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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인권, 반지하 출신 배우가 스타급 배우가 되기까지

18.11.0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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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의 장미>로 오랜만에 주연으로 돌아온 김인권과 영화속 비하인드와 예술관,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감은?

한달동안 14회 차로 찍어서 완성한 영화였다. 배경적 공간이 작은 영화라 그 정도 작업이 가능했던 것 같다. 그랬던 영화가 언론 시사회까지 하게 될 줄이야...(웃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배반의 장미>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대표님의 강추로 읽게 되었다. 연극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 해서 읽어봤는데, A4 용지 100장 정도 봤더니 이야기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가능할까 했는데, 막상 만들어지면 색다를 거라 생각했다. 


-영화가 마치 대학교 MT에 온 것 같은 분위기였다.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낄낄' 대면서 찍었다. 감독님이 뮤직비디오 연출가 출신이셔서 그런지 센스가 좋으셨다. 덕분에 배우들의 애드립 잔치가 감각적으로 펼쳐졌고, 사적인 농담의 향연이었다. 마치 소극장 연극을 진행하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런 저예산 농담 영화가 극장 개봉까지 온 게 너무나 신선했다. VIP 시사회 때도 많이들 웃고 좋아해서 참 좋았다. 


-김인권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는 개그 캐릭터의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이번 영화서는 그다지 많이 웃기는 장면이 잘 등장하지 않는다. 그 점은 관객에게 아쉽게 느껴지지 않을까? 

사실 내가 이 영화에서 보여줄 게 없었다. 한 작품의 중심축적인 역할을 하고 싶었고, 코믹한 역할을 하는 다른 분들 덕분에 코미디의 모습이 더 빛날 수 잇었다. 그래서 내 캐릭터 콜렉션 중에 독특한 지점에 있었다고 본다. 다른 코믹한 캐릭터에게 영향을 주는 중심축을 맡은 역할이라 내가 너무 현실적으로 보여질거 같다. <약장수> 때 기자분들이 김인권 배우가 왜 이렇게 우울하냐고 묻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런 적당한 모습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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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괴>의 혜리에 이어 가수 출신 연기자 손담비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손담비는 어땠나?

참 소탈한 연기자였다. 우선적으로 너무 좋았다. 굉장히 열심히 했고, 드라마로 데뷔를 했던 친구여서 그런지 연기력도 너무 좋았다. 남자 셋이 죽으려고 모였는데, 손담비가 나타났으니, 그 존재만으로도 활기가 넘칠 만 했다. (웃음) 


-생각보다 화장실 유머가 강하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사실 원작 자체가 반듯한 작품이었다. 거기에 슬랩스틱 코미디가 더해진 셈이다. 완전 대사의 향연이 등장하는 작품이라고 할까? 그러다가 우리만의 농담이 가미된 코미디 영화가 나온 것이다. 사실 내 대사도 문학적인 요소가 많다. 육심선이 하는 대부분의 대사도 사실 내께 더 많았다. 


-저예산 영화, 큰 영화를 오가며 활동하는 중이다. 

저예산 영화도 조연이면 안 한다. (웃음) 솔직히 말하면 내 분량이 큰 영화를 해보고 싶다. 크게 보자면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높이고, 개인적으로는 연기적 경력을 높이고 싶은 목표가 있다. <조폭마누라><말죽거리 잔혹사>할때도 드라마 단막극도 자주 했었는데, 그 때문에 내 역할이 많이 컸었다. 배우에게 있어서 작은 역할은 없지만 큰 역할은 큰 역할이다. 이게 내 신조다. 


-배우님은 딸 셋이 있는 아버지다. 아이러니 하게도 정성훈 배우는 아들 셋이 있는아버지다. 그래서 왠지 잘 통했을 것 같다. 

상훈이 형하고 그런 동병상련이 있었다. (웃음) 그래서 상훈이 형이 제일 힘들지 않나 생각된다. 그래서 요즘 가장 열심히 하고 있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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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하고 나서 배우로서 리프래쉬할 때는?

항상 느낀다. 배우로서 언론 시사는 영혼을 털리는 시간이고, 반성의 시간이듯이 마치 정치인이 검찰 조사를 받고 온 느낌과 같다고 해야 할까? (웃음) 예전에는 그런 부담이 있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적극적인 성격이 되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부딪치게 되니 발전하고 깨닫게 된다. 


-극 중 인물들처럼 힘겨웠던 시기는 있으셨나? 

사실 나는 그렇게 밝은 삶을 살지 않았다. 가정환경도 어려웠고, 학창 시절도 우울했다. 가세가 기울어져서 부모님하고 떨어져 산 적이 많았다. 중고등학교 내내 반지하, 결혼하고 나서도 반지하였고, 화장실도 밖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오랫동안 사용해야만 했다. 어머니도 일찍 돌아가셔서 생계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그 때문인지 예능 나와서 밝음을 강요했을 때 힘들었다. 그런 과정이 있었으니 배우로서 힘들었던 시절을 무난하게 보낼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내가 어느 정도 밝을 수 있었던 것은 내 딸들 덕분인 것 같다.


-대중이 생각하는 김인권의 코믹적 역할을 벗어볼 의향은?

항산 한다. 그래서 최근 촬영한 작품들이 그런 성향의 작품들이었다. 주성치 성향의 코미디, 수사극, 전쟁영화, 호러물, 액션물 등등 많이 있다. 내 저예산 영화들은 오히려 나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많다. 


-배우들과 좋은 조화를 이뤄내는 비결은? 

사실 나는 영화 속 모습과 다른 밝은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말을 꺼내면 다들 도망가는 타입이다. (웃음) 그래서 후배들 같은 경우는 부담스러워할 것이다. 그래서 사실 사람들하고 어울리는건 사실 포기했다. 그냥 일을 열심히 하면서 작품 속 캐릭터로 만날 때가 참 편하고 재미있다. 사람들과 모여서 뒷이야기 하는 편에는 능하지 않다. 그런데 이번 <물괴> 촬영하면서 만난 김명민 선배님을 만나게 되면서 연기도, 인생도 관계도 잘 해주는 선배를 보면서 앞으로는 저런 선배가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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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내 출연작이 있다면? 혹은 보여준 작품은?

내가 나오는 작품을 애들이 안 좋아한다. <방가, 방가> <해운대>를 봐도 내가 맞고 도망 다니는걸 보면 애들이 울고 싫어한다. 멀쩡한 아빠가 당하니 애들이 충격받을만했다. 그나마 <비밥바룰라> 때 내가 좋게 나오고 할아버지들하고 잘 어울리는 애들이 좋아하고 <물괴> 때는 애들이 참 멋있다고 좋아하더라. 


-만약 영화 제작, 기획 기회가 온다면?

일단은 훌륭한 작가와 함께 내가 연출할 수 있는 교훈적인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이왕이면 CG가 많이 활용되는 초현실적인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고 할까? (웃음) 홍상수, 우디 앨런 감독처럼 개인적인 성향을 지닌 감독이 되어보고 싶다. 동시에 제임스 카메론 같은 발명가 같은 연출자가 되어서, 영화계의 스티브 잡스 같은 혁신적인 인물이 되고 싶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태원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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