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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리뷰: 오 그대는 아름다운 대통령의 여인 ★★★☆

17.01.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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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2016]
감독:파블로 라라인
출연:나탈리 포트만, 피터 사스가드, 그레타 거윅, 빌리 크루덥, 존 허트

줄거리
우아하고 기품 있는 스타일과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하지만 퍼레이드 도중 충격적인 암살 사건으로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남편의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슬픔을 달랠 새도 없이, 의연하게 장례식을 준비해야 하는 그녀. 더 이상 퍼스트 레이디가 아닌 재키는 백악관을 지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곧 자신이야말로 남편의 시대를 마무리할 수 있는 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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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재클린 케네디의 모습을 유심히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클로즈업된 그녀의 모습에서는 일상의 평범한 사람에게서 느끼기 힘든 이상한 감정이 느껴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얼마 전 만인이 부러워 한 퍼스트레이디 였으나, 순식간에 남편의 죽음을 바로 앞에서 지켜본 미망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관객이 마주한 재클린은 역사와 매체가 기록한 우아하고 기품있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충격으로 히스테리적 증세를 지닌 채, 홀로 남아 음악을 듣거나 담배를 자주 피우는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관객이 마주하게 된 재클린은 정신적 충격 속에 헤어나오지 못한 연약한 여인으로,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클로즈업 된 화면을 통해 체감적인 슬픔으로 전달된다.  

한 개인의 슬픔과 불안한 정서를 오랫동안 비춘 영화는 어느 시점서 남편을 떠나보내는 아내로서 마지막 의무를 다하려는 재클린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비운의 여인이지만, 안정을 찾아가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으려는 장면은 슬픔과 절망을 이겨내는 감동적 정서로 표현될 수 있지만, [재키]는 이 장면을 감성적 정서를 최대한 배제하려 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비극적 현실을 받아들이는 한 개인의 자아 성찰에 집중한다. 

슬픔에 오랫동안 빠져있기도 전에 퍼스트 레이디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며,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그녀의 운명이자 의무처럼 그려진다. 백악관의 유서 깊은 역사를 보존하려 했던 그녀의 퍼스트 레이디 시절 업적과 장례식을 온 국민이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순간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중대한 결단을 하는 대목이 겹치게 되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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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재임 기간에도 역사의 한 획을 긋지 못한 케네디가 미국인들이 기억하는 대통령으로 남을수 있었던 것은, 재클린 케네디의 그러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남편의 마지막을 의미 있게 만들어낸 그녀는 그렇게 만인의 여인이자 위엄있는 퍼스트 레이디가 될 수 있었다. 

깊이 있고 강렬한 정의에도 불구하고 [재키]는 지나치게 주인공에게 집중된 이야기 시점, 과도한 클로즈업, 심리적 변화에 맞춰진 전개 방식 탓에 다소 지루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개상 기승전결의 연결구도를 느낄수 있는 흐름이 느껴지지 않은 탓에 이야기의 정서적 흐름과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대목도 아쉽다. 

의미있는 이야기 소재를 고정된 시각으로 다루는 연출력의 한계 등 많은 단점을 노출했지만, [재키]가 인상깊은 영화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재클린 케네디의 다양한 감정을 진정성 있게 표현한 나탈리 포트만의 열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존재는 이 영화의 생명력을 불어넣은 동시에 재클린의 어둡고 불안한 정서마저 공감하게 만드는 강력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덕분에 [재키]는 재클린 케네디와 나탈리 포트만의 감성과 정서적 공존이 만들어낸 의미있는 여성 드라마로 남게 되었다. 

[재키]는 1월 2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그린나래미디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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