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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골든 서클] 리뷰: '병맛' 반, '성숙함' 반을 섞어 제조한 폭탄주 영화 ★★★

17.09.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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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골든 서클, 2017]
감독:매튜 본
출연: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 페드로 파스칼

줄거리
철저하게 비밀에 둘러싸인 채 세상을 안전하게 지키는 임무를 수행해온 독자적인 국제 정보 조직 킹스맨. 그러나 어느 날 국제적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킹스맨 본부가 무참히 파괴된다. 에그시(태런 에저튼)와 멀린(마크 스트롱)은 킹스맨 ‘최후의 날’ 규약에 따라 발견된 위스키 병에서 ‘미국 켄터키’라는 키워드를 얻게 되고, 그 곳에서 형제 조직인 스테이츠맨의 존재를 알게 된다. 전 세계를 장악하기 위해 위협적인 비지니스를 추진 중인 골든 서클과 수장 포피(줄리안 무어). 이들의 계획을 막기 위한 킹스맨과 스테이츠맨의 작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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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이 돌아왔다. 그것도 1편을 훌륭하게 완성한 매튜 본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서 무난한 완성이 기대될 것이다. 하지만 매튜 본은 단 한 번도 속편을 연출해 본 적이 없었던 연출자다. [킥 애스][엑스맨] 시리즈와 같은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을 내놓았지만, 후속작으로 연출한 영화는 이번 [킹스맨:골든 서클]이 처음이다. 그만큼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데 특징적인 장점을 지닌 만큼, 본편을 무난하게 연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 점에서 보자면 이번 영화는 장단점이 고르게 섞여 있는 영화였다. 

[킹스맨:골든 서클]은 이러한 1편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려는 듯 시작부터 파격적인 출발을 알린다. 주인공 에그시가 전편에서 죽은 줄 알았던 배신자 찰리와 마주해 택시 안에서 타격 액션과 추격전을 동시에 진행하는 장면은 펑키한 음악 리듬에 맞춰져 실감 나게 그려진다. 그만큼 이번 속편은 볼거리 면에서 확실한 재미와 임팩트를 주는 작품이다. 스케일도 더욱 확대되어 런던을 벗어나 스웨덴, 북미 대륙, 알프스산맥, 동남아시아를 오간다. 

이러한 변화를 맞을 수 있었던 것은 줄리안 무어가 연기하는 새로운 악당 포피의 존재 덕분이다. 그녀는 1편의 악당 사무엘 L.잭슨의 밸런타인과 달리, 대중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지하 경제로 상징되는 전세계 마약 시장을 장악한 인물. 앙코르와트를 연상시키는 동남아 정글의 어느 사원을 점령해 70년대 분위기가 가득 담긴 테마파크로 바꾼 그녀는 시종일관 말광량이처럼 미소를 짓고 있지만, 겉모습과 다른 살벌하고 잔인한 면모를 가진 무서운 악녀다. 밸런타인과 같은 엄청난 정보망과 인맥은 기본이며, 로봇과 같은 첨단 강철 무기를 활용해 사람들을 잔인하게 해치운다. 

그녀가 개발한 로봇 팔, 로봇 강아지, 사이보그는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빌런들의 주무기로, 이번 속편이 지닌 흥미 요소의 특징을 상징한다. 첨단 무기를 지닌 악당만큼 이에 맞서기 위해, 킹스맨을 돕는 형제 첩보기관 스테이츠맨의 존재도 이번 시리즈만의 또 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전해준다. 주류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술병으로 형상화한 본부의 모습과 조직원의 코드명이 술 종류, 이름에 따라 불리게 된 점이 이들의 특징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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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미국을 전통으로 상징되는 카우보이 의상에 산탄총, 로데오에 사용되는 올가미와 채찍을 첨단화시킨 무기는 [킹스맨] 시리즈가 지닌 비밀 첩보 기관의 개성을 잘 활용한 영화만의 독특한 유머와 흥미를 불러오게 한다. 그래서인지 카우보이 첩보원인 스테이츠맨은 영국 신사를 상징하는 킹스맨과 다른 터프하면서도 남성적인 면모가 더 두드러져 있다. 

새롭게 합류한 캐릭터와 집단에 등장으로 기존의 킹스맨 조직과 인물 구성도 변화를 불러오게 되었다. 포피의 기습으로 조직원은 에그시와 멀린만 남은 상황. 여기에 1편에서 죽은 줄 알았던 콜린 퍼스의 해리가 다시 귀환하게 되면서 시리즈만의 활력을 불러올 것 같았으나, 안타깝게도 이번 속편은 그 기대를 전혀 다른 쪽으로 활용했다. 1편에서 당한 큰 부상으로 정신적 타격을 입은 해리가 다시 첩보원으로서의 감각을 회복하는데 집중한 탓에, 킹스맨의 역할이 다소 줄어들게 되며, 스테이츠맨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위스키 역의 페드로 파스칼이 해리의 역할을 대신하게 만들어, 화려하고 빠른 역동적인 액션을 선보였지만, 해리가 보여줬던 캐릭터의 정서적 매력을 채워주지 못했다. 이번 후속편의 아쉬운 부분은 바로 이것이었다. 1편이 지니고 있었던 비밀첩보조직 세계의 매력이 돋보이지 못해, 미국으로 상징되는 스테이츠맨의 개성을 좀 더 드러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보여주고 싶었던 게 많았던 탓인지, 다소 긴 러닝타임을 유지한 부분은 호불호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한다. 화려한 볼거리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야기의 신선함보다는 전편을 통해 구축한 이야기 흐름과 구성을 그대로 활용한 탓에 1편의 구성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영화만의 반전과 그다음 전개 과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너무 많이 등장한 캐릭터들의 비중을 높여주려 한 탓에 후반으로 갈수록 사건과 거리가 먼 산만한 이야기를 진행한 부분도 문제점이다.  그로인해 더욱 돋보였어야 할 캐릭터의 존재감이 사라지게 되는 단점이 발생하는데, 채닝 테이텀의 데킬라가 바로 그 희생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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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다행히 [킹스맨:골든 서클]은 오락 영화적 재미 구축과 속편이 지녀야 할 세계관 확장을 충실이 이행했다. 진보된 시각효과와 역동적이고 박력 있는 액션 적 재미와 함께, [킹스맨] 시리즈가 지닌 독특한 B급 유머와 신무기의 등장이 이번에도 재미를 가져다준다. 이제는 완벽한 성인 첩보원이 된 줄 알았던 에그시가 다시금 성숙한 신사이자 책임감을 지닌 남자로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번 후속은 나름의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은 바로 그러한 어울리지 않은 성숙함을 맞이해서 그런것 아닐까?

[킹스맨:골든 서클]은 9월 2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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