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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배우의 실제 자살 장면이 영화속에…" 영화계에 떠도는 섬뜩한 도시 전설들

17.08.01 19:01


증명되지 않았지만, 사실처럼 떠돌게 되는 현대의 민담을 도시 전설이라 부른다. 기괴하거나 황당한 소문, 그리고 음모론적인 이야기가 진실처럼 퍼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도시 전설은 영화를 통해서도 전해지고는 한다. 오늘은 한동안 영화계에 진실처럼 퍼진 도시 전설과 이와 관련한 루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배우의 자살 장면이 그대로 영화에 담겼다!" [오즈의 마법사] 자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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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련 도시 전설 중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온 루머이자, 괴담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 1939년 개봉한 [오즈의 마법사]에 한 출연진의 자살 장면이 완성본에 그대로 담겼다는 내용인데, 문제의 장면은 주인공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인간이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노란벽돌길을 경쾌하게 지나가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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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이들의 앞에 보인 숲속에서 학으로 보이는 새가 움직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학은 오즈의 배경을 더욱 신비롭게 꾸며주기 위해 동원한 새였다. 사실 이 장면이 학이 아니라 극 중 난쟁이로 출연한 배우가 나무 세트장에 목을 매 자살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장면이 학인지 아닌지가 너무나 불분명해 보였기에 자살자처럼 보일수 있었다. 여기에 당시 자살한 배우가 제작진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크게 상심한 나머지 자살했다는 내용이 너무나도 자세하게 알려진 탓에 [오즈의 마법사] 논란은 괴담을 넘어서, 실제 비하인드 스토리로 퍼지게 되었고, 급기야는 제작진이 이를 숨기기 위해 리마스터링 버전에서 이 부분을 학으로 합성했다는 음모론이 진실처럼 돌기 시작했다. 

▲문제의 자살 장면 의혹 영상

결론적으로 이 소문은 잘못된 내용으로 누군가 실제 학이 등장한 장면에 자살 장면을 그럴듯하게 합성시켰다. [오즈의 마법사] 자살자 논란은 원본을 확인한 전문가와 영화팬들이 "문제의 장면은 사람이 아니라 학이 맞다"라며 증거자료를 제시하면서 잠잠해지게 되었다. 

▲가장 오래된 [오즈의 마법사] 원본 테이프를 통해 진실을 확인한 장면 (15분 39초)


2. [세 남자와 아기]에 귀신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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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개봉한 [세 남자와 아기]에 귀신이 나왔다는 이야기. 문제의 장면은 아기의 재롱을 두 사람이 지켜보던 중 커튼 사이로 한 아이가 서 있는 장면이 그대로 등장한다. 


사실 저 아이는 극 중 집안을 꾸미기 위해 세워둔 캐릭터 판넬이었으며, 등장인물이 이 판넬과 대화하고 장난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를 처음부터 보지 못한 일부 사람들이 이 장면만 보고 유령으로 착각하게 되면서 괴담으로 번지게 되는 해프닝이 되었다. 급기야는 문제의 유령이 배경이 된 아파트에서 자살한 소년이라는 루머가 전설처럼 퍼지게 되었는데, 실제 영화 촬영지는 아파트가 아니라 세트장이었다고 한다. 


3. [백 투 더 퓨쳐 2]의 호버보드가 실제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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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2016년을 배경으로 한 [백 투 더 퓨처 2]에는 호버보드를 활용한 추격씬이 매우 인상적이다. 특수효과와 소품을 활용한 호버보드는 마치 실제 존재한 장비 같았다. 그 때문에 이 호버보드를 어떻게 제작했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았는데, 연출을 맡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주연인 마이클 J.폭스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호버보드가 진짜로 있다"라고 말하게 된다. 사실 이것은 이 두 사람의 장난기가 담긴 농담이었는데, 그 말로 인해 이를 진짜로 믿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한다. 소문이 사실처럼 퍼져 나중에는 미국 정부의 비밀 실험 도구였다는 가설까지 등장하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은 이 발언을 진화하느라 꽤 애를 먹었다.



4.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성적 코드 논란

'[라이온 킹]에 SEX 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인어공주]속 가톨릭 주교의 성기가 발기했다' 등등 남녀노소가 보는 디즈니의 가족 애니메이션에 여러 성적인 코드들을 의도적으로 심어뒀다는 루머가 음모론 처럼 퍼졌다. 이러한 의심을 갖게된 작품들과 진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다.

-[라이온 킹]에 등장한 단어가 SEX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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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바가 절벽 위 먼지를 발로 차자 공중에서 'SEX'라는 단어가 뜨는 모습을 보게 된다. 착시현상 같지만, 자세히 보면 영어 단어가 보인다. 이는 디즈니의 특수효과팀도 인정한 사실. 하지만 문제의 단어는 'SEX'가 아닌, 특수효과를 상징하는 'VFX'였다고 한다. [라이온 킹]에 상당히 많은 특수효과가 동원되었기에 이 작업을 진행한 특수효과팀에 대한 헌사적 목적으로 사용된 이스터에그였다고 한다. 

-[인어공주]의 주교가 발기된 상태서 주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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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주례를 맡은 늙은 주교가 발기되어 있는 듯한 그림이 문제가 되었다. 사실 이것은 주교의 키다 작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주교의 무릎을 일부러 꾸부리게 한 효과였다고 한다. 이 무릎을 잘 못 보고 발기된 성기로 본 관객이 너무나 많았다고 한다. 

-[알라딘]의 자스민이 야한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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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이 호랑이 라자를 만나는 장면에서 자스민 공주가 커튼을 열며 "착한 십 대들아 옷을 벗어 (Good teenagers take off your clothes)" 라는 단어를 말하게 된다. 사실 이 대사는 "착한 호랑아, 저리 가!(Good tiger. Take off. Scat. Go!)" 라는 말이였는데, 소문이 잘못 알려지게 되면서 그럴듯한 성적인 문장으로 들리게 된 것이다. 


5. [벤허]에 스턴트맨이 죽는 장면이 그대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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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된 영화는 찰톤 헤스톤이 출연한 1959년 버전. 영화의 명장면인 전차 경주씬. 이 장면에서 전차들이 부딪치고 말을 움직이던 기수가 다른 전차에 깔려 다치는 장면이 그대로 그려진다. 당시 스턴트씬에 대한 안전장치가 제대로 되어있지 못한 탓에 이 위험천만한 액션신을 스턴트맨들이 그대로 연기해야만 했고, 그 때문에 문제의 장면을 연기한 스턴트맨이 죽는 장면이 그대로 찍혔다는 루머가 있었다. 물론 사실이 아닌 이야기다. 오히려 당시 제작과정에서 숨진 이는 제작자인 샘 짐바리스트 였다. 


6. [007 골드핑거]의 여배우가 영화 속 금색 페인트 때문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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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커네리가 제임스 본드로 출연한 1964년 제작된 [007 골드핑거]의 인상적인 장면은 본드를 도운 질 매스터슨(셜리 이튼)이 침대에서 금칠을 당한 채 죽어있는 장면이었다. 섬뜩한 느낌을 자아낸 장면인 탓에 이를 연기한 셜리 이튼이 과도한 금칠로 인해 피부 호흡을 통해 죽었다는 소문이 사실처럼 전해졌다. 물론 이것은 거짓이었으며, 루머가 퍼졌던 당시에도 셜리 이튼은 멀쩡하게 살아있었다고 한다. 실제로도 온몸에 페인트칠을 했다고 해서 사람이 사망한 일은 없다고 한다. 물론 피부에는 좋지 않지만…


7. [이웃집 토토로]와 실제 살인 사건의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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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가 실제 일본에서 발생한 어린이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국내에서는 '토토로 괴담'으로 유명하다. 문제의 사건은 1963년 5월 일본 사이타마 현의 한 부농의 딸이 납치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소녀는 토막 살해 당한채로 발견돼 충격적인 살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극중 여주인공의 이름은 사츠키 메이로 사츠키 라는 단어는 5월을 의미하며, 메이(may)는 영어 단어로 5월을 뜻하게 된다. 바로 살인 사건이 일어난 시기가 된다. 

그리고 당시 소녀를 발견한 친언니의 증언에 의하면, 큰 너구리 또는 고양이 도깨비를 봤다는 증언이 있었는데, 이는 작품 속 등장한 토토로와 고양이 버스의 형상을 절로 연상시키게 한다. 게다가 극중 토토로를 만난후 메이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장면 때문에 극중 메이는 토토로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가설이 진실처럼 알려지게 되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사이타마 소녀 살인 사건은 토막 살인 사건이 아니었으며, 친언니의 증언 내용 또한 실제 증언 내용이 아니었다. 주인공의 이름과 그림자와 관련한 이야기는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며, 소문이 잘못 퍼진 사례로 기록되었다.


8. [폴터가이스트] [엑소시스트] 공포 영화의 저주

유명 공포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사망하거나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해 이와 관련한 저주 괴담이 퍼지게 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이 [폴터가이스트]와 [엑소시스트] 다. 

-[폴터가이스트] 시리즈 배우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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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출연한 도미니크 던은 22세의 나이로 사망, 1~3편 막내딸 역으로 출연한 헤더 오루크는 3편 개봉을 앞두고 크론병의 영향으로 사망, 2편에 출연한 줄리안 벡은 위암으로 사망, 함께 출연한 윌 샘슨 또한 이식 수술을 받은 후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했다. 배우들의 죽음은 모두 사실이지만, 사망 전부터 질병을 앓고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으며, 시기적인 면에서 차이가 난 탓에 부풀려진 내용이 많다.

-[엑소시스트] 배우들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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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에 시달린 소녀 리건 역을 맡은 린다 블레어가 영화의 후유증으로 인해 마약 중독과 임신, 낙태, 자살 시도까지 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마약 중독에 시달린 것은 맞지만, 임신한 일은 없었고, 자살 시도도 한 적도 없었다. 여기에 일부 출연진과 스태프들이 사망,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 또한 루머에 불과하다. 다만 영화에 출연진인 잭 맥고란이 촬영도중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긴 했다. 


9. 스탠릭 큐브릭이 아폴로 11호 달착륙 조작 영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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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로 달을 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이 조작되었다는 음모론은 너무나 유명한 내용. 특히, 전 세계인이 지켜본 달착륙 장면이 세트장에서 이뤄졌고, 이를 진두지휘한 인물이 바로 스탠릭 큐브릭 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너무나도 생생한 우주 탐험 장면을 완벽하게 재연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본 미국 정부와 NASA가 그의 영화 제작을 지원해 주는 조건으로 달착륙 영상을 연출하게끔 했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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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의 아역 대니가 왜 하필 아폴로 11호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을까? 

영화는 1968년에 개봉되었고, 아폴로 11호의 착륙은 1년 후인 1969년에 이뤄졌다. 이러한 가설을 제기한 이들은 아폴로 11호의 영상과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장면의 유사함을 비교해 "큐브릭이 아니면 연출되기 힘든 장면" 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스탠릭 큐브릭의 영화 [샤이닝]을 분석한 다큐멘터리 [룸 237] 까지 "큐브릭이 [샤이닝]에 달착륙과 관련한 증거들을 숨겨뒀다."라고 주장해 그가 진짜로 달착륙 영상을 만들었다고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달착륙 조작설 자체가 아직도 음모론에 불과하기에 이 주장 또한 신빙성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 여기에 스탠릭 큐브릭을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그의 딸 비비안 큐브릭이 "아버지가 달착륙 영상을 만들었다는 내용은 명백한 거짓이다" 라며 가설에 조목조목 반박해 스탠릭 큐브릭의 연출설은 터무니없는 주장에 가깝다고 봐야겠다. 

자료참조: mentalfloss.com, IMDB 트라비아, huffingtonpost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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