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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슬로운] 리뷰: '악녀를 보았다' 지능적이면서 섬뜩한 걸크러쉬녀의 활약 ★★★

17.03.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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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슬로운,2017]
감독:존 매든
출연:제시카 차스테인, 마크 스트롱, 구구 바샤-로, 알리슨 필

줄거리
승률 100%를 자랑하는 최고의 로비스트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 총기 규제 법안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모두가 포기한 싸움에 뛰어들게 된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슬로운’은 뛰어난 전략으로 한 번도 굴복한 적 없는 거대 권력에 맞서지만, 동시에 자신과 주변 사람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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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영화에서 강렬한 여성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한 '차여신'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를 생각해 본다면 [미스 슬로운] 역시 그녀의 활약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되는 작품이다. 승률 100%를 자랑하는 정치 로비스트인 그녀가 어떻게 일하고,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하는지는 유심히 보여주며, 냉혹한 로비스트와 정치 사회의 이면이 낱낱이 드러난다. 

빠른 말투와 거친 언변, 웃음기도 보기 힘든 냉정한 모습을 시종일관 유지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가 이 영화의 대표적인 감상포인트. 철저한 프로의식을 지닌 주인공의 등장으로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수 있는 로비스트의 세계는 흥미롭고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슬로운이 활약하는 로비스트는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분야로 미국 정치계의 민감한 이슈인 총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슬로운의 지휘하에 팀원들이 국회의원 분석, 로비에 들어가는 과정들이 '잠수함 영화'속 팀웍을 보는듯한 흥미를 불러온다.

여기에 서로의 숨겨진 패를 파악하기 위해 각종 추리와 첩보전을 펼치는 로비스트 회사 간의 치열한 두뇌 싸움도 흥미롭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주인공의 인간성이 부각되는 장면으로, 영화는 그녀가 도덕적으로 불완전한 인물임을 강조한다. 큰 그림과 계획을 갖고 있지만, 이를 위해 팀원과 주변인의 희생까지 마다치 않고, 편법까지 쓰는 그녀의 행동은 다소 논쟁적인 부분이다. 

여성으로서 거친 로비스트 세계에 살아남기 위한 측은함을 느끼는 동시에 '악녀'이자 '소시오패스'와 같은 모습에서는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이러한 불완전한 주인공의 정체성이 강조되면서 [미스 슬로운]은 예측불허의 전개를 이어간다. 반전의 반전이 지속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그녀가 허점을 드러내는 위기상황까지 도입시켜, 인간의 이면을 담은 드라마적인 요소까지 담아내려 한다.  

그러한 큰 야심 탓인지 영화의 에피소드와 이야기가 필요 이상으로 길어져 그로 인해 러닝타임이 늘어지는 역효과를 불러오기에 이른다. 초반부에 보인 촘촘한 전개의 유지를 기대했다면 후반부의 늘어진 전개가 아쉽게 느껴질 대목이다. 강렬한 반전과 이를 뒷밤침 해준 복선도 괜찮은 편이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탓에 다소 의도적으로 보일만 한 부분이다. 

[미스 슬로운]은 치열하고 냉정한 로비스트 세계를 통해 집단과 개인의 이익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대의 민주주의 시스템의 허점을 고발한다. 그 때문인지 한동안 어지러운 시국을 경험한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이 영화가 조금이라도 친근하면서도 익숙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스 슬로운]은 3월 2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주)메인타이틀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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