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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혼자지만 더 단단하게 돌아온 십센치

17.09.0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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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가 돌아왔다. 다만 이번은 둘이 아닌 혼자이다. 과연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에 대한 답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진행된 '4.0' 앨범 발매 쇼케이스에서 살짝 드러났다. 

사실 '4.0'은 앨범 그 자체로는 기존의 십센치 음악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산뜻한 어쿠스틱 사운드릴 기반으로 감각적이고 센스넘치는 가사들, 권정렬 특유의 위트 넘치는 보컬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십센치의 그것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실제 타이틀곡 '폰서트'를 두고 "실제 연애경험담을 썼다. 내가 내가 가진 게 많지 않다. 목소리 하나밖에 없는데 이거밖에 없어서 이거만 주구장창했다. 여자친구'들' 중에는 이게 귀찮은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을 수도 있지만, 이걸 이야기 하면 재밌을 거 같아서 '폰서트'라고 지었다'라는 권정렬의 설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십센치의 모습 그대로다. 

음악적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십센치라지만, 외적으로는 다소 변화가 있었다. 오랜 시간 권정렬과 함께 십센치로 활동한 윤철종이 7월 탈퇴를 선언했고, 엎친데 겹친 격으로 윤철종이 대마 흡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기 때문이다. 

졸지에 1인 밴드가 된 데다가 이미지적으로도 타격을 받은 십센치지만 권정렬은 결국 십센치를 버리지 못했다.  

앞서 권정렬은 007아세아와의 대화도중 권정렬이 아닌 십센치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여기서 힘들다고 쉬거나 그만두는 것은 책임감이 없다고 생각했다. 십센치라는 음악이 없어지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느꼈다. 그래서 앨범을 더 열심히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괜찮다.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음악 작업을 하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 어서 여러분들께 들려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앨범 준비를 1월 1일에 시작했는데 8개월정도 작업했다. 1월 1일 부터 매일을 오늘만 기다렸다. 수능을 준비한 기분이었다. 난 오늘 수능이 끝났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마음과 같은 맥락이었다. 

결국 과거의 십센치와 지금의 십센치가 달라진 점은 단지 사람의 수와 마음가짐 뿐이다. 

십센치는 "(혼자하는 게)쉽지 않았다. 앨범 마무리 작업이 가장 힘든 작업인데 혼자 도맡아서 하다보니까 쉽지 않았다. 결과물이 나왔는데 너무 만족스럽고 뿌듯해서 기분이 좋다"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결국, 십센치에게 닥친 악재는 다시 십센치를 단단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된셈이다. '4.0'은 그런 앨범이다.

(사진=매직스트로베리)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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