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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 리뷰: 섬뜩하지만 인상적인 여성 해방 영화 ★★★★

18.08.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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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 2017]
감독:요아킴 트리에
출연:에일리 하보, 카야 윌킨스, 엘렌 도리트 페테르센, 헨릭 라파엘센

줄거리
평범한 대학 신입생 델마는 우연히 아냐를 만난 후 발작으로 쓰러진다. 이후 알 수 없는 힘에 사로잡힌 그녀는 자신의 놀라운 능력 그리고 가족들이 숨겨온 금기의 과거와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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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영화는 기사 제목처럼 히어로 영화를 표방한 작품은 아니다. 히어로 영화에서 익숙하게 사용되는 초능력과 같은 초자연현상을 소재로 삼았을 뿐,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차가운 북유럽 특유의 정서로 그려냈다. 따라서 대중적인 초능력 영화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묘사 방식이 다소 공포스럽거나 기괴한 여운을 남겨, 공포물을 보는듯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뇌전증을 불러올 수 있는 일부 시각적인 장면들도 불편함을 가져다주고 있어서, 뇌와 눈에 민감한 관객이라면 안타깝지만, 문제의 장면에서 눈을 감는 것이 좋다. 

시종일관 기괴함과 불편하게 느껴질 상징적 장면들을 선보이지만, 요아킴 트리에 감독은 이러한 구성 속에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의미 있는 메시지와 상징성을 내포시켜 이 영화가 지니고 있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되뇌게 만든다.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묘사지만 이야기적인 호기심을 유발하며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주인공 델마에게 일어나는 괴현상의 정체, 그녀에게 일어난 현상을 알고 있는 부모, 초능력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물음표를 던지며 그와 관련한 진실을 하나씩 풀어낸다.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마녀 사냥으로 대변된 전통적인 여성에 대한 억압과 그로 인한 편견이 상징적으로 드러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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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델마가 초능력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대목은 그녀 스스로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극적인 순간이자, 여성의 자유와 금기의 해방을 의미한다. 물론 이 부분은 성(性)적인 해석으로 정의하기 보다는 동성애로 대변된 소수자 혹은 억압받는 개개인에 대한 시선으로도 해석될 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시각을 초능력, 판타지와 같은 장르로 풀어내며, 히어로와 초능력자에게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자각'을 해방으로 표현한 방식이 신선한 여운을 남긴다. 델마가 자각을 하게 되는 마지막은 다소 위험하면서도 가부장 사회로 대변된 남성을 향한 도발적인 시선을 지니고 있지만, 전자서 언급한 소수자의 해방으로 해석한다면 영화적 흥미란 무엇인지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진정한 여성 히어로 영화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델마>는 현재 절찬리 상영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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