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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설(SURL) “우린 다른 성향을 모아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결성한 팀”

19.11.0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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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씬의 매력이라면, 신선하고 재미있는 음악을 하는 밴드가 끊임없이 나온다는 점일 것이다.  

다만, 이런 밴드들이 세상에 주목을 받고 제대로 평가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제각각이라는 점은 함정이긴 하지만 말이다. - 그래서 ‘나만 알고 싶은 밴드’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 

이야기를 꺼내고 보니 인디밴드는 죄다 세상에 주목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뉘앙스로 말하긴 했지만, -물론 아이돌이나 대형기획사에서 내놓는 가수 등과 같이 마케팅에도 많은 투자를 하는 메이저 음악시장과 비교할 땐 훨씬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긴 하다- 반드시 그런 것은 또 아니다. 

대표적으로 혁오는 거의 데뷔와 동시에 큰 인기를 얻었고, 잔나비 역시 비교적 빠른 시간에 정상급 밴드의 반열에 올라섰다.

지금 소개할 설(SURL, 설호승-보컬·기타, 김도연-기타, 이한빈-베이스, 오명석-드럼) 역시 데뷔와 동시에 큰 반향을 불러온 경우다. 

1998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 모여 결성한 설(SURL)은 2018년 EBS 스페이스 공감 올해의 헬로루키 우수상, 신한카드 루키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2018년 12월 발매한 첫 번째 EP ‘Aren't You?’가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호평 받으면 단숨에 씬에서 가장 뜨거운 밴드로 떠올랐다. (※여담으로 방탄소년단의 RM이 설의 '눈'을 트위터에 추천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능성을 인정받아 설(SURL)은 2019년 1월 국내 밴드씬을 양분하고 있는 굴지의 기획사 해피로봇 레코드와 계약을 체결하고, 그해 4월 싱글 ‘Cilla’, 10월 두 번째 EP ‘I Know’를 연달아 발매했다.     

결과는 역시나 대호평. 다른 경력 없는 순수한 신인밴드가 정식 데뷔 1년도 되기 전에 이정도로 큰 인기를 얻는 경우는 정말 보기 드문 사례다. 

드문 사례임과 동시에 이는 쌍수를 들고 반길만한 상황이기도 하다. 젊고 재능 넘치는 뮤지션의 등장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 이하 설(SURL)과의 일문일답

Q. 밴드 결성은 언제 된 건가?

설호승 “고등학교 때 서로 얼굴은 다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같은 학교를 다녔다. 아현산업정보학교였다. 스쿨밴드는 아니다. 친구로 처음 만난 사이인데, 나중에 20살이 돼서 다시 만나게 됐다. 다 연주를 하는 건 알고 있었다”

오명석 “아현산업정보학교가 위탁교육이다. 따로 본교가 있고, 각각 실용음악과가 있었다. 서로 연주 스타일은 알고 있어서 졸업하고 생각이 나서 연락을 했다” 

설호승 “처음에 한빈이가 나에게 연락을 했다. 내 소셜미디어에 ‘너 요즘 뭐하냐’고 댓글을 달았다. 그러다가 음악 한다고 해서 둘이 곡 작업을 하다가 다른 멤버들도 차차 모이게 됐다” 

이한빈 “그때 당시 명석이가 학교에 연주하는 걸 도와주러갔는데, 그걸 보고 (우리밴드에서)드럼을 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제안을 하고 합류하게 됐다. 도연이도 호승이가 데모를 보내면서 같이하자고 해서 합류했다”

Q.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드러머는 대부분 몸이 좋은 것 같다. 따로 운동을 하는 건가?

오명석 “개인적으로 운동에 관심이 많아서 웨이트를 많이 한다” 

이한빈 “원래 몸짱이었다” 

Q. 그렇다면 멤버가 다 모여 정식으로 설(SURL)을 결성한건 언제쯤인가?

설호승 “작년(2018년) 초에 다 모였다. 원래 3명이서 트리오로 하다가 작년 초에 도연이가 합류했다. 그리고 작년 7월 22일 처음 공연을 했다” 

이한빈 “셋이 함께 한건 1년이 넘는다. 도연이도 반년 넘게 함께 했다. 내가 (설호승에게)연락을 처음한건 20살이 되자마자 였다. 준비한 건 1년 몇 개월이 되고, 준비를 하면서 다 모인 거다”

Q. 짧은 기간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설호승 “운도 좋았고, 주변의 조언도 많이 들었던 게 잘 맞았다. 연습량도 중요한 거 같고, 이세가지 같다. 매주 세 번, 네 번씩 1년간 계속 틀어박혀서 연습을 했다” 

이한빈 “그런 것도 있고 헬로루키나 신한카드 루키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도 도움이 됐다. 우리가 그런 데에도 관심이 많았다. 또 그것을 통해서 많은 분이 도와주면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Q. 설(SURL)의 어떤 점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나?

설호승 “다른 밴드도 좋지만 내 보컬 음색이 좋았다는 평이 많이 있고 악기 연주도 좋았고, 일단 어리니까” 

김도연 “우리 악기들 사운드가 우주로 가는 사운드는 아닌데, 개성이 없는 사운드도 아니다. 또 네 명의 스타일이 있는 거 같다. 다른 팀도 좋지만 우리도 노래가 좋다고 생각한다” 

Q. 곡과 가사를 쓰는 노하우가 있나?

설호승 “잼(jam)을 하면서 멜로디를 불러보기도 하고, 가사는 주위에서 경험했던 걸 토대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일을 가사로 다룬다. 노하우라기 보단 그렇다”.

이한빈 “노하우라기보다 오래된 장비를 써서 그때 당시 톤으로 메이킹을 한다든가 믹스할 때 그런 사운드 참고하거나 하는 부분은 있다”

오명석 “우리가 좋아하는 밴드가 옛날사람이 많다. 7, 80년대 스타일을 좋아한다”

Q. 예를 들면?

김도연 “레드제플린이나 비틀즈, 오아시스 등을 좋아한다” 

설호승 “일단 밴드로서 이룬 업적도 우러러 볼 수밖에 없다. 비틀즈는 요즘 노래의 대부분의 진행을 다 만들어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래서 배울 점도 많다 색이 독특한 음악까지 다 있다”

Q. 설(SURL)이라는 밴드명은 어떻게 지어졌나? 혹시 보컬 설호승의 성에서 딴 건 아닌가?

설호승 “그건 전혀 아니다. 말씀 설(設)의 설이다. 우리와 다른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나온 이름이다”

오명석 “그전에 별개 다 (후보로)있었다. 나는 식스 피트 스쿼럴(six feet squirrel, 6피트 다람쥐)이라는 밴드명을 아이디어로 냈었다. 6피트(약 182cm)라서 파워도 있어 보이고 귀엽기도 하고 해서 아이디어를 냈는데 발음하기가 어려워서 다른 걸 찾다가 설이 됐다”

이한빈 “설(設)이 될 수도 있고 ‘썰을 푼다’ 할 때 썰이 될 수도 있고, 착 달라붙어서 밴드명으로 하게 됐다”

Q. 4명의 음악적인 공통점은 무엇인가?

설호승 “우린 ‘이런 음악을 하자’가 아니라, ‘추구하는 성향이 다른데 그걸 모아서 좋은 음악을 만들자’가 처음 우리 생각이었다” 

Q. 그럼 각각 추구하는 성향은 어떤 것인가? 선호하는 밴드나 음악을 알려 달라.

김도연 “나는 맥 드마르코라는 캐나다 가수의 음악을 좋아한다. 로우파이한 음악을 좋아한다” 

오명석 “나는 연주쪽에 빠져서 퓨전음악들을 좋아한다. 퓨전재즈 같은. 밴드음악도 좋아했는데 악기를 전공하면서 그쪽으로 갔다” 

설호승 “나는 좋아하는 음악이 확고하다. 지미 핸드릭스, 폴 매카트니, 스티비 레이 본, 존 메이어 등이다. 나는 감정적인 걸 드러내고, 연주적인 부분도 확실하게 귀와 마음에 꽂히게 전달하고 싶다”

이한빈 “난 좀 더 대중적인 사운드 좋아했다. 비틀즈 음악이 딥한 것도 있고 대중적인 것도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중성 있는 곡들을 좋아한다” 

Q. 그럼 그 성향을 어떻게 합치는 건가?

김도연 “좋아하는 방향이 다르긴 한데 서로에 대한 배려를 해주고 있다” 

설호승 “배려를 하고, 각자의 역할도 다르다. 한빈이는 의견을 좀 더 확실하게 내주는 편이고 나는 가사나 멜로디 많이 쓰는데 사람들에게 이런 부분이 잘 될 거라고 얘기하는 편이다. 명석이는 비트를 도연은 사운드적인 부분에서 의견을 많이 낸다”

[인터뷰②]에 계속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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