로운 투구폼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차명석 코치는 “최대성이 하루하루 다른 투구폼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스스로 변화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겨내려고’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귀띔했다.  

우리는 변화를 선택할 때 큰 ‘용기’가 필요하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이냐.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할 것이냐‘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기 때문이다.   

최대성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투구폼을 완성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성공은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그는 늘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고, 성공에 대한 불안감 속에 살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적어도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행여 실패라는 결과를 얻더라도 ‘불만’보다 ‘불안’ 속에서 살았던 시간들이 최대성에게 더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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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최대성  “지난해 수술하자마자 트레이너와 재활에 매달렸다. 구단에서 전담 재활식으로 신경을 많이 써줘서 회복 속도가 빨랐다. 시범경기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컸다. 생각했던 것보다 스스로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재 몸 상태는 아주 좋다. 공을 못 던져서 문제다.”

- 지난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구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대성  “처음에는 2군 내려와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이전부터 정명원 코치님과 차명석 코치님이 투구폼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고, 나 또한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용기를 냈다. 특히나 두 분의 경우 야구로는 나보다 한참 선배고, 그만큼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노하우와 경험이 쌓인 분들이기 때문에 믿음이 갔다. 이전까지 나는 힘으로만 던지는 스타일이었는데, 우리나라 타자들이 직구를 워낙 잘 치기도 하고 제구력 부분에 대한 고민을 계속 갖고 있다. 그 점을 고쳐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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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구폼 수정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가. 

최대성  “과거의 최대성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는 단계다. 2군에서 차명석 코치님과 1:1로 붙어서 훈련을 하고 있다. 기존에 가진 강속구에 대한 이미지나 투구폼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 사실 최대성 하면 ‘강속구’의 이미지가 강하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잃어버리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도 드는데.  

최대성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남들보다 빠른공을 던졌기 때문에 지금 내가 프로에 있는 것이고 주목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은 제구력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공만 빠르고, 불안감을 주는 투수였기 때문에 늘 ‘유망주’라는 말이 따라다녔던 것 같다. 벌써 내 나이도 서른이 넘었다. 이제는 유망주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가장 큰 약점인 제구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 어떤 식으로 투구폼에 변화를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대성  “아직은 진행 단계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힘들다. 흠, 예를 들면 예전에 나는 위에서 찍어 누르는 느낌으로 힘을 많이 실어서 공을 던졌는데, 지금은 하체를 이용해 낮은 자세로 부드럽게 던지는 느낌을 머릿속에 그려나가고 있다. 요즘에 선동열 감독님의 현역 시절 투구영상을 많이 보고 있다. 하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훈련법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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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전의 의미는 좋지만,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떤가.   

최대성  “아직까지 바뀐 폼이 몸에 안 익어서 애를 먹고 있다. 한순간에 오랫동안 갖고 있던 폼을 바꾸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안 나던 새치가 나고 장염도 걸려서 고생을 하고 있다. 내 자신을 제어하고 컨트롤하는 일이 힘들다. 아직까지 공만 잡으면 빠르게 던지고 싶고 그게 익숙하니까 계속 몸에 힘이 들어간다. 이걸 버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정말 강속구는 던질 만큼 던져봤다. 더 좋아지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멈추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언제까지 야구를 할 지 모르지만 훗날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이 경험이 후배를 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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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와 달리 올해 팀 성적이 좋다. 조범현 감독은 최대성의 복귀가 팀 상승세에 시너지 효과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최대성  “롯데에서 kt로 팀을 옮기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뭔가 모르게 마음이 힘들었다. 이후 1년을 kt에서 지내면서 많은 것이 좋아졌다. 코칭스태프나 동료들과도 즐겁게 잘 지내고 있다. 요즘 TV로 우리 팀 경기를 보면서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뛰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과거에 야구 조금 한 것을 빌미로 어설픈 성적과 실력을 갖고 1군에 올라가고 싶지는 않다. 예전에 최대성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2군에서 경쟁해서 올라가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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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세 번째 수술을 했다. 부상에 대한 불안감도 최대성이 이겨내야 할 대상인 것 같은데. 

최대성  “선수라면 누구나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은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세 번째 수술을 할 때에는 왜 나만 이렇게 아픈가 싶어서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팔의 신체 구조상 약간의 문제가 있다. 사실 선수를 할 수 없는 구조이기도 한데, 결국 내가 얼마나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일어나지도 않은 부상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야구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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