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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리' 리뷰: 엄마들은 울고, 아빠들은 반성하게 될 영화 ★★★★

18.11.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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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리, 2018]
감독:제이슨 라이트맨
출연:샤를리즈 테론, 맥켄지 데이비스, 론 리빙스턴, 마크 듀플라스

줄거리
신발 하나 제대로 못 찾는 첫째 딸, 남들과 조금 다른 둘째 아들, 갓 태어나서 밤낮없이 울어대는 막내, 그리고 자신에겐 아무 관심도 없이 매일 밤 게임에 빠져 사는 남편까지, 매일 같은 육아 전쟁에 지쳐가는 ‘마를로’(샤를리즈 테론). 몸이 스무 개라도 모자란 엄마 ‘마를로’를 위해 그녀의 오빠는 야간 보모 고용을 권유한다. 아이는 엄마가 돌봐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어 왔던 ‘마를로’는 고민 끝에 야간 보모 ‘툴리’(맥켄지 데이비스)를 부르게 된다. 홀로 삼 남매 육아를 도맡아 하면서 슈퍼 맘이 되어야만 했던 ‘마를로’ 곁에서 ‘툴리’는 마치 자신의 가족처럼 그녀와 아이들을 돌봐준다. 슈퍼 보모이자 때로는 인생 친구가 되어 주는 ‘툴리’로 인해 ‘마를로’의 삶은 조금씩 변화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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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를 통해 갑작스럽게 엄마가 된 십 대 소녀의 당찬 성장기를 그렸던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이 새로운 두 글자 제목의 신작을 통해 성인 엄마의 심경을 이야기한다. <툴리>는 샤를리즈 테론의 22kg 몸무게 증량 열연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영화를 감상한 후에는 그녀가 살찔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면 안타까움을 절로 느끼게 될 것이다. 

카메라는 세 아이의 육아를 온전히 책임지고 있는 엄마 마를로의 지옥 같은 일상을 비추는데 할애한다. 세 아이도 버거운데 둘째는 남들과 너무나 다른 자폐적 성격을 지니고 있고, 갓 태어난 셋째는 밤낮없이 울어대 마를로의 저녁잠을 깨운다. 세 아이의 육아로 일상생활에서 피곤함에 쓰러진 마를로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자신의 살찐 몸을 그대로 드러내며 허망하게 저녁을 먹는 아이를 쳐다보는 모습과 살찔줄 알면서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카페에서 컵케이크를 먹는 장면은 애절하게 다가온다. 그러한 그녀의 스트레스는 잠을 자는 꿈속에까지 반영되어 악몽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툴리>는 중반부까지 육아 스트레스 속에 살아가는 마를로의 모습을 일상적인 화면과 환상으로 표현하며 그녀의 고통에 관객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참여시키려 한다. 

그녀의 피곤함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남편은 무책임하게 나홀로 게임을 즐길 뿐이며, 오빠는 보모를 고용하라고 말한다. 누가 봐도 보모를 채용하는 게 옳다고 느껴질 법한 상황이지만, 마를로는 자녀에 대한 애정과 부모의 책임을 지닌 모범적인 엄마다. 자식은 자기가 직접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던 그녀였기에 그녀의 피곤함이 안타깝게 느껴지는건 그런 이유에서다. 툴리라는 이름을 지닌 보모의 등장은 그런 그녀의 삶이 마법처럼 변화되는 시기다. 피곤한 마를로에게 달콤한 저녁잠과 휴식을 가져다주며, 급기야는 같은 여자로서 고민을 나누게 된다. 젊은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툴리에 마를로는 친근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에는 엄마라는 의무로 인해 오랫동안 즐기지 못한 꿈같은 일탈을 하기에 이른다. 

<툴리>는 엄마라는 삶을 택한 현대 여성의 고충과 육아 스트레스를 유머와 심리 드라마로 공감 있게 풀어내면서, 여성 드라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모성애에 대한 정의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예상치 못한 결말 장면이 바로 그것인데, 피곤한 일상 속 지치는 와중에도 모성애는 그마저도 뛰어넘을수 있음을 암시적으로 담은 장면으로 영화를 처음부터 돌아보게 만드는 동시에 엄마라는 존재의 위대함을 다시금 돌이켜 보게 만든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 엄마 관객들은 울고, 아빠들은 반성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만큼 <툴리>는 놀라울 만큼 육아를 담당하는 부모의 심경을 너무나 잘 담았기 때문이다. 존재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존재인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모의 마음이 이 영화에 담겨있다. 

<툴리>는 11월 2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콘텐츠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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