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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리뷰: 韓 아침 드라마를 보는 기분 ★★★☆

18.10.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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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2018]
감독:존 추
출연: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양자경, 젬마 찬, 아콰피나

줄거리
뉴요커 레이첼은 남자친구 닉의 절친 결혼식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향한다. 처음으로 아시아를 방문한다는 설렘도 잠시, 닉의 가족을 만난다는 사실이 걱정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닉이 싱가포르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자 모두가 선망하는 결혼 후보 1순위 신랑감이었던 것. 레이첼은 사교계 명사들의 질투와 더불어 본인을 영 탐탁지 않아하는 닉의 어머니의 타겟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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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와 관련한 리뷰 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한국 드라마다. 물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한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작품도 아니며, 아침 드라마와 같은 막장 적 요소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은 아니다. 단지 우리에게 익숙하게 느껴질 시월드, 연인에 대한 환상, 주변의 질투와 같은 브라운관 드라마에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들이 할리우드 영화에 활용되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더구나 할리우드에 활동하는 아시아권 배우들과 영화인들의 참여와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적 요소를 서구의 관점으로 재해석 했다는 점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그러한 소재가 서구권 관객에게는 굉장히 큰 흥미를 전해줬을 테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아시아권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때 그다지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문화권을 넘어서 로맨틱 코미디가 지니고 있는 오락적인 재미와 무난한 교훈과 같은 공감적인 요소를 전해주며 올해의 다크호스 영화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평범한 줄 알았던 사랑하는 남친이 알고보니 거대 재벌이었다는 설정이 말해주듯이, 영화는 주인공 레이첼이 남자친구 닉의 집안이 가진 재산과 권력의 위치를 알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자신을 홀대한 호텔을 인수해 사버릴 만큼 아시아 최고의 부호인 닉의 집안 규모는 레이첼의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에 닉의 친구와 주변인들의 럭셔리 삶 또한 어마어마해 평범한 뉴요커의 삶을 산 레이첼에 자괴감을 전해줄 정도다. 그것을 눈치챘는지 닉의 엄마는 레이첼이 자신의 아들을 감당할 그릇이 못 된다며 레이첼에게 이별을 종용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럭셔리한 삶에 대한 시각적 재미를 시종일관 가져다주는 동시에 자괴감과 감당할 수 없는 운명에 맞서는 주인공의 활약을 통해 부유함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일부 졸부적 마인드를 지닌 인물들에 대한 풍자와 부유한 삶과 평범한 삶 사이에서의 고뇌 등 현실적 주제의 이야기들을 언급한다. 로맨틱 코미디와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점이라는 장르와 소재의 특별함을 지니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무난하게 전달한다. 물론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아콰피나, 켄 정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웃음을 전달하는 신스틸러들의 존재감이다. 시월드와 졸부적 마인드에 맞서야 하는 주인공에게 시종일관 웃음과 따뜻한 위로를 전달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이 영화가 강조하려 한 가족적 메시지에 대해 의미 있게 전달한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10월 2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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