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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보다 강렬한 조연] 홍상수의 선택을 받은 사랑스러운 그녀! 독립영화계의 여신 김새벽

17.07.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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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신작이자 김민희의 연이은 출연으로 이슈가 된 영화 [그 후]. 게다가 영화는 두 사람의 삶을 이야기로 옮긴듯한 줄거리 때문에 더욱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그 후]는 그러한 자극적 이슈에 의해 묻혀야 할 작품이 아니었다. 외적인 문제로 인한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판별은 개인차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대목이지만, 홍상수 특유의 전개방식과 실험성을 좋아한 관객이라면 만족할 만한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는 그냥 지나칠수 없는 부분이었다.

난처한 처지에 처한 남성 캐릭터를 인간미 있게 연기한 권해효의 열연이 빛나는 가운데,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문제의 여성 창숙을 연기한 김새벽은 이 논란의 작품 속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이 되는 여성이지만, 사랑을 갈구하며, 사랑하는 이에게 진심 어린 애정을 불어 넣어주는 모습은 영화를 보는 이마저 빠져들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일반 관객에게는 다소 생소해 보인 그녀지만, 김새벽은 이미 독립영화계 에서는 '대스타'라 불러도 무방할 베테랑 연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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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새벽
출생지: 부산

김새벽의 공식적인 연기 데뷔는 2011년으로 영화 [써니] 였다. 그녀가 맡은 역할은 다소 존재감이 없었던 2학년 3반의 반장 역할이었다. 이때 까지만 해도 평범한 단역 배우에 불과했던 그녀는 같은년도에 개봉한 김경묵 감독의 독립영화 [줄탁동시]의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조선족 순희 역을 맡아 리얼한 연변 사투리 연기를 선보여 독립영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이후 단편 [말로는 힘들어] [사려 깊은 밤] [처음이 어렵지] 등을 통해 독립 단편 영화의 샛별로 떠오르게 된다.

단 1년 만에 큰 성장을 이룬 그녀는 2013년 화제의 다큐멘터리 드라마 [만신]에 출연해 문소리, 김새론, 류현경과 함께 호흡하게 되고, 같은년도 개봉한 옴니버스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본격적인 주연 행보를 이어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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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줄탁동시]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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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2013)

그럼에도 상업 영화에 틈틈이 출연하며 분야를 넓혀나갔는데, 흥행작 [타짜-신의손][제보자]의 단역으로 출연해 작은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력을 쌓아가는 데 힘썼다. 

그러다 2014년 4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고 제34회 밴쿠버 국제영화제, 제44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의 주연으로 출연하게 되면서 유창한 일본어 연기를 선보인 배우로 이름을 알렸다. 이와관련해 김새벽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어는 10년전에 배운게 다였다. 글로 배운게 다였고, 현장에서 일본 스태프들이 도와줘서 일본어 대사를 할 수 있었다." 라며 일본어 연기에 대한 비화를 밝혔다 

2015년 [설행_눈길을 걷다] [태양의 아들] 등 독립영화에 집중한 그녀는, 2016년 심은경 주연의 [걷기왕]에서 무한 긍정의 에너지와 부담스러운 과도한 의욕으로 학생들의 진로를 이끄는 담임 교사로 출연해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그녀만의 코믹 연기를 선보여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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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한 여름밤의 판타지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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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걷기왕]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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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영화 [채씨 영화방] (2016)

2016년에도 세 편의 단편 영화를 비롯해 김종관 감독의 TV 영화 [채씨 영화방]의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처럼 독립, 단편 영화에 전문으로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조용히 쌓아온 김새벽은 2017년 홍상수 감독의 선택을 받아, 권해효와 진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는 동시에 그녀만의 애정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주었다. 특히 영화에서 권해효와 김새벽이 술잔을 앞에 두고 오열하는 장면은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인상적인 순간으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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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행] (2017)

[그 후] 외에도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초행]이란 영화에서 작은회사의 계약직 직원이자 동거중인 남자 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주인공 지영을 맡아 그녀만의 개성이 담긴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초행]은 현재 로카르노국제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된 상태여서, 수상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독립, 단편, 상업 영화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연기 경력을 늘리고 있는 만큼 김새벽은 여배우 기근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영화계의 단비 같은 존재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연기자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전원사, K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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