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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 컴백①] “YG 상황 알고 있지만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고, 좋은 결과물 보여주는데

19.09.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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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AKMU, 악동뮤지션)가 컴백했다. 

악뮤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세 번째 정규앨범 ‘항해’의 발매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컴백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비롯해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 ‘달’, ‘FREEDOM’, ‘더 사랑해줄걸’, ‘고래’, ‘밤 끝없는 밤’, ‘작별 인사’, ‘시간을 갖자’ 총 10곡으로 채워졌다.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지난 2017년 이찬혁이 군입대 직전 참여했던 ‘썸데이페스티벌’에서 깜짝 공개했던 미완성곡으로, 미니멀하게 편곡돼 이번 신보 타이틀로 낙점됐다.

앞선 앨범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이찬혁이 전곡 작사·작곡했으며, 이수현은 9번 트랙 ‘작별 인사’의 편곡자로 이름을 올렸다.

악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찬혁 위주'로 만들어진 앨범이라는 것이다. 물론 전작들도 모두 이찬혁이 직접 작사·작곡을 하긴 했지만, 동생 이수현과 악동뮤지션의 발랄한 이미지를 고려해 자신의 색을 줄이고 이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이찬혁은 순수하게 자신을 중심으로 만든 음악을 채워 넣었고, 이를 이수현은 따라가며 서포트하는 역할이다. 

그렇기 때문에 악뮤의 이번 ‘항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찬혁의 생각을 듣는 게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일 것이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시간이나 질문의 개수 등의 제한이 있었던 것 치고는 꽤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고, 이를 온전히 전하는 것이 이번 앨범을 감상하려는 리스너에게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간담회 당시의 질문과 답변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옮겨 적기로 했다. 

▲이하 악뮤의 일문일답

Q. 컴백을 맞아 인사 부탁한다.

이찬혁 “오랫동안 앨범에 맞는 서로가 되기 위해 많이 가꾸고 연구도 많이 했다. 재밌게 봐 달라”

Q. 악뮤는 상큼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이찬혁 “나도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전에는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수현이의 발랄한 면이 악뮤에 잘 어울리고 시너지를 냈던 게 사실이다. 나는 그걸 따라가려 했다. 예전에는 그걸 타협하는데, 이번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한 앨범이다. 수현이에겐 불친절한 앨범이지만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해 아쉽지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Q. 이번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예전에 잠깐 공개한 미완성곡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어떻게 앨범까지 완성을 하게 됐나?

이찬혁 “정확이 2년 전 9월에 이 노래를 만들고 며칠 뒤에 ‘썸데이 페스티벌’에서 선공개를 했다. 그때부터 그 곡은 타이틀이었다. 거기서 출발해 내가 군 생활을 하고 배를 타면서 느낀 것들이 접목이 돼서 앨범을 만들 수 있었다” 

이수현 “이 앨범이 2년 전에 만들어진 건 아니기 때문에 오빠가 군대에 갔다 왔을 때 우리가 어떤 음악을 하든지 각자 준비되어있고 성장한 악뮤가 되겠다고 약속했었다. 나는 사회에서 지내며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됐고, 악기도 배우고, 보컬의 스킬 뿐만아니라 감정에 대해서도 배웠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었다. 어떤 감정을 내야할지 얘기를 많이 했다” 

이찬혁 “사람이 지루해 보일수도 있는데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자유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여러 가지 환경에 대한 것도 말을 하고 있다. 기존에 한국 가요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은 소재이지만 일상에는 많이 사용되는 소재를 사용하려했다”

이수현 “이번 앨범은 확실히 이제까지 했던 앨범 중에서 가장 오빠에게 초점이 맞춰진 앨범이다. 하지만 오빠가 군대를 간 사이 나는 조금씩이라도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지만, 오빠는 그런 게 없어서 많이 맞춰주고 배려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오빠 하고 싶은 거 다해’라고 했는데, 점점 음원을 만들어가면서 나의 것도 되어가더라. 그러면서 악뮤의 것이 된 것 같다” 

이찬혁 “난 배에서 많은 곡을 썼다. 제목도 ‘뱃노래’, ‘밤 끝없는 밤’, ‘고래’ 등 대부분이 항해라는 타이틀과 어울리는데 배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거 같다. 거기서는 아무래도 수첩과 볼펜만으로 가사를 적고 멜로디를 붙이는 식으로 작곡을 했다. 한 달정도 배를 탔는데 그렇게 작업을 했다”

Q. 이찬혁은 앨범 발매일에 소설책 ‘물 만난 물고기’도 같이 출간했다. 책을 낸 계기는 무엇인가?

이찬혁 “입대 시점부터 ‘성숙’이라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게 뭐냐면 우주적인 관점에서 시대를 타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 멋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가치를 고민을 많이 했다. 이름도 바뀌고, 사람들에 대한 관점, 혁명도 일어나는데 시대와 생각의 변화인데 그걸 초월한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했다. 그걸 성숙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말주변이 좋지 못해서 정확히 표현하지 못할 것 같아서 책 속에, 앨범 속에 그런 걸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2년 동안 아까 말한 가치를 찾아가고, 어느 정도 꼴은 있는데 그걸 따라가지 못한 게 문제였던 거 같다. 아직까지도 완벽히 그게 내 것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죽을 때까지 발전시켜야한다는 거라 생각한다” 

Q. 이번 앨범부터 악동뮤지션이 아닌 ‘악뮤’를 팀명으로 앞세우고 있다 이유가 있나? 또 이수현이 처음으로 편곡한 곡도 앨범에 수록됐는데 이에 대한 에피소드도 궁금하다. 

이수현 “악뮤는 악동뮤지션의 ‘동’이 ‘아이 동(童)’이다. 아이였을 때는 악동이 좋았지만 성인이 되고 어느 정도 어울리지 않을 거 같아서 악뮤로 쓰게 됐다”

“또 ‘작별인사’의 편곡을 했는데, 오빠가 군대에서 녹음장비를 쓰지 못하니까 공용 휴대폰으로 나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 멜로디를 들려주면 내가 받아쓰는 작업을 했었다. 음질이 좋지 않은데도 ‘작별인사’가 내 최애곡이었다. 그래서 내가 기타 연습도 하고 미디 연습도 하면서 이 곡을 나름대로 완성을 했었다. 그런데 그걸 들은 오빠가 ‘이대로 해도 될 것 같아’라고 해서 편곡을 맡아서 하게 됐다. 하림 선배님이 하모니카를 불러주었다“ 

Q. 고래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찬혁 “고래는 상징적인 의미일 수도 있고, 또 과거에는 고래가 바다의 주인처럼 여겨져 왔는데 지금은 고래가 멸종위기이기도 하고, 그런 인간이 빼앗은 것에 대해 노래를 한 거 같다. 정확히 ‘이거다’라고 만든 건 아니고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었다” 

Q. 이수현 씨는 혼자 있는 동안 개인 활동을 상당히 열심히 했다.

이수현 “오빠가 군대 가 있는 동안 되게 열심히 활동을 했다. 열심히 한 이유는 찬혁이 오빠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워보고자 그랬다. 2년 정도 악뮤 공백이 생기는 거라 악뮤의 공백기를 채워보고자 그렇게 한 거 같다. 열심히 할수록 음악에 대한 갈증이 커지더라. 내가 한 프로그램 중에 ‘비긴어게인’이나 ‘슈퍼밴드’를 통해 배운 게 정말 많았다. ‘비긴어게인’에서 선배들이 노래 부르는 걸 보고 내가 어떻게 불러야하는지 배웠다. 슈퍼밴드는 악기적인 지식이 많이 쌓였다. 유튜브나 DJ는 스스로를 어필하는 걸 많이 알게 된 것 겉다”

Q. 나이가 든 것이 음악에 영향을 주었나? 

이찬혁 “나는 환경이 중요한 것 같다. 정규 앨범 타이틀이 ‘사춘기’, ‘플레이’, 항해인데, 나의 상황자체가 나의 나이를 나타내는 것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이에 맞는 음악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경험이 앨범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많이 찾아서 할 생각이다” 

Q. 군 생활이 음악적 감성에 영향을 주진 않았나? 또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런 부분도 영향이 있진 않았나?

이찬혁 “내가 앨범 작업을 군대 안에서 많이 했고, 여러 가지 내가 적응할 수 없는 환경도 실제 있었다. 그 환경에서 내가 납득이 안 되는 상황도 있었다. (군대는)내가 사회생활을,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비슷한 나잇대 분들이 하는 경험을 내가 처음 하는 거였다. 위계질서와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처음 그런 걸 느꼈다. 거기에 적응하는 것도, 표현하는 것도 많이 배우고 그것도 성장 과정에 있었던 것 같다. (군대 경험이)성숙한 나를 만들어주는데도 일조한 거 같다” 

“두 번째는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우리도 잘 이해하고 고민하지만, 우리와 같이 일하시는 분들은 좋은 분들이다. 매일 같이 밤을 새우며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어서 당장은 그런 행복한 시간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리는데 집중하고 싶다”

Q. 과거와 비교했을 때 악뮤가 달라진 부분이 있나?

이수현 “가장 달라진 부분은 서로 작업하는데 존중하는 크기가 넓어졌다. 떨어져 있으면서 오빠보다 내가 더 오빠의 빈자리를 느꼈다. 내가 솔로 준비를 계속 했는데, 결과물을 내보이지는 못했지만 치열하게 만들었고 내가 만들어보겠다고 했다가 굉장히 힘들었던 일이 많아서 오빠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다. 내가 방에서 게임을 하니까 오빠도 방에서 게임을 하는 줄 알았는데 직접 보니까 아니었다는 걸 알았던 거다. 미안한 마음이 엄청 컸다. 그걸 깨닫고 메일도 보내고 손 글씨로 편지도 보냈다. 사죄의 편지를 보냈다. 오빠가 다시 악뮤로 돌아왔을 때 그 짐의 무게를 받아주는 사람이 되어 보겠다고 편지를 썼다. 지금은 되게 서로 존중하면서 잘 싸우지 않고 있다” 

이찬혁 “나도 그 편지를 받고 보니 오히려 수현이가 그 와중에 많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다. 이런 표현은 어색하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다. 서로 인정해주기 어려운 관계다. 남매라는 포지션이. 편지로 손 글씨로 어려움을 고백하고, 인정하는 게 되게 고마웠다. 수현이를 아티스트로 존중해주는 계기가 됐다” 

이수현 “어디 어떤 남매가 이런 생각을 할까 모르겠다. 서로를 인정하고 이런 과정은 보통 부부가 한다고 하더라. 성숙해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Q. YG에서 음악적인 부분에 관여를 하거나 하진 않나?

이찬혁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실제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있다. 1집 때는 신인이라서 배워야하는 게 많아서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이번 앨범을 보면 커버도 친구를 통해 만든 거다. 책도 친구가 소개해줘서 출간을 했다. 그만큼 우리의 의견이 굉장히 많이 반영됐고 회사에서는 거의 지원 정도만 받고 있다” 

②에 계속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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