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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K2 김성면 “15년 아낀 ‘외치다’, 드디어 들려드리네요”

19.08.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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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래방이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로 ‘부를 노래가 없어서’라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래방에 가면 일단 최신곡은 잘 모르는 노래거나 직접 부르기 어려운 장르이기 때문에 제쳐두게 되고 그러다 보니 결국 다들 익숙한 옛날 노래를 찾게 된다.  

또 그렇게 부르는 ‘옛날 노래’들도 한정되어 있다 보니, 비슷한 레퍼토리가 반복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흥미가 떨어져 노래방을 가지 않게 된다는 논리다.    

물론 100% 이 이유 때문에 노래방 경기가 나빠진 건 아니겠지만, 일정 부분은 수긍할만한 내용이다.  

실제 최근 가요계의 메인 스트림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돌 음악이나 주요 장르인 EDM, 댄스, 힙합, R&B 등은 비트, 음색, 박자감 등이 강조되는 추세로, 듣고 즐기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직접 부르기는 극히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노래방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대부분이 알고 있을만한 음악, 혹은 금방 따라 부를 수 있는 쉬운 음악을 선호하다보니 과거의 유명한 노래들을 주로 부르는 경향이 강하다. 

그 결과 노래방에서 불리는 노래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편이다. 

첫 번째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신나는 음악으로, 주로 흥겨운 트로트나 90년~2000년대 댄스곡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시원한 고음이 주를 이루는 발라드와 락발라드 등이다. 

사실 전자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후자의 경우는 약간 모순된 부분도 있다. 이런 고음형 노래들도 사실 제대로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류의 음악들은 잘 부르면 큰 박수를 받지만, 음이탈이라도 한 번 했다하면 바로 조롱거리가 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임재범의 음악들이 노래방 금지곡 1순위에 꼽히고 있는 걸 생각해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락발라드, 발라드들이 노래방에서 사랑을 받는 건 아마도 추억과 로망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직접 따라 부르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멜로디에 대한 추억과 ‘노래를 잘 한다=고음이 잘 올라간다’라는 여전히 유효한 등식에서 비롯된 고음에 대한 로망 등이 결과를 알면서도 노래방 마이크를 붙잡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신곡 중에서도 윤종신의 ‘좋니’와 임창정의 ‘또 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 등이 성공한 것도 이런 ‘직접 부르고 싶다’는 마음을 잘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 그렇다면, ‘당신의 로망이자 추억인 발라드나 락발라드는 무엇인가?’라고 물을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노래 혹은 가수는 누구일까? 

당연히 여러 가수들의 많은 노래들이 언급되겠지만, 아마 절대 빠지지 않고 등장할 이름이 바로 ‘K2 김성면’일 거라고 확신한다. 

아닌 게 아니라 K2 김성면의 음악 중에는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명곡들이 정말 많다. 

피노키오 시절의 ‘사랑과 우정사이’부터 ‘슬프도록 아름다운’, ‘잃어버린 너’, ‘소유하지 않은 사랑’, ‘그녀의 연인에게’, ‘유리의 성’, ‘시간을 거슬러’, ‘사랑을 드려요’ 등등 제목만 들어도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곡들이 수두룩하다. 
 
서론이 길어졌지만, 이 글의 주인공이 바로 이 K2 김성면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성면은 “어렸을 때 본 영화를 나중에 시간이 흘러 다시 보면 그 느낌이 다른데, 노래는 예전에 들었던 노래를 다시 들으면 그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는 느낌이다”라며 ‘추억’에 음악의 생명력이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추억속의 가수로 있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9월중에 아끼고 아껴왔던 신곡을 발표할 계획인 그는 이에 맞춰 활발한 활동을 예고해 새로운 추억을 만들 준비에 한창이었다. 

숱한 보컬리스트 키드들의 목을 쉬게 만들었고, 지금도 마이크를 찾게 만드는 김성면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이하 일문일답

Q. 신곡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K2 김성면 “다음 주에 제주도에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간다.(※본 인터뷰는 8월 13일에 진행됐다) ‘외치다’라는 곡인데, 곡 자체는 15년 전에 써 놓은 거다. 사연이 많은 곡이다. 그동안 힘든 일을 고스란히 담았다.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내가 겪었기 때문에 위로가 되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 그동안 내 노래가 사랑노래가 많았는데, 오랜만의 내는 신곡은 의미 있는 노래로 하고 싶었다. (내가)어떻게 살았는지를 담으려했다. 자전적인 내용이지만 결국은 다 공감하는 내용일거다”

Q. 15년이면 정말 오래 아껴둔 곡인 것 같다. 

K2 김성면 “이 노래를 아껴놓은 이유가, 재작년에 내가 신곡을 두 세곡 냈다. 그런데 소속사가 없이 내니까 의미가 없더라. 마케팅이 전혀 안되고 알리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 노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끼다가 지금에야 나온 거다”

Q. 이번 곡은 ‘외치다’로 짧게 했지만, 히트곡들이 대부분 제목이 긴 편이라는 징크스 비슷한 게 있다.

K2 김성면 “‘외치다’도 사실 원래 제목은 ‘생애 중심에서 외치다’였다. 그런데 영화 제목이 비슷한 게 있고 아무래도 길면 사람들이 기억하기 힘들어서 짧게 했다”

Q. 컴백 소식이 알려지고 주변 반응은 어떤가?

K2 김성면 “2년 전에 두 곡 냈는데 그때는 여러 사정 때문에 홍보를 많이 못했다. 이번 노래는 미리 홍보도 하고 많이 알리고 있다. 그건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 노래의 존재를 알고 있던 가까운 사람들은 ‘드디어 듣게 되나요’라고 기대하더라” 

Q. 이번 신곡 활동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K2 김성면 “일단 쇼케이스도 할 거고 활동도 하려 한다. 음원 발매 맞춰서 언론 마케팅하고 그럴 예정이다. 음악 방송도 좋고 노래하는 무대는 언제든지 콜이다”

Q. 최근 근황이라고 하면 ‘복면가왕’이나 ‘슈가맨’을 많이 떠올릴 거 같다.  

K2 김성면 “‘복면가왕’은 아팠던 기억이다. 제의를 받았는데 그때 내가 소속사가 없었다. 그러면서 출연시기가 자주 밀렸다. 준비기간이 1달은 있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먼저 출연하고 나는 뒤로 밀리고 곡도 바뀌고 그러니까 막판에 1주일 남겨놓고 출연하게 됐다. 그때 나간 게 오히려 자충수가 됐다. 급하게 나갔다가 망가지고 그랬다. 그전에 컴백한다는 기사가 나갔을  때 ‘복면가왕’에 나와 달라는 댓글이 많아서 결심을 했는데, 망신을 당했다” 

“그 다음에 그나마 ‘슈가맨’에서 이미지 회복을 했다. 사실 난 원히트원더는 아니라서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 취지에 딱 맞는 건 아닌데, 정일영이 나를 꼭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제작진에게 부탁해서 가서 성사가 됐다. 또 다행인 게 내가 나갔을 때 김제동이 임시 MC였다. 예전에 내가 행사를 많이 돌 때 경상도 쪽은 거의 김제동이 사전 MC였다. (‘슈가맨’에서)나보고 아는 척하고 많이 챙겨줬다. 그때 김제동이 날 많이 띄워주고 도와준 덕분에 ‘슈가맨’에서 이미지를 회복했다” 

Q.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속사와 관련해서 힘든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사실 이전 소속사와도 분쟁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K2 김성면 “내가 소속사가 두 번 있었는데 피노키오때와 K2때이다. 내가 성격이 한군데 오래있는 스타일이다. 치킨집도 한군데만 단골로 10년 다니고 그랬다. (이전 소속사)두 번이 다 그랬다. 피노키오 때는 ‘사랑과 우정사이’로 10원도 못 벌었다. 결국은 피노키오 멤버들 다 회사에서 나왔고, 나는 K2로 ‘슬프도록 아름다운’을 준비하는데 그전 사장이 앙심을 품고 K2fh 활동하는 걸 다 막고 그랬다” 

“K2때도 의리로 (회사를) 지켰었다. 그런데 나는 의리였는데 그 사람은 의리가 아니더라. 다 나가고 나 혼자 남았었는데, 나만 혼자 손해를 당했다. 그 사이 너무 힘들었다. 그 다음에 친동생과 제작사를 만들어서 2002년에 3.5집을 내고 2004년에 4집을 냈지만 제대로 프로모션도 못하고 망했다. 개인적으로는 3.5집과 4집은 진짜 아깝다. 지금도 이 앨범들은 전곡이 명곡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Q. 그리고 나서 꽤 오랜 시간 동안 공백기가 있었다. 그 시기에는 어떻게 지낸 것인가?

K2 김성면 “2013년, 14년에는 서원대 실용음악과에 초빙교수로 일했고, 그사이 뮤지컬도 두 편 했다. 신곡 발표를 안 하고 활동을 안 한 것뿐이지 콘서트나 무대는 종종 했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감동 받았던 건 2013년에 9년 만에 콘서트를 했다. 인터파크에서 좋은 기회가 있어서 30일 남기고 포스터 하나 올렸는데 매진이 되더라. 그래서 팬들에게 감동받았다” 

Q. 대단하다. 지금도 활동을 하고 있는 팬 카페나 팬 페이지 등이 있는 건가?

K2 김성면 “팬 페이지도 있고 페이스북도 한다. 콘서트를 하면 피노키오때 팬들이 주부되고 어른 돼서 애들이랑 같이 온다. 팬레터도 다 답장해주고 팬클럽 임원들 다 축가해주고, 예전에는 매년 같이 MT도 가고 그랬다. 내가 정에 약한 스타일이다. 팬클럽 명은 케사사다. 케이투를 사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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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K2 하면 노래방에서의 인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K2 김성면 “내가 원조 노래방 가수다. 다 노래방에서 뜬 거 같다. 피노키오때 노래방 문화가 막 들어왔을 때다. 2년 동안 그렇게 노래를 부르다가 반응이 없었는데 노래방 순위에서 ‘사랑과 우정사이’가 1위를 하니까 2년 뒤에 ‘가요톱텐’에서 나오라고 한 거다. 그때 신효범 누나와 경쟁해서 1위를 했다. 이번에도 노래방에서 흥하게 도전해보고 싶다” 

Q. 요즘은 개인 미디어도 많이 발달했다. 유튜브와 같은 채널을 운영할 생각은 없나?

K2 김성면 “나는 사실 옛날 사람이라 그런 걸 생각을 못했다. 요즘에 주변에서 많이 하라고 해서 생각은 하고 있는데 어떤 시스템인지는 한번 찬찬히 지켜보려고 한다” 

Q. 혹시 노래방에서 본인노래를 부르는가?

K2 김성면 “이게 결국은 부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친구들과 자리를 하거나 하면 계속 내 노래를 부르는데 내가 계속 안 부르면 내 노래를 망친다. 그럼 어쩔 수 없이 나가서 같이 부르고 그런다” 

Q. 혹시 밖에서 사람들이 알아보거나 하진 않나?

K2 김성면 “사실 (그냥 다니면)잘 모른다. 예전에도 그랬다. 대학교 축제를 가면 학생들이 내 얼굴을 모르니까 ‘누구?’ 그러다가 노래 시작하면 난리가 나고 그랬다, 나중에 돌아갈 때가 되면 전세가 역전돼서 다 차에 몰려들고 그랬다. 그때 대학계의 HOT라고 불렸다. 요즘에 또 재미있는 게, 그 당시 내 주 레퍼토리가 퀸 메들리다. 내가 퀸 팬들에게 가장 오리지널에 가깝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퀸 메들리를 하는데 다들 잘 모르고 반응이 별로더라. 그래서 안 하고 있었는데 요즘에 영화 때문에 다시 퀸이 떴다. 다시 꺼내야할 거 같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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