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ising

'보헤미안 랩소디' 리뷰: 전설 퀸을 담기에 그릇이 너무 작은 영화 ★★☆

18.10.30 09:47


24.jpg

[보헤미안 랩소디,2018]
감독:브라이언 싱어
출연:라미 말렉, 조셉 마젤로, 마이크 마이어스, 루시 보인턴, 벤 하디

줄거리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버사라’ 보컬을 구하던 로컬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시대를 앞서가는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을 사로잡으며 성장하던 ‘퀸’은 라디오와 방송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음반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려 6분 동안 이어지는 실험적인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거두며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독보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던 ‘프레디 머큐리’는 솔로 데뷔라는 유혹에 흔들리게 되고 결국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멤버들과 결별을 선언하게 되는데… 

25.jpg

전설의 록 밴드 퀸을 다루는 영화가 드디어 나왔다. 프레디 머큐리라는 상징적인 존재와 그들이 남긴 수많은 명곡의 비하인드는 충분히 스토리텔링으로 그려져도 무방한 소재인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항상 이야기하듯이 무수한 소재를 지니고 있다 한들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안에 분명한 목적성과 관점이 담겨 있어야 한다. 이 영화가 퀸이라는 밴드가 지닌 상징성을 알리는게 우선인지? 아니면 프레디 머큐리라는 한 인간에게 퀸 이란 무엇인가? 인지 말이다. 애석하게도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과 프레디 머큐리 이 둘을 정의하는데 있어, 아쉬움이 많이 깃든 결과물이었다. 

첫 소감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했으나, 사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최악이거나 기대 이하의 작품은 절대 아니다. 음악이 소재인 영화이기에 유명 곡들의 탄생 비화부터, 괴짜 적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친근한 모습이 기대했던 흥미 요소로 활용된다. 무엇보다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과 그의 외형적인 모습을 놀라울 만큼 100%에 가깝게 재현한 라미 말렉의 연기는 퀸의 팬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아쉬운 요인은 접근 방식에 있다. 전체적으로 이 영화가 퀸의 영화인지 프레디 머큐리 개인의 전기물인지 확실하게 정의되어야 했지만,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 둘을 동시에 안고 가려 한다. 그 때문에 몇몇 중요한 장면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거나 수박 겉핥기식으로 넘어간다. 기대했던 명곡 라이브가 절반 정도 상황에서 끝나는가 하면, 보헤미안 랩소디 탄생 비화를 이야기하다 전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뜬금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각종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식으로 연결되다 보니 이야기가 산만하게 느껴진다. 퀸의 이야기는 창작과 갈등으로만 언급되고, 프레디 머큐리 개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부분은 깊이가 없어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의 성(性)적인 부분을 인간적인 외로움으로 연결하는데 있어 부가적인 요소가 필요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 이 영화에서 그러한 면까지 다루는 것은 과욕에 가까웠다.  

무수한 에피소드를 산만하지 않게 다루고 싶었다면 대니 보일의 <스티브 잡스> 방식을 음악적으로 재해석해서 다뤘다면 어떘을까 싶다. 이야기에 대한 아쉬움은 영화의 마지막 20분 19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을 통해 완벽하게 만회된다. 이 장면은 보는 이에 따라 영화 전체에 대한 호불호를 불러올 수 있다. 이 영화의 장점인 음악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완벽한 묘사가 전부 집약된 대목으로 관객들이 절로 박수를 치고 즐기게 만드는 체험적 효과를 불러오게 한다. 프레디 머큐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완벽한 무대 장악과 브라이언 메이의 전설적인 기타 리프까지 밴드가 지니고 있는 보이지 않는 요소까지 세심하게 다룬 모습이 인상적 이었다. 특히 라이브의 주체인 관객의 환호와 희열을 클로즈업으로 다룬 대목이 이 영화의 결정적 장면으로 퀸이 지닌 대중적인 상징성과 음악에 대한 감동을 보다 공감 있게 전해주는 정서적 장면이다.(성향에 따라서 전반부가 아쉬었던 관객이라면 이 장면을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마지막 20분은 음악 영화 사상 가장 압권에 가까운 대목이지만, 이야기와 편집적 요소의 부실함을 그냥 넘길 수만은 없다. 3/1의 압권이어도, 나머지 3/2가 부실했다면 이를 종합한 냉정한 평가는 받아야 한다.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으로써 이 영화와 OST를 사랑하지만, 평가는 그와 별개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10월 3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