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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든] 리뷰: 힐링을 불러오는 '이공계'식 사랑 이야기 (★★★)

15.06.24 15:42

 
 
[네이든, 2015]
감독: 모건 매튜스
출연: 아사 버터필드, 샐리 호킨스, 라프 스팰, 조 양
 
줄거리
수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네이든’에게 세상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였던 아빠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그의 곁에는 아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줄리’와 한때 ‘네이든’처럼 수학 천재였지만 지금은 마음과 몸의 병을 앓고 있는 수학선생 ‘험프리스’가
있다. 그들의 애정과 지도로 ‘네이든’은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영국 대표로 선발돼 대만에서 열리는 합숙 훈련에 참가 기회를 얻는다. 둘이 한 팀을 이뤄 실력을 겨루는 합숙훈련. ‘네이든’은 함께 팀이 된 중국 소녀 ‘장메이’에게서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것은 그동안 숫자로 세상을 이해한 ‘네이든’에게 수학공식으로도 풀리지 않는 이상한 감정이다.
 
 
[네이든]은 작년 말에 개봉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절로 연상시키게 한다.
 
분야는 다르지만, 수학을 기반으로 연구하는 천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과 실화 기반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이 두 영화의 주된 공통점이다. 다른점 이라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사랑의 변화와 제삼자의 시선까지 세심하게 담아내었다면, [네이든]은 오로지 주인공의 시각을 부각해 정서적인 공감을 높이는 드라마를 추구한다.
 
네이든은 천재들이 주로 등장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전형성을 가지고 있다. 깐깐한 성격, 자폐적인 본능, 세상에 어울리지 못하는 아웃사이더에 괴짜 본능까지… 전형적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성장기 드라마의 전개와 어우러지며 자폐적 천재 소년이 성장통을 통해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것이 [네이든]이 여타의 괴짜 천재들의 이야기와 다른 차별점이다.
 
괴짜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일련의 작품들이 그들의 독특한 성격을 부각하려는 것과 달리 [네이든]은 성장기 이야기를 기반으로 관객과 공감대를 맞추려 한다. 네이든은 분명 일반인들과 다른 아이이지만, 성장기의 사춘기 소년들이 주로 느끼는 갈등(자아, 이성, 타인과의 관계 등)을 등장시킴으로써 우리의 사춘기 시절 모습과 많이 닮았다는 인상을 준다.
 
이 부분을 통해 드러나는 대목은 네이든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천재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일반인들 기준에서 천재로 불리었지만, 국제올림피아드 참석을 위해 자신과 같은 수준을 가진 동료들을 만나게 된다. 여태까지 자신을 특별하다 생각하며 자폐적으로 수학에 집착하던 네이든은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실력이 평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정체성에 갈등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이 느끼게 되는 불안감과 혼란이 부각되면서 관객들은 평범해진 소년의 심리에 점차 동화되어 간다.
 
좌절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이야기할 것 같았던 영화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네이든은 혼란 속에서 두 명의 인물을 만나 난생 처음 느껴보는 감정적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특별한 감정을 처음 느끼게 해주는 중국 소녀 장메이와 자신보다 더 철저히 자폐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료 학생이 바로 그 인물들이다. 장메이와의 만남에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수줍은 연애담을 이어 간다면, 자폐적 학생과의 만남에서는 올바른 삶에 대한 방향에 관해 이야기 하게 된다.
 
이를 통해 [네이든]은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교훈적인 이야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소통과 사랑에 관한 따뜻한 분위기의 '힐링' 드라마를 완성한다.
 
복잡한 수학공식을 사랑, 성장, 아픔과 귀결시켜 이를 풀이하려는 방식을 통해 수학자, 천재의 시각에서 본 사랑을 더욱 독특하면서도 정서적으로 꾸며주는 연출 방식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한 인상적인 시선 탓에 [네이든]은 더욱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며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내면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지만, 아쉽게도 한 개인의 내면과 사랑을 표현하는 데에서 그치고 만다. 그 점이 이 작품의 유일한 아쉬움이지만 영화적 완성도 측면에서 볼 때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마지막, 이 이야기가 실화임을 강조하는 자막은 [네이든]이 완성한 정서적 여운을 더욱 진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실화임을 강조하지 않고 철저히 픽션이라는 인상을 가져다 준 연출 탓에 감상 내내 이 이야기가 실화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결국, 사랑과 공감의 힘은 실제 한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네이든]은 6월 2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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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블룸즈베리리소시스리미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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