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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뷰] 펜타포트, ‘즐거움’이 뭔지 아는 페스티벌

17.08.14 10:54

‘페스티벌(Festival)’은 흔히 ‘축제’로 번역된다. 그리고 무릇 축제라 하면 ‘즐거움’이 있어야한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17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은 축제라는 말이 딱 어울리게 곳곳에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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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2017 펜타포트는 라인업 발표당시까지만 해도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앞섰다. 

옐로우나인과 결별한 2009년부터 한정된 재정으로 인해 비싼 개런티의 대형 밴드보다 잠재력 있는 밴드들 위주의 ‘가성비 라인업’을 꾸려온 펜타포트였지만, 올해는 특히 라인업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페스티벌 시장의 중심이 록에서 EDM으로 옮겨가면서 걱정의 크기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펜타포트는 펜타포트였다. 막상 뚜껑을 연 2017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3일간 약 8만여 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이런 저런 걱정들을 불식시켰다. 

이처럼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펜타포트가 꾸준히 관객을 불러 모으는 힘은 첫째로 강력한 ‘허리 라인업’에 있다. 

펜타포트 라인업에는 전통적으로 ‘센 음악’이 빠지지 않았고,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유행에 따라 점점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센 음악’이지만, 여전히 이를 즐기는 마니아에게 펜타포트는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은 공간인 셈이다. 

실제 올해 펜타포트는 일본의 메탈 밴드 허 네임 인 블러드(Her Mane In Blood)를 비롯해 한국 메탈 코어의 자존심 바세린, 미국의 메탈 밴드 이슈스(Issues),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유 미 앳 식스(You Me At Six), 일본 출신의 세계적 메탈코어 밴드 크리스탈 레이크(Crystal Lake), 한국 멜로딕 펑크의 선구자 이용원 등 강렬한 사운드를 선사하는 밴드들이 연일 무대에 올라 시원한 쾌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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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펜타포트가 센 음악으로만 라인업을 채우는 편향된 페스티벌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다양한 뮤지션을 누구보다 빨리 국내에 소개한다는 점도 펜타포트의 강점이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끈 뮤지션은 단연 두아 리파(Dua Lipa)와 찰리XCX(Charli XCX)로, 팝신의 새로운 디바로 각광받고 있는 두 여성의 섹시한 무대는 순식간에 숱한 추종자들을 양산했다.

물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국카스텐이나 바스틸, 저스티스 역시 화려한 무대로 왜 자신들이 헤드라이너로 초대됐는지 그 이유를 증명해 냈다.

올해 펜타포트가 즐거운 또 하나의 이유는 다양하게 준비된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무대와 부대시설에 있다.

먼저 하이네켄 스테이지에서 펼쳐진 아프리카 댄스 워크숍과 쌈바 댄스 워크숍은 관객들이 직접 참여해 춤을 배워보는 무대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수십여 명의 관객들이 군무를 추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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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이네켄 스테이지에서는 영화 상영이나 DJ공연 등 일반적인 락 페스티벌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이벤트들로 망중한의 낙을 제공했다. 

이밖에 -상업적인 홍보가 주요 목적이긴 했지만- VR기기나 메이크업 제품 등의 체험 부스도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으며, 국내 페스티벌을 통틀어 가장 잘 정리되고 다양한 부스가 마련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펜타포트의 푸드 코너를 맛보는 즐거움도 여전히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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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펜타포트는 ‘축제’가 선사해야할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고 또 그것을 지니고 있는 페스티벌이다. 

앞으로 페스티벌의 시장이 어떻게 바뀐다고 하더라도 이 즐거움이 있는 한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을 올해 펜타포트는 다시 한 번 증명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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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스컴이엔티 제공)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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