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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현정 “스페이스A 떠나고 20년 만에 컴백하는 이유는…”

19.06.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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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A의 메인보컬이었던 김현정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가수이다. 

김현정이 스페이스A로 활동한건 1997년 스메이스A 1집 ‘주홍글씨’와 1999년 스페이스A 2집 ‘Power Bit Techno Space A’까지 불과 2년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시기에 스페이스A는 자신들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주홍글씨’, ‘섹시한 남자’, ‘성숙’ 등을 발표했고, 또 김현정의 탈퇴 이후 스페이스A는 거짓말처럼 하락세를 맞이하며 2003년 해체를 맞았다.

게다가 김현정은 한창 잘나가는 시기에 스페이스A를 탈퇴해 그 이후 일체의 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더욱 강렬하고 아쉬운 기억으로 자리하게 됐다. 

그런 김현정이 다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무려 17년이 지난 2016년 ‘슈가맨’에서였다.    

여기에서도 김현정은 17년 전과 다름없는 가창력으로 ‘섹시한 남자’와 ‘성숙’ 등을 라이브로 소화해 그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추가했다.  

이와 같은 김현정의 짧았던 활동기간과 변함없는 가창력은 결국 현역 복귀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고, 김현정 역시 기대에 부응해 2018년 싱글 ‘슬픈 주인공’과 ‘사랑아 가지마’를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김현정은 신곡 ‘헤어지는 날 비가 내리면’부터는 방송 활동까지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전작 ‘슬픈 주인공’과 ‘사랑아 가지마’는 음원 발매 외에 프로모션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 

거의 20년 만에 제대로 각 잡고 돌아온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하 김현정과의 일문일답

Q.  ‘슈가맨’에서 단발이었는데, 헤어스타일이 변했다.

김현정 “‘슈가맨’ 모니터를 하는데 내가 너무 아주머니 같아 보이더라. ‘국회의원 사모님 같다’는 댓글을 보고 웃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머리를 길었다”

Q. ‘슈가맨’의 출연으로 방송에 복귀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된 것인가? 

김현정 “슈가맨은 그냥 평범하게 가정주부로 지내다가 출연을 하게 됐다. 원래는 동네학원에 실용음악 레슨하고 있었는데, 학원으로 작가한테 전화가 왔다고 하더라. 원장님이 직접 이야기 해보라고 해서 이야기하고 그냥 ‘생각해볼게요’하고 끊었다. 그러다가 제이슨에게 연락이 왔다. (박)재구가 제이슨에게 나 좀 설득하라고 해서 꽤 오랫동안 통화를 했다. 그다음에 다시 작가에게 전화가 왔는데 좀 낚였다. 하하. 날짜를 언제, 언제라고 하면서 이때 안하면 그다음에 프로그램 없어진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럼 이날’ 그러고 신랑에게 이야기하니까 웬일로 흔쾌히 나가라고 하더라. 루루는 안된다고 해서 그렇게 3명이 나가게 됐다. 재구가 많이 보챘다. 하하” 

Q. 아이들은 김현정 씨가 인기 가수였다는 걸 알고 있나? 

김현정 “아이들에게는 내가 직접 가수였다고는 한마디도 안했다. 동네에서 (내가 가수였던걸)아는 다른 아이들이 가수라고 해서, 알고는 있었는데 자세히는 몰랐다. 그러다 ‘슈가맨’에서 레전드라고 하니까 어깨가 올라갔더라. 하하.  ‘슈가맨’에 나가고 애들이 더 잘 알게 됐다” 

Q. ‘슈가맨’에서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으로 또 화제가 됐다. 

김현정 “진짜 가벼운 마음으로 노래를 했다. 방송전에 ‘라이브 가능하겠어요?’라고 물었는데 굳이 립싱크를 하고 싶지 않아서 ‘한 번 해볼게요’라고 해서 했다. 사실 15년 이상 노래를 안하다보니까 그때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Q. 사실 스페이스A에서 나오고 금방 컴백할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않아서 가요계를 떠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김현정 “스페이스A 나오고 솔로를 하려했는데 잘 안됐다. 내 마음대로 안 되고 엎어지고, 그래서 노래를 기피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평범하게 살아왔고 아이들 육아도 하고 강의 같은 거도 하고 그렇게 지냈다. 처음에는 가요 프로그램도 안보고 그냥 지내고 그랬는데, ‘슈가맨’만 하고 추억만 남기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행사 섭외가 오고 조금씩 하다보니까 욕심이 나더라. 그렇게 조금씩 하다보니까 컨디션도 조금 더 돌아왔고, 그냥 음원만 내고 간간히 무대 하는 식으로 하자고 하고 음원을 냈다. 그런데 해놓고 보니까 방송 없이는 공연을 할 수가 없더라. 그때 회사 대표가 리치(※가수 리치가 맞다. 리치는 기획사 리치월드의 대표이다)였는데, 서로 좋게 좋게 이야기하고 회사를 옮기게 됐다. 그사이에 노래연습을 하고 컨디션을 좀 회복한 것 같다. ‘슈가맨’ 나올 당시에는 어색한 감이 있었는데, 컨디션을 이제 좀 회복한 거 같다” 

Q. 루루 씨는 ‘슈가맨’에도 출연하지 않았는데, 근황이 궁금하다. 

김현정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다. 방송 쪽은 아예 하지 않고 있다”

Q. 학원에서 레슨을 한다고 했는데, 학생들이 김현정 씨를 알아보지 않나? 

김현정 “작은 동네 학원이다. 입시 레슨만 했다. 학생들은 좀 알더라. 우리 선생님 진짜 가수였구나 하고 많이 얘기하더라. 원장 선생님이 ‘여기서 레슨하고 있으면 안 될 거 같다’라고는 하더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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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페이스A가 한창 전성기일 때 탈퇴를 했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사람이 이유를 궁금해 한다. 

김현정 “그때는 나이도 어렸고, 너무 스케줄이 많다보니까 학교를 제대로 못나갔다. 대학교 1학년 때인가 학고를 쭉 맞았다. 그때는 연예인 활동에 대한 학점 인정이 없었다. 또 밤낮없이 행사 다니고 그랬는데, 어린나이에는 어두운데서 행사하는 게 싫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감사한 일이었는데, 그때는 그랬다. 거기에 학고 맞고 학교에서 짤리네 마네 그러기도하고 또 스스로 자만을 해던 거 같다.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래서 과감하게 공부를 하러 가겠다하고 학교로 돌아갔다. 물론 주변에서 계속 하자는 제안은 있었는데 다 잘 안됐다. 박선주 언니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받을 때 선주 언니가 같이 보컬학원 하자고 그러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땐 또 가수하고 싶다고 안한다고 했었다. 하하 그게 25살 때였다” 

Q. 그러고보니 스페이스A는 멤버교체가 상당히 많은 팀이었다. 데뷔 때는 더원도 멤버였다.

김현정 “그때 어려서 잘 몰랐는데 더원 오빠가 노래를 잘하지 않나. 내가 들어가기 전에 스페이스A에 다른 여자 멤버가 있었다. 더원 오빠가 메인보컬이고 그 여자분이 서브보컬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 여자 멤버 대신 들어가면서 메인 보컬이 나로 바뀌었다. 그때는 나도 당연히 내가 메인보컬인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잘 몰라서 그랬다. 하하”

“나 다음에 들어간 멤버(안유진)도 원래 같은 회사에서 솔로 준비하던 친구고 그랬다. 처음에 내가 팀을 나가자는 얘들이 좀 서운해 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나중에 전화 와서 ‘그래도 어닌 있었을 때가 좋았다’고 하고 대표님이 전화 와서 같이 하자고 하고 그래서 고마웠다”

Q. 너무 옛날이야기만 하는 것 같다. 신곡을 내는 소감은 어떤가?

김현정 “우선 다시 노래를 하면서 그전에 음원만 냈던 거는 워밍업처럼 했다. 음원을 낸다는 게걸 무슨 얘긴지도 잘 몰랐었다. 이제 다시 노래를 제대로 시작하니까 열심히 해야겠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하겠다. 이번에는 방송활동도 하고 여러 가지로 활동할 생각이다” 

Q. 사실 지금도 라이브를 그렇게 하는 걸 보면 경이로운 수준이다. 노래하는 건 타고난 건가?

김현정 “음... 조금? 하하”

Q. 신곡 ‘헤어지는 날 비가 내리면’을 소개해 달라.  

김현정 “헤어지는 날 비가 온 내용이다. ‘이 비가 그치면 내가 너를 잊고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럼 너를 보내주겠다’ 그런 가사의 내용이다” 

Q. 오랫동안 주부로 지내왔는데 이별 감성이 어렵지는 않던가?

김현정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연인하고 이별하는 감정이, 부부는 약간 화가 나는 그런 감정이다. 애틋하고 슬프고 그런 감정이 아니다. 하하. 그래서 조금 어려웠는데 잘 녹음한 거 같다” 

Q. 앞으로 쭉 발라더로 활동할 생각인가?

김현정 “꼭 그런건 아니다. 미디움 템포도 좋고 댄스도 하고 싶은데 안 시켜줘서 그렇다. 이번 결과를 보고 다음을 상의할 거 같다” 

Q. 잠깐 그러고 보니 김현정 씨가 스페이스A 시절에 발라드를 부른 기억이 없다. 

김현정 “나는 원래 미디움 템포나 발라드를 하고 싶었다. 사실은 스페이스A 나오고 솔로 준비할 때는 발라드를 하고 싶었다” 

Q. ‘헤어지는 날 비가 내리면’ 곡이 음이 높고 어려운 것 같다.

김현정 “그러니까 노래방 도전곡이 됐으면 좋겠다” 

Q. 구체적인 스케줄이 잡힌게 있나?

김현정 “‘열린음악회’는 하기로 했고, 다른 음악방송에 나갈 거 같다. 사실 난 제일 하고 싶은 건 ‘도시어부’다. 신랑이랑 애들이랑 낚시를 5년 정도 시즌마다 나가서 하고 그랬다. 그 외에 ‘스케치북’도 나가고 싶은데, ‘스케치북’도 출연이 쉬운 프로는 아니지 않나. 그냥 바라고 있을 뿐이다”     

Q. 요즘 가수들의 음악은 좀 듣나? 혹시 마음에 드는 친구들이 있나?

김현정 “요즘 애들 음악도 보고 듣긴 한데, 누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 마음에 드는 건 에일리를 좋아한다. 같이 노래 해보고 싶고 그런다. 얼굴도 예쁘고 노래도 잘하고 최고인 것 같다” 

Q. 지금 회사의 대표님이 스페이스A 할 때 매니저였다고 들었다. 이것도 인연 아닌가?

김현정 “지금 사장님이 내가 2집 할 때 같이 일했는데 잘 해줬었다. 지금도 잘해줄걸 아니까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믿고 가는 거다” 

Q. 꼭 성적이 아니더라도 ‘기왕에 활동을 시작했으니 이 정도쯤은 됐으면 좋겠다’는 목표치가 있나?

김현정 “약간 인지도가 있다고 잘되는 것도 아니고 꾸준히 열심히 해야 천천히 잘 되는 거 같다. 현실적으로 잘 돼서 차트인도 하고 행사도 많이 하고 월에 몇 천만 원씩 벌고 그러면 좋은데, 꼭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내가 계속 주부로 평범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가 공연을 하게 된 건데, 신랑이 일을 하니까 더 에너지가 넘친다고 하더라. 또 노래하고 돌아오면  집에 와서 잠만 자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 육아에도 충실해지고 바쁜 만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그게 첫 번째인 거 같고, 그다음으로 부수적인 것들이 따라오겠지 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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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커버 영상은 꾸준히 하는 콘텐츠인가? 

김현정 “앞으로 두, 세게 더 나올 거 같다. 봐서 반응 좋으면 더하고 아니면 마무리하고, 그럴 거 같다. 하하.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다른 가수의 노래를 내방식대로 부르는 것도 재밌는 것 같다”    

Q. 집에서는 활동을 많이 응원해 주나?

김현정 “집에서는 ‘슈가맨’ 이후로 신랑도 되게 많이 도와주고 지원해준다. 아들딸도 좋아한다. 아들딸도 학교에서도 알아주고 그러니까 좋아하고 그러더라. 신랑도 내가 에너지가 넘치니까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도 집에서 열심히 한다. 모든 엄마가 집에서 나태하게 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Q. 혹시 스페이스A 시절 팬이 지금도 있나? 

김현정 “그전에 원래 스페이스A 그만두고 다음에 내 팬카페가 있었다. 나도 자주 들어갔는데, 결국 흐지부지 없어졌다. 그런데 ‘슈가맨’ 이후 다시 그 카페가 생겼다고 하더라. 몇몇 분이 돌아와서 활성화 됐다고 하더라. 가끔 들어가서 보는데 그런 분들이 알음알음 모이고 그러더라” 

Q. 지금 안 사실인데 본명이 김현정이 본명이 아니었다?

김현정 “어릴 때 내가 이름이 두 개였다. 아명 같이 집에서 부르는 이름이 현정이었고, 본명은 문선이다. 그런데 처음에 소속사에서 프로필을 김현정으로 적어서 쭉 김현정으로 활동하게 됐다” 

Q.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현정 “내 노래에 공감을 할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 (공감을 한다면) 그냥 앞으로 꾸준히 노래를 할 테니 같이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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