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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돌아온 탕아' 고원준, 백조 될까

16.04.1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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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고원준(롯데)이 올 시즌 박세웅(롯데)과 함께 롯데 선발 마운드에 키플레이어로 손꼽히고 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미 1~3선발(린드블럼, 레일리, 송승준)을 정해놓은 상황에서 4, 5선발의 강력한 후보군으로 고원준과 박세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세 번의 시범경기 출장으로 컨디션 조율에 나서고 있는 고원준은 주변으로부터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이 그를 달라지게 했으며, 정말 그는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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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준은 지난 2009년에 고졸 신인으로 프로에 입문했다. 넥센을 거쳐 롯데에 둥지를 튼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마운드에서 베테랑 마냥 배짱 있는 모습과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한 폼으로 쉽게 공을 던져 ‘제2의 손민한’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당시 롯데의 사령탑이었던 양승호 감독은 고원준을 장기적으로 팀을 상징하는 마무리 투수감으로 봤다. 양 감독은 “경험이 부족하지만,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원준은 롯데에 온 첫해(2011년)에 9승(7패)을 거두며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가진 재능만 믿었던 탓일까. 입단 때만 하더라도 150km에 육박했던 속구가 이듬해 130km 후반대까지 떨어지며 위력이 약화됐다. 갑자기 떨어진 구속과 일명 손가락 장난을 일삼으면서 들쑥날쑥한 피칭을 했고 결국 그는 1, 2군을 오갔다. 손가락 장난은 흔히 베테랑들이 직구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할 즈음 변화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아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 스타일이다. 나이가 어린 선수임에도 발전 대신 퇴보를 선택한 듯 보였다. 1년 사이에 바뀌어 버린 그의 모습에는 예전 같은 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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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준  “당시에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팔꿈치가 아프다 보니 예전처럼 공을 강하게 던지지 못하고, 팔꿈치가 아플 것 같아서 계속 소극적으로 공을 던졌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직구가 느려졌고, 어쩔 수 없이 변화구의 구사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정신적으로도 나태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 군 복무를 하면서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했다. 아프기 전에 구속이 140km 후반 대까지 나왔는데, 다시 가능할 것 같다. 아프지 않다는 게 가장 좋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고원준은 2012년 12월에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켰다. 또 상무 입대 후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흡연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에게 ‘실력은 둘째 치고 정신력이 문제’라는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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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준  “정말 반성 많이 했다. 변명할 여지 없이 내가 다 잘못 한 일이다. 야구 외적으로 안 좋은 이미지가 강한데, 이제는 정말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실력으로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고원준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라운드 위에서 성실한 모습은 물론 밖에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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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준   “많은 사람들이 달라졌다고 얘기를 해서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기대에 맞게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군대에 있으면서 수술을 하고 나서는 혼자 재활을 하느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경기에 나가고 싶은데 못 나가고, 시간도 안 가는 것 같았다. 답답하긴 했어도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내가 생각했을 때 입대 전후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한 가지 있다면 이제는 야구를 정말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예전과는 다르게 절박함도 느껴진다.”





현재 고원준은 시범경기에서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직까지 본인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경기력은 아니지만, 경기 감각을 찾고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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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준   “상무에서 구종을 새로 추가하거나 기술적으로 크게 변화를 준 것은 없다. 다만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시즌 내내 80~90% 정도의 힘으로 투구를 할 생각이다.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컨트롤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올해는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 목표다. 내 역할만 잘하면 개인 성적은 따라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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