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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리뷰: 달착륙 조작, 음모설에 대한 영화만의 답변 ★★★☆

18.10.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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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2018]
감독:데이미언 셔젤
출연: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제이슨 클락, 카일 챈들러, 코리 스톨

줄거리
이제껏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도전한 우주비행사 닐(라이언 고슬링)은, 거대한 위험 속에서 극한의 위기를 체험하게 된다. 전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그는 새로운 세상을 열 첫 발걸음을 내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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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부터 먼저 언급하자면 이 영화에 주된 볼거리로 언급된 <그래비티><인터스텔라>와 같은 광대한 우주에 대한 묘사와 시각효과를 기대했다면 그 부분에 대한 기대를 접는 게 좋다. 물론 하이라이트가 될 달착륙 장면은 생생했으며, 아이맥스 화면에 비치는 영상은 관객으로 하여금 진짜 달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올 것이다. 다만, 이 영화는 그러한 볼거리에 치중한 작품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연출자인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성향이 그 부분을 말해주고 있다. 예술적 광기를 그린 <위플래쉬>, 고전 문화와 예술에 대한 헌사를 담긴 <라라랜드>와 같은 강렬하고 아름다운 극과 극 성향을 지닌 그의 대표작을 생각해 본다면 '데이미언 셔젤은 <퍼스트맨>을 만들기 위해 이 두 영화를 만든것인가?' 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한 마디로 <퍼스트맨>의 주된 목적과 메시지는 우주를 향한 인류의 집착과 그 도전을 향한 헌사였다. 실제 인물인 닐 암스트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영화의 목적과 매우 부합한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퍼스트맨>은 초반부터 우주인이 되기 위해 고된 훈련을 진행하는 닐의 고군분투를 유심히 비추며, 우주인이 되기 위한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체감하게 한다. '극한직업' 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속을 뒤집는 고된 훈련과 안전장치 조차 제대로 없는 실험 비행체를 타며 매번 목숨을 걸어야 하는 직업이 영화가 그리는 우주비행사의 실체다. 우리가 동경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갖은 고생 속에 살아야 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1960년대 우주 경쟁 시대의 이면을 조명한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로 인해 '누구보다 더 멀리 가야 한다'라는 관념이 양쪽의 경쟁을 촉발하기에 이른다. 그러한 경쟁 과정이 위성 발사와 달착륙에 크게 기여했지만, 그로 인해 수많은 우주비행사들이 희생되고 말았다. 영화는 닐 암스트롱이라는 한 명의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시대가 낳은 경쟁에 희생된 비행사들에 대한 남다른 추모를 의미 있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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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러한 무모한 우주에 대한 갈망을 헌사 적으로 담으려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목적이다. 위험과 희생을 동반하면서도 도전과 개척 정신이라는 의미하에 포기하지 않는 암스트롱의 집념은 <위플래쉬>의 광적인 열정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그러한 이면이 집착과 같은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수 있지만, 우주비행사들의 개인적인 고뇌와 내면을 진솔하게 담은 전체적인 구성이 그들의 신념에 공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데이미언 셔젤은 닐 암스트롱의 개인사와 그가 지니고 있는 트라우마를 통해 그가 우주로 가려는 이유와 인류의 달 탐사 도전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재조명한다. 지나치리만큼 개인적인 시선인 동시에 억측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인류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순간이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소중한 순간이었음을 아이러니하게 정의한 대목이다. 

인류의 위대한 첫 발이라 불리는 달 탐사 장면이 닐의 개인사와 연계되어 새롭게 조명되는 순간은 그 점에 있어서 긴 여운과 진한 감동을 불러오게 한다. 이는 곧 달 탐사가 인류의 신세계를 열었듯이, 정들었던 구세계와의 슬픈 작별을 은유적으로 담은 대목으로 비친다. 여기에는 미국과 할리우드의 영웅주의 같은 구세대적 관점은 완전히 배제된 체 인간 닐 암스트롱의 시선으로 대변되는 개인의 시선으로 정의했다는 점에서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라라랜드>의 후반부를 강렬하게 본 관객이라면 마지막 달탐사 장면이 인상깊게 다가올 것이다. (이 영화 이후로 데이미언 셔젤만의 영화에 대한 관념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우주라는 배경보다는 우주에 가려는 인간에 초점을 맞춘 방식을 지닌 탓에 다소 긴 러닝타임을 고려해 본다면 기대보다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닐 암스트롱의 내면, 고뇌 그리고 가정사까지 다루며 우주라는 세계의 평범한 한 개인의 존재를 의미있게 그리고 있지만 그로인해 묘사는 길고 전개는 느려졌다. 장단점이 명확한 작품이지만, 이 영화가 지니고 있는 진심과 구성을 열린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여태까지 다뤄진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신선한 여운과 정서를 받게 될 것이다. 그것은 곧 "달 착륙은 조작이다!" 라고 말하는 음모설에 대한 영화만의 멋진 답변이기도 하다. 새 시대를 열기 위해 희생마저 감수한 비행사들의 노력과 과거와의 슬픈 작별을 고한 그날의 발걸음은 의혹으로 폄하 하기에는 너무나 위대한 행동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퍼스트맨>은 10월 18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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