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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 리뷰: 사랑스러운 홈리스녀가 전해주는 N포세대의 동화 ★★★☆

18.03.1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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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2017]
감독:전고운
출연:이솜, 안재홍, 강진아, 김국희, 이성욱, 최덕문, 김재화, 조수향

줄거리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 새해가 되자 집세도 오르고 담배와 위스키 가격마저 올랐지만 일당은 여전히 그대로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싸지는 세상에서 포기한 건 단 하나, 바로 ‘집’.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도시 하루살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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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동명의 소설 제목을 그대로 옮겨온 <소공녀>는 소설이 전해주고 있는 정서와 기본 메시지를 현대의 대한민국 사회에 접목시켜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웃프'게 그려냈다. 사회의 현실을 담은 풍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솜이 연기하는 주인공 미소의 모습과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소공녀>의 미소는 근래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독특함을 지닌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30대 초반의 여성이 감히하기 힘든 가사도우미라는 직업과 남들 다 걱정하는 집, 경제 문제는 뒤로한채 위스키와 담배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을 즐기는 그녀의 모습이 현실을 살아가는 도시인들과 전혀 다른 대비를 이룬다. 영화는 미소의 이러한 순수한 모습을 현실적 세상에 지친 인물들과 마주 시키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영화가 전하고자 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 

미소가 마주하게 된 이들은 과거 밴드를 함께 결성했던 맴버들로 회사생활, 이혼, 결혼 등 현실의 삶에 지쳐있거나 속물적인 근성만 쌓이게 된 변해버린 인물들이다. 미소는 그들의 삶을 마주하고 체험하며 그들이 잊고 지냈던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전달한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바쁜 일정과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며 현실만 바라보고 있을 때, 미소 만큼은 우정과 소소한 행복 같은 가치를 잊지않고 살았다. 

하지만 현실은 순진한 그녀가 살아가기에 만만치 않은 곳이었으니... 영화는 버는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이 올라가는 물가가 미치는 영향을 그녀의 소소한 취미 생활이 타격을 입게 되는 과정을 통해 경제적 현실의 문제점을 체감적으로 담아낸다. 그녀가 집을 나오게 된 계기는 위스키와 담배값이 인상되자 소소한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남들같으면 위스키와 담배를 포기하고 집을 지키라고 하지만 이 두 개는 그녀만이 지니고 있는 고결한 취미이자 인간으로서 지닌 품위와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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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그러한 품위를 지키려는 그녀의 눈물겨운 모습을 보여주다 결국에는 사랑하는 남자친구와의 만남에도 변화를 맞게 되는 모습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현실로 인해 하나하나 포기해야 하는 오늘날 N포 세대의 서글픈 현실을 애처롭게 반영한다. 안타까움과 슬픈 공감적 요소들이 곳곳에 담겨있지만 <1999, 면회><족구왕><범죄의 여왕>을 제작한 광화문픽쳐스의 작품답게 유머러스한 분위기와 소소한 정서가 특유의 재미를 자아내며 우리의 현실적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소공녀>는 3월 2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GV아트하우스/모토MO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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