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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락' 리뷰: 1인 가구 관객은 '진짜' 보지 마세요 ★★★

18.12.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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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락, 2018]
감독:이권
출연:공효진, 김예원, 김성오, 조복래, 이가섭, 이천희

줄거리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공효진). 퇴근 후 집에 돌아온 경민은 원룸의 도어락 덮개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불안한 마음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해보지만 그날 밤, 잠들기 전 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 공포감에 휩싸인 경민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그들은 경민의 잦은 신고를 귀찮아 할 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리고 얼마 뒤, 경민의 원룸에서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과 함께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도 안전하지 않음을 직감한 경민은 직접 사건의 실체를 쫓게 되는데..! 열려 있는 도어락 덮개, 지문으로 뒤덮인 키패드, 현관 앞 담배꽁초 혼자 사는 원룸, 이곳에 누군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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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게 느껴질 단점들이 많은 영화지만 <도어락>은 단 하나의 장점으로 이 문제를 완벽하게 극복한다. 나름의 긴장감을 원했던 스릴러 팬이라면 갑작스러운 공포와 예상치 못한 '놀람'을 전해주는 엽기적 장면에 소스라치게 놀랄 수 있다. 무엇보다 원룸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영화팬이라면, 정서적 안정을 위해 이 영화를 감상할지 말 것을 권한다. 그만큼 <도어락>은 현실 체감적인 공포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기 때문이다. 

오프닝 장면에서부터 한 여성이 누군가로부터 스토킹을 당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던 영화는 그 다음 장면에서 이 여성이 집에서 누군가로부터 습격을 당하면서 부터 호러적 본색을 드러낸다. 조용한 가운데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순간인 데다, 안전할 거라 생각한 밀폐된 공간에 누군가 숨죽이면서 기다리고 있다는 설정은 듣기만 해도 섬뜩하다. <도어락>은 이 장면을 과장적인 화면 연출과 시각효과로 담아내기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시점으로 사건을 조명하며 이런 일들이 현실에서 발생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주인공 경민의 일상을 보여주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잠을 자고, 출근을 준비하고, 회사 생활을 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순간이지만 알고 보니 이 모든 순간마다 그녀를 괴롭히는 인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초반부터 이 장면을 너무나 일상적으로 다룬 탓에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대목으로 나중에야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그야말로 소름 돋는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렇듯 영화는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배신을 가져다주는 듯한 섬뜩한 설정과 충격적인 장면을 연이어 등장시켜 긴장감을 유지한다. 심리, 밀실 스릴러일줄 알았던 영화가 중반부 들어서 고어적 성격마저 드러내는 부분은 이 영화의 예상치 못한 흐름을 암시한다. 

이권 감독은 CCTV 화면, 빛과 어둠을 적절하게 활용한 영상미, 배경이 되는 세트장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활용해 관객들이 최대한 이 영화의 공포를 체감적으로 느끼게끔 만든다. 그 공포의 정점을 찍는 몫은 악당에게 손도 쓰지 못한 채 당하기만 하는 경민을 실감있게 연기한 공효진에게 있다. 이처럼 <도어락>은 시각적인 공포 효과, 현실적인 접근, 예상을 뒤엎는 설정, 실감 나는 연기로 영화만의 공포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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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도어락>은 시각적 부분에서 공포를 빼고 보면 많은 단점을 노출한다. 스릴러 계열 작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개연성 부분에 있어서 치명적인 문제점이 드러나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범인의 정체와 지나치리만큼 경민에게 불편함을 드러내는 경찰들, 비정상적인 성격을 지닌 주변 남성들과 같은 캐릭터 설정은 치밀하게 구성되었던 이 영화의 공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대목이다. 민감할 수도 있는 '남성혐오' 오해(물론 영화가 그것을 의도한 건 아니다)를 불러올 수 있는 장면으로, 일상의 공포를 강조하는 이 영화의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은 부분이다. 밀폐된 공간과 공포의 부각을 유심히 다뤘던 영화가 후반부로 들어서 뻔한 전개와 액션으로 마무리되는 과정도 그 점에서 아쉽다.

메시지와 주제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크지만, 근래 등장한 한국 공포 영화 중 현실 체감적인 공포를 불러왔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를 전해줬다. 

<도어락>은 12월 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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