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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인터뷰] 라언의 다시 시작된 가수의 꿈

17.12.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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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라언(본명 김민선)’은 사실 그동안 가요계에서 그리 자주 들을 수 있던 이름은 아니다. 

실제 라언은 2013년 9월 싱글 ‘떠올릴 수 없어’로 데뷔한 이래 2015년 3월 ‘순간은..’, 2017년 11월 ‘사이’까지 3장의 오리지널 싱글과 다음 웹툰 ‘액션 아이돌’, 드라마 ‘피고인’, 리얼리티 예능 ‘크로스컨트리’의 OST 3곡이 디스코그라피의 전부로, 한참 활발하게 활동하는 가수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발표곡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디스코그라피만을 놓고 보았을 때의 얘기고, 음악계에 몸담고 있는 경력을 따지고 보면 라언은 업계에서 상당히 잔뼈가 굵은 뮤지션이다. 

가수로 데뷔하기 이전부터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온 라언은 각종 CF의 음악감독을 맡았고, 음악관련 콘텐츠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초에는 MBC every1을 통해 방송된 리얼리티 음악예능 ‘크로스컨트리’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다만, 그동안 라언의 본업은 엄밀히 말해 가수가 아닌 음악감독에 더 가까운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렇게 지내다보니 점점 가수에 대한 꿈을 포기하고 있었다. 

라언 스스로도 “그냥 노래를 포기하고 지냈었다. 무대에 선다는 걸 아예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제 못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가수라고 말하기가 그렇더라. 이상과 현실이라는 게 다르니까 혼자 스스로 그렇게 한 거 같다. 내가 강한 사람이 아니었던 거 같다”라고 가수에 대한 생각을 접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꿈은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리고 올해 초 ‘크로스컨트리’를 진행하면서 그 잊고 있던 꿈에 다시 불이 붙었다.   

라언은 “‘크로스컨트리’가 캘리포니아에서 버스킹을 하면서 곡을 만드는 내용이었는데, (출연진인)수란이나 예은, 김보형, 강한나 등을 보면서 되게 멋있었다. 나도 저기서 노래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너무 참여하고 싶었다. 갔다 와서 더 하고 싶었다. 가수들을 보면서 열정이 다시 살아난 셈이다. 자극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자극을 받고 열정에 다시 불도 붙었다곤하지만, 이것을 실행에 옮기는 건 또 다른 용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라언도 한동안 생각에 잠길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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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언은 “그때 몇 개월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때 그냥 가만히 있다가, 내가 기타 아는 코드가 많이 없는데 아는 코드 몇 개로 노래를 만들었다. 내가 나를 내려놓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깊이 있게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노래를 해야겠다’라고 느꼈다. 못 참겠더라”라고 막연한 꿈이 선명한 확신으로 바뀐 순간을 알렸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11월 17일 발매된 ‘사이’다. 라언은 ‘사이’에 대해 “슬픈 노래”라고 설명했다. 

라언은 “내가 사람을 되게 좋아하고 잘 믿는다. 밖에서 일을 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관계가 생기고, 정도 생기기도 하고 이 사람에게 기대도 하게 되고 기대를 하니까 실망을 하게 되고, 사람한테 상처 아닌 상처를 받았다. 그런데 이걸 어디에 풀 수가 없었다. 이번에 내가 노래를 쓰면서 사람들과 소통을 단절하고 내가 나에게 글을 썼다. 오늘 나의 감정 상태라든지, 그런 걸 썼는데, 사람들이 나를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으로 안다. 그런데 내가 우울을 감추고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타인들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보이려고 한 게 아닌가 싶더라. ‘사이’는 그런 여러 가지 생각을 담은 곡이다”라고 말했다. 

정리하자면 ‘사이’는 자신의 내면에 존재한 슬픔과 상처, 우울에 관한 노래인 셈이다. 그리고 이런 깊고 진한 감정을 잘 전달하기 위해 라언은 락킹한 사운드의 과거 곡들과 달리 미니멀한 편곡의 발라드 장르를 선택했다. 

라언은 “이전에는 락킹한 스타일의 친구들과 같이 작업해 그런 분위기였다. 이번에 '사이'는 내가 온전히 작곡, 작사를 했다”라며 “나는 노래도 말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감정 전달에 많이 신경을 쓴 거 같다. 막 내지르고 기교를 부린다기보다, 사람 목소리도 악기인데 악기와 악기가 만나서 내는 소리로 마음을 움직여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음악적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라언은 좀 더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았다. 

라언은 “나는 잔잔한 음악을 하고 싶다. 자기 전에 들을 때 깨지 않을 정도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려 한다. 그러면서 내용은 한번쯤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라며 “내가 사람을 좋아하는데, 관객과도 소통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없는 가수이고 싶다. 처음 보는 관객과도 같이 차 마시면서 대화하는 것처럼 같이 노래하고 토크하고 그런 가수가 되려한다. 내가 두려움이 좀 없는 사람이다. 편하게 옆집 여자사람친구 같은 느낌이다. 하하”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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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부정하고 미뤄뒀던 꿈을 다시 꺼내 현실로 만든 만큼 라언은 당연히 음악감독과 가수 양쪽 모두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라언은 “앞으론 가수로서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공연도 다니고 싶고 그렇다. 그렇다고 순위나 인기에 집착하려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성적에 대한 기대는 안했다. 단지 나는 이런 음악을 한다는 사람이라는 걸 알리는데 만족하려한다”며 “또 가수로도 활동을 할 거지만, 남들 안한 콘텐츠도 많이 만들려고 한다. 예능이 됐든, 영화음악이 됐든, 내가 굳이 앞에 나서지 않더라도 같이 음악 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려고 한다”라고 선언했다.

더불어 라언은 “이번 작업을 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뮤직비디오 감독님도 그렇고 편곡자도 무조건적으로 지지를 해줬다. 진짜 자기 일처럼 도와준 사람이 많아 정말 감사하고 고마움 작업이었다. 그런 도움과 기대에 맞춰 이제 내가 잘하려고 한다. 더 열심히 하겠다”라며 가수 라언이 다시 세상에 발을 내딛는데 든든한 배경이 되어 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과 그에 부응하는 각오를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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