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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마지막이기에 새 시작이 더 기대된 ‘방탄소년단의 대장정 마무리’

19.10.3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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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이 1년 2개월간 이어진 월드 투어 대장정을 마쳤다.

방탄소년단은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에서 'Love Yourself : Speak Yourself [THE FINAL]'(러브 유어 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 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와 'Love Yourself : Speak Yourself'(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투어의 마지막 공연으로, 26일과 27일, 29일 진행됐다. 즉, 29일 공연은 이번 투어의 ‘마지막의 마지막’ 공연인 셈이다.

다음 투어가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만큼 이날 공연장 주변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아미(방탄소년단 팬을 지칭하는 이름)들로 가득 찼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공식 발표한 관객수는 회당 약 4만 3000명이었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한 인원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 

공연이 시작하기 수 시간 전부터 주경기장 인근, 대부분의 카페와 식당들은 공연 시작을 기다리는 아미들로 꽉 차있었고, 일부 카페는 음식이 동이 나기도 했다. 

또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해, 공연장 주변에서 담 밖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로나마 아쉬움을 달래는 팬들 역시 어림잡아 수백 명은 -게다가 이들 대부분이 해외에서 온 팬이었다- 되어 보였다. 

‘세계 최고의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새삼 깨닫는 광경이었다.

이처럼 공연장 밖에서부터 느껴진 열기는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자 당연히 더 가깝고 뜨겁게 타올랐다.  

일사분란하게 정렬된 4만3000여개의 응원봉 물결부터가 시선을 압도했고, 공연 시작전 대형 LED화면을 통해 방송되는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에도 환호를 보내는 팬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우리가 방탄보유국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방탄소년단은 매 공연마다 늘 듣는 환호겠지만, 이런 환호는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공연이기 때문인지,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첫 공연부터 거침없이 쏟아내기 시작했다. 

‘디오니소스’(Dyonysus)와 ‘낫 투데이’(Not Today)로 화끈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방탄소년단은 이어진 토크에서 “오늘을 위해 이를 갈았다. 남김없이 불태우고 가겠다. 죽기 살기로 해 보겠다”라고 사뭇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이는 말뿐으로 그친 게 아니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은 앙코르와 메들리를 포함해 180분간 총 25곡을 쏟아내며, 꽤 쌀쌀했던 날씨마저 잊게 만들었다. 

‘Love Yourself : Speak Yourself [THE FINAL]’(러브 유어 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 공연은 두 가지 점에서 특징적이었다. 

첫 번째는 셋리스트의 대부분이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연작 이후에 발표된 곡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실제 메들리로 들려준 ‘쩔어’나 ‘뱁새’, ‘불타오르네’, ‘RUN’(런) 등을 제외하면 이날 선보인 무대는 대부분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이후에 발표한 곡이다.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투어이니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특정 타이틀이 붙어있는 투어라고 해도 대부분의 가수들은 자신을 대표하는 히트곡들은 셋리스트에 꼭 포함을 시킨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관객들이 그 곡을 듣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어떤 가수든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대표곡들은 있기 마련이고, 팬들은 당연히 콘서트에서 그 곡들을 듣고 싶어 한다. 

또 가수 역시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런 곡들을 셋리스트에 포함시키는 편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과감히 투어의 타이틀과 테마에 맞춰 셋리스트를 작성했고, 그것으로도 별다른 위화감 없이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는 다시 말하면 그만큼 방탄소년단이 넓고 방대한 음악풀을 지니고 있으며, 또 이 음악들이 모두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시간’과 ‘체력’이 문제이지, 셋리스트에 대한 제약은 방탄소년단에게 해당하지 이야기였다. 

두 번째로 흥미로운 부분은 무대의 순서였다. 보통 아이돌 그룹은 콘서트에서 ‘단체곡-솔로곡 혹은 유닛곡-단체곡’과 같은 식으로 순서를 정하곤 한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반대로, 솔로 무대이후 그에 맞는 단체곡을 보여준다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오프닝 무대는 단체 무대로 시작했지만, 제이홉의 ‘Just Dance’ 솔로 무대 이후부터는 이와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솔로무대의 순서를 기(‘Trivia 起 : Just Dance’), 승(‘Trivia 承 : Love’), 전(‘Trivia 轉 : Seesaw’), ‘Epiphany’(에피파니) 순서로 한 것도 다분히 의도적인 배치로 보인다. 

이런 배치의 효과는 확실했다.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라는 테마 위에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녹아들면서 보다 드라마틱한 콘서트가 완성될 수 있었다.  

2018년 8월 잠실 주경기장에서 시작된 ‘Love Yourself : Speak Yourself’ 투어는 1년 2개월 만에 다시 잠실 주경기장으로 돌아와 이날부로 모두 끝이 났다. 

이 ‘마지막 공연’을 보고 ‘새로운 투어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빨리 보고 싶다’라는 결론을 내린 건 비단 필자뿐만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투어를 시작해, 올해 4월까지 ‘Love Yourself : Speak Yourself’(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를 이어왔다.   

이 투어를 통해 방탄소년단은 LA 로즈볼 스타디움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등을 포함해 전세계 30개 도시에서 62회 공연을 펼쳤으며, 약 206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번 ‘Love Yourself : Speak Yourself [THE FINAL]’(러브 유어 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은 ‘Love Yourself’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으로 3일간 약 13만 명의 관객이 현장을 찾았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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