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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김일경 코치의 제2의 야구인생

16.05.0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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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스카우팅 교육프로그램까지 이수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일경이 정착한 곳은 kt였다. 이곳에서 그는 퓨처스 작전 코치로서 자신이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김일경 코치의 ‘좋은 프런트와 좋은 지도자’에 대한 물음과 욕심은 진행형이다. 

비록 화려하진 않았지만, 김일경 코치는 현역시절 보이지 않은 곳에서 조차 제 몫을 다하던 선수였다. 그와 함께 했던 지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성실했으며, 심지어 공수교대를 할 때조차 그는 전력질주를 했다. 팬들은 이런 김일경을 ‘소리 없이 꾸준했던 선수’로 기억한다. 

제 2의 야구 인생을 살아가는 김일경 코치는 지금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지금 당장 큰 크림은 없다”면서 “조금씩 경험의 길을 넓혀가다 보면 결국은 원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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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후 자비를 들여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구단 프런트 공부를 했다. 특별히 프런트에 뜻을 둔 이유가 있나. 

김일경  “현장에 있어보니 프런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프런트 전문화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 현장과 프런트의 경계가 모호하기도 하다. 그런 부분들을 공부해 후배들과 선배들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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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해서 자비로 공부를 하러 떠나는 결정은 쉽지 않았을 텐데. 특히나 문화나 언어 면에서도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김일경  “처음 메이저리그 스쿨에 인터뷰를 하러 갔는데, 내 영어 실력 때문에 받아줄 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집에 돌아와 메일을 썼다. ‘내가 영어 실력은 부족해도 우리는 야구로 통하는 것이 있지 않나. 영어는 내가 통역을 써서라도 따라갈 테니 걱정 말라’고 했다. 다행히 이후에 좋은 답을 얻어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팅 교육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느낀 부분이 많다. 그곳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선수 조건과 스카우팅 리포트 작성법, 선수 스카우트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알려준다. 특히 선수를 나눠서 보는 방법을 배운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선수들 중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와 가진 것을 고치기 어려운 선수 등 굉장히 세분화하여 선수를 관리한다. 물론 메이저리그 방식이 모두 옳다고 할 수 없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오랜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던 사람들이다. 경험은 확실히 배울 것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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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가서 배웠던 것이 지금 코치 생활을 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나.

김일경  “나는 야구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볼 때 아무래도 의심을 먼저 하게 된다. ‘저 선수가 프로에 와서 통할 수 있나’ ‘만약 저 외국인선수가 한국에 가서 뛰면 통할 수 있나’ 등의 생각이 들더라. 그때 미국의 연륜이 있는 스카우트에게 이런 고민을 얘기했더니 선수 출신들은 아무래도 그 속에서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드는 의심이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선수를 의심하기보다 장점을 먼저 보라고 조언했다. 지금 kt 퓨처스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면서도 단점을 말하더라도 장점에 대해 먼저 얘기하고, 장점을 더 보기 위해 노력한다. 그거 하나는 제대로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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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kt 퓨처스 작전 코치로 팀에 합류했다. 현역시절 뛰어난 작전수행능력과 주력이 돋보였던 선수였기에 코치로서의 지도력도 기대가 되는데.

김일경  “베이스러닝을 잘하는 사람은 인지적인 루틴을 많이 가지고 있는 쪽이다. ‘내가 저 베이스를 가야지’라는 생각만 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 대신 ‘내가 저 베이스를 어떻게 가야지’ ‘얼마만큼 가야지’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설정한다면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실제로 다리가 느림 사람은 주루사가 잘 안 나온다. ‘한 베이스 더 가려고 욕심을 내는 다리 빠른 선수들이 도리어 급해지고 실수를 한다. 제일 좋은 건 빠르고 정확한 것이다. 빠른 건 솔직히 타고 나는 것이다. 결국 정확성이 후천적인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인데, 뛰는 각도를 줄이는 요령, 베이스를 활용하는 방법 등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요령들을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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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 코치로 어려운 부분이 있나. 

김일경  “나도 모르게 코치라는 이름으로 권위의식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집에 가서 스스로를 의심한다. ‘오늘 잘 가르쳤나’ ‘혹시나 권위의식을 내세우지 않았나’라는 반성을 한다. 특히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표현 방식이다. 선배로서 후배에게 얘기하는 것이랑 코치가 돼서 선수들에게 얘기하는 것은 또 다르더라. 코치는 선수와 소통이 되어야하고, 내 느낌을 잘 전달해야한다. 그 부분이 늘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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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경의 제 2의 야구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김일경  “아직은 큰 그림을 그려본 적은 없다. 훈련을 하거나 경기를 할 때마다 느낀 점들을 메모해두는데 상대팀 전력 외에 다시 살펴보지는 않는다. 새로 느낀 점들은 시즌 후에 한 번에 몰아서 볼 예정이다. 그럼 정확한 반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큰 그림도 작은 것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 아니겠나. 지금처럼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면 큰 그림도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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