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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보다 강렬한 조연] 동서양의 얼굴을 지닌 매력적인 혼혈배우 아사노 타다노부

최재필 ㅣ 17.12.0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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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라그나로크]를 끝으로 [토르] 시리즈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시리즈인 만큼 주요 인물들의 생사도 결정되었는데, 토르의 절친한 동료였던 워리어즈 쓰리(팬드랄, 볼스테그, 호건)가 이번 시리즈에서 악녀 헬라의 공격으로 전원 사망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사망 설정이 아쉬울 따름이지만, 그동안 [토르] 시리즈의 재미를 풍성하게 해줬던 만큼 워리워즈 쓰리를 감칠맛 나게 연기한 배우들의 활약상은 마블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이제 마블 프랜차이즈에서 하차하는 그들을 다시 돌아보면서, 유독 유일한 동양계 캐릭터였던 호건을 연기한 배우에게 애착이 느껴졌다. 

일본 영화계에 주로 활약하며, 상업성과 예술성을 오가는 작품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나름의 연기 보폭을 넓혀온 연기자였다. 전성기였던 90년대 중후반,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비견되는 일본 최고의 미남 스타로 추대되었지만, 그러한 대중적 인기에 취하지 않고, 자신의 예술관에 집중해 자신만의 연기력을 선보이게 되고, 덕분에 일본 최고의 감독(아오야마 신지, 이와이 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쿠로자와 키요시)과 해외의 거장 감독들로부터 캐스팅 제의를 끊임없이 받으며 출연한 아시아 최고의 배우였다. 비록 [토르]에서 보여준 분량이 명성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적었으나, 그러한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 '천성' 배우로서의 진가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일본 영화 마니아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대스타이지만, 지금의 젊은 20대 관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할리우드에서 뒤늦게 진가를 인정받은 그의 이름은 아사노 타다노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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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사노 타다노부 (浅野忠信 (あさの ただのぶ), Asano Tadanobu)
생년월일:1973년 11월 27일
출생지:일본 카나가와 현 요코하마 시
키:179cm

아사노 타다노부는 1973년 11월 27일 일본 카나가와 현 요코하마시에서 태어났다. 일본인 아버지와 네덜란드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로 자란 그는 히피적 정서를 지닌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다양한 문화적 정서를 이어받았다. 록음악을 좋아하던 어머니의 영향을 이어받아 십 대 초반부터 우드스탁 페스티벌 영상을 즐겨보고, 펑크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리더 시드 비셔스를 동경해 중학교 때 펑크록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1988년 배우 매니저 출신인 아버지의 권유로 15세의 나이에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되고, [3학년 B반 킨파치 선생] 오디션에 참가해 합격하게 된다.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기계적인 환경과 제작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는 드라마 제작 환경에 적응 하지 못해, 2년간 연기 생활을 중단한다. 그러다 1990년 만화 '드레곤 헤드'의 원작자 모치즈키 미네타로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청춘 영화 [물장구 치는 금붕어]를 통해 다시금 연기에 복귀하게 된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다가 1995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장편 영화 [환상의 빛]에서 여주인공 유미코에게 큰 상처를 안긴 이쿠오를 연기해, 영화팬과 관계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게 된다. 아사노 타다노부는 이 영화를 시작으로 오늘날 일본과 아시아 영화계 거장들로 추대되고 있는 감독들의 초기작에 연이어 참여하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되고, 이러한 행보 덕분에 그는 90년대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연기자로 인식된다. 

1996년 [유레카]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데뷔작 [헬프리스]를 비롯해, [러브레터] 이와이 슌지 감독의 세 번째 영화 [피크닉],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러브 & 팝], [감각의 제국]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고하토],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쌍생아]는 90년대 중반 아사노가 조연과 주연으로 출연하던 작품으로, 일본 영화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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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환상의 빛]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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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크닉]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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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하토] (1999)

1999년 [상어 가죽 남자와 복숭아 엉덩이 여자]와 같은 파격적인 B급 성향의 코미디에도 출연할 정도로 특정 영화, 장르 출연을 고집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성향의 작품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2001년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이치 더 킬러]에서는 새디즘과 메저키즘을 오가는 싸이코로 등장해 잔인하고 섬뜩한 고어 연기를 선보였다. 그를 좋아하던 팬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는 파격 연기였지만, 아사노 타다노부의 연기 지평을 더 넓히게 만들어준 계기가 되었다. 

2003년 기타노 다케시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자토이치]에서 무사 하토리로 등장해 무표정하지만 존재감만큼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 작품으로 아사노는 2004년 제27회 일본 아카데미 우수 남우 조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같은 시기에 개봉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 [밝은 미래]에서도 존재감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특유의 연기력을 선보이게 되었고, 이는 곧 그의 대표적인 연기 스타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유년 시절 부터 록밴드와 히피문화를 동경해 왔던 자유분방한 감성이 자기만의 정서적 연기와 존재감을 빛나게 해주는 오늘날의 원동력이 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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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밝은미래]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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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토이치]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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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페 뤼미에르]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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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이지 않는 물결] (2005), 상대 배우는 한국 배우 강혜정

이러한 그만의 연기적 스타일은 국경과 정서를 넘어서 해외 영화팬들을 매료시키는 특징으로 연결되어, 해외 감독들과의 협연으로 이어지게 된다. 태국 감독 펜엑 라타나루앙의 영화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보이지 않는 물결]과 대만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의 [카페 뤼미에르], 몽골의 영웅 칭기즈칸 '테무진'으로 출연한 세르게이 보드로프 감독의 [몽골]이 그러한 대표작 이었다. 이후 [녹차의 맛][란포 지옥][도쿄 좀비]등 개성넘치는 코미디와 기괴한 호러물에서 연이어 파격적인 변신을 거듭하다 2010년 출연한 [비욘의 아내][츠루기다케 점의 기록]으로 제 3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개의 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총출연작은 90여 편이 넘었지만, 전 세계 대중들로부터 알려진 대표작이 없었다. 그러다 2011년 마블의 [토르:천둥의 신]에서 워리어스 쓰리의 일원인 호건역에 캐스팅 되면서 뒤늦게야 할리우드 진출 기회를 갖게 되었다. 마블 영화에서의 활약으로 이후 SF 액션 블록버스터 [배틀쉽],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액션 [47 로닌], 마틴 스콜세지 감독 연출에 앤드류 가필드가 출연한 종교 영화 [사일런스]에 연달아 출연해 안정적인 영어 연기를 선보이며 미국 관객들에게 익숙한 동양인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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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몽골]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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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틀쉽]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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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수]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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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일런스] (2016)

할리우드 진출 기간에도 [기생수- 파트 1, 파트 2] [내 남자] [루팡 3세]와 같은 자국 영화에 출연해 다작 연기자로서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올해 44세인 그는 현재까지 총 102편의 작품에 출연했으며, 두 편의 해외 작품 촬영하고 있다. 마블 시네마틱에서의 그의 임무는 끝났지만, 그로 인해 아사노는 훨씬 더 다양한 장르와 국적의 작품에 출연해 나날이 새로운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가까워졌지만, 연기 열정을 선보이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그의 노력이 어떤 결과물을 완성할지 기대된다. 

-일상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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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IMDB, 아사노 타다노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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