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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리뷰: 절대 고어물이 아닙니다…당신을 울릴 영화입니다 ★★★☆

17.10.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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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017]
감독:츠키카와 쇼
출연:하마베 미나미, 키타무라 타쿠미, 키타카와 케이코, 오구리 슌

줄거리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드는 ‘나’, 학교 최고의 인기인 ‘그녀’, 어느 날, 우연히 주운 [공병문고]를 통해, 나는 그녀와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다. “너 말이야, 정말 죽어?”  “...응, 죽어” 그날 이후, 너의 무언가가 조금씩 내게로 옮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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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많은 이들을 기겁하게 했지만, 이와 상반되는 분위기의 포스터를 공개해 호기심을 자극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아직도 많은 관객들이 제목에 혐오감이 느껴진다는 이유는 관람을 꺼리는 분위기지만,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이후의 반응은 올해초 개봉한 [너의 이름은.] 다음으로 또다른 열풍을 불러올 일본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되고 있다. 오히려 고어 영화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제목 덕분에 일본 로맨스물 특유의 감성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우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주요 인물을 최소화 한 점이 눈에 뛴다. 주연에서부터 조연까지 다양하게 활용하는 일본 영화 특유의 특징과 달리 영화는 주인공 '나'와 '사쿠라'에 집중하며 이 두 인물 사이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와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여느 평범한 연인, 단순한 친구 관계가 아닌 '썸'에 가까운 위치로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애틋함과 발칙함을 오가는 식이어서 흥미를 자아내게 한다.

두 캐릭터의 상반된 개성을 설정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조용히 책만 읽으며, 소심하게 조용하게 살아가며 스스로를 보잘것없는 존재라 생각하는 나와 달리 이쁘고 당돌한 성격을 지닌 사쿠라는 학교 최고의 인기녀. 그런 나에게 편견 없이 다가오는 사쿠라의 접근은 당황함과 왠지 모를 설렘의 감정을 불러오게 한다. 답답하고 소심한 나에게 사쿠라의 발칙한 접근 장면이 유머와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고, 그로 인해 소심하던 주인공이 시간이 흐를수록 변해가는 과정이 새로운 흥미를 불러온다. 

로맨스 영화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친구에서 연인이 되어가는 전형적인 과정 같지만, 직접적인 고백과 애정표현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전자서 언급한 '썸'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사쿠라를 향한 편견과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게 되는 나의 모습을 통해 십대 로맨스 특유의 풋풋한 감성과 여운을 남기려 한다. 그 때문인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로맨스 영화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불러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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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의미는 영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결국에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제목의 의미는 서로의 육체적, 마음의 아픔을 가진 소녀 소년이 함께 공감대를 이루며 타인에 대한 친근감과 애정을 표현하는 반어적 또는 비유적인 표현인 셈이다. 영화가 전해주는 궁극적 메시지는 타인에 대한 편견 없는 애정과 포옹이라는 여운을 남기고 있어, 이 영화가 단순한 연인의 사랑이 아닌 인간애와 관계에 대해 우선으로 이야기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예상치 못한 흐름과 함께 진행되는 후반부는 [러브레터] 라스트신의 긴 버전을 보는듯한 애틋함 감성을 남기는 대목이다. 그동안 나의 시점에서 진행된 이야기를 사쿠라의 시선에서 나를 정의하는 부분으로, 스스로 보잘것없는 존재라 생각한 '나'가 사쿠라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존재임을 알게되는 장면이다. 이를 통해 영화는 우리 모두는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하게 되는데, 일본 로맨스물 특유의 정서적 분위기와 애틋함을 더해주는 반전으로 그려져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기게 한다. 

시종일관 같은 톤과 분위기를 유지하는 부분이 단점이지만, 결국에는 그것이 모두가 원한 장점으로 적용되었다. 제목에 대한 호기심만으로 영화를 보게 된다면, 예상치 못한 강렬한 메시지와 감성을 선물받게 될 것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10월 2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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