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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가 아닌 진짜 사람?…[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비화들

15.05.27 20:18

 
*스포일러가 포함 되었습니다. 영화를 아직 못보신 분들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전에 소개한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숨겨진 이스터에그에 이어 오늘은 영화의 여러 비화 중 흥미로운 사실들만 따로 모아봤다. 화제가 되었던 두프 워리어의 사연, 임모탄의 과거, 그리고 원래 출연하려 했던 배우들, 특수효과 캐릭터 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배우였던 사람까지… 방대한 이야기만큼 많은 사연이 담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비화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1.원조 주인공 멜 깁슨이 출연하려 했던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2000년대 초반 조지 밀러 감독은 멜 깁슨이 다시 복귀하는 [매드맥스] 시리즈의 4편을 만들 예정이었다. 멜 깁슨 또한 강한 출연 의지를 보여 4편의 제작은 순조로운듯했다. 하지만, 911 사건이 발생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고, 이로 인해 제작비 난항까지 겪게 되었다. 동시에 조지 밀러 감독은 [해피피트]를 4년간 계획하고 작업해야 했다. 작업을 마칠 때쯤 촬영지였던 호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붉은 사막에 꽃이 피었고, 또 다른 촬영지였던 호주 중부에 위치한 소금 호수는 개구리와 펠리칸이 서식하는 청정 지역이 되었다. 환경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지만 영화에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나미비아를 촬영장으로 선정했다. 그즈음에는 멜 깁슨의 출연은 불발되었고,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연출에 몰두하고 있었다.  
 

2.미친 존재감 두프 워리어의 슬픈 사연
 
 
'빨간 내복 기타리스트'라 불리며 관객들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두프 워리어'. 목숨을 건 추격전이 발생하는 와중에도 괴상한 복장을 한 채 기타연주에만 집중하는 모습은 강렬한 인삼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두프 워리어를 연기한 배우는 호주출신의 뮤지션 IOTA 였다. 

최근 이 두프 워리어와 관련해 시나리오상의 설정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공식 설정에 따르면 그는 어릴 때부터 음악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악당들에 의해 어머니가 참수당하는 것을 목격한 뒤 임모탄의 휘하에 성장하게 된다.
 
또한, IOTA가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상세한 설정에 따르면 두프 워리어는 광산 깊은 곳에서 설치류를 잡아먹으며 장님으로 혼자 자랐으며, 독학으로 기타를 배우며 외로움을 달래며 살았다. 그러던 중 기타 소리를 듣고 찾아온 임모탄 일당에게 발견되어 전투 중 워보이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음악을 연주 '전사'의 임무를 맏게 되었다. 그가 쓰고 있는 마스크는 어머니의 얼굴 가죽 또는 해골로 만든 것이다. 뭐가 되었든 결국 두프 워리어는 꽤 슬픈 사연을 지닌 캐릭터다.
 

3.임모탄 조의 과거는?
 
 
조지 밀러 감독의 야심작이었던 만큼 각 인물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담긴 원본 시나리오의 분량은 방대했다. 제작사는 DC 코믹스 산하 출파사인 버티고를 통해 퓨리오사, 눅스 그리고 임모탄 조의 프리퀄적 성격이 담긴 그래픽 노블을 출시해 영화 속에서 하지 못한 이들의 사연을 담아낼 예정이다.
 
이 중에서 작품의 악역 임모탄 조에 대한 과거가 눈길을 끄는데, 그래픽노블에서 이야기하는 그의 과거는 군인 출신인 조 무어 대령이었다. 그의 이름 앞에 붙여진 '임모탄'은 불멸을 뜻하는 힌두어 ‘IMMORTAN’에서 따왔다. 전쟁 영웅인 그는 세상이 멸망할 위기에 처하자 공권력을 이용한 경험을 토대로 군증을 집결시켰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워보이와 같은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을 만들어 권력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그의 정책은 멸망 위기의 인류를 구해냈지만, 지나친 폭정으로 독재를 불러오게 되었다. 
 

4.DC 코믹스 히어로가 될 뻔한 휴 키스번과 메간 게일
 
 
조지 밀러 감독은 2007년 DC 코믹스의 [저스티스 리그]를 영화화하려 했다. 슈퍼맨 역에 [지 아이 조 2]의 D.J 코트로나, 배트맨역에 [소셜 네트워크]의 아미 해머, 그린랜턴역에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의 커먼, 아쿠아맨역에 산티아고 카브레라, 테레사 팔머가 '라스 알굴'의 딸 탈리아 알굴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여기에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휴 키스 번(임모탄 조)이 '마샨 맨 헌터', 매기 게일(발키리)이 '원더 우먼'역에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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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저스티스 리그] 주인공이 될 뻔했던 제작 & 출연진들
 
코믹북의 영웅들을 서사적 시점에서 바라보는 실험적인 이야기와 [반지의 제왕]의 웨타 스튜디오가 선보이기로 한 CG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이 프로젝트는 3억 달러까지 치솟은 제작비와 헐리웃 시나리오 작가들의 집단 파업으로 촬영을 몇일 앞두고 무산되었다. 비록 완성되지 못했지만, 현재의 DC 시네마틱 유니버스 구축에 큰 틀이 되었다.이 비운의 사연은[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흥행 성공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5.샤롤린즈 테론 "삭발한 머리 때문에…"
 
 
영화 출연을 위해 샤롤린즈 테론은 실제 삭발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차기작인 세스 맥팔레인의 [밀리언 웨이즈]에서 삭발한 채로 출연할 수 없었기에 금발 머리 가발을 쓴 채로 출연해야만 했다. 샤롤린즈 테론의 금발 외모에 넋이 나간 관객이었다면 '헉!' 했을 내용이다.

 
 
6.출연 못할 뻔한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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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역의 톰 하디는 사실 첫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조지 밀러 감독이 최근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최초 맥스역으로 고려된 배우는故 히스 레저 였다고 말하며, 그 또한 맥스로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의 사망으로 맥스 역은 공석이 되었고, 여러 후보를 엄선한 가운데 톰 하디가 발탁이 되었다. 후보 명단에는 [아바타]의 샘 워싱턴, [트로이]의 에릭 바나와 같은 쟁쟁한 스타급 배우들이 언급되기도 했었다. 특히 [어벤져스]의 '호크아이' 제레미 레너는 맥스역을 꼭 하고 싶다며 직접 캠페인까지 벌이며 영화 출연에 대한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웜 바디스]의 테레사 팔머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제작 당시 캐스팅되었으나, 촬영 일정이 미뤄지면서 결국 하차하게 되었다. 그 역할을 이어받은 배우가 바로 탑모델 출신인 애비 리 커쇼 였다.
 

7.영화의 전체 촬영분량은 400시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촬영 후 푸티지(footage)는 총 400시간 분량이었다. 이를 다시 120분의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 모든 조각을 끊김 없이 결합해 몰입도 있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나미비아 사막에서의 촬영에는 1,700명의 제작진이 참여했고, 120일 동안 6차례에 걸쳐 풋볼 경기장 3개에 맞먹는 촬영지를 이동시켰다. 또 전투 및 무기 전문가와 이라크부터 1차 세계대전에 참여한 이들의 실제 군사 기술을 전수받았다.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안전 관리자가 늘 함께 했다.
 
 
8. 왜 프레자일은 임모탄에게 돌아가려 했나?
 
 
프래자일 역을 맡은 코트니 이튼은 촬영 당시 16살이었다. 시타델에서 태어나 그 세계 말고는 아는 게 없는 프래자일은 바깥 세상에 충격을 받고 음식과 물이 있는 안전한 시타델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이는 학대 받으면서도 폭력 남편에게 돌아가는 아내와 비슷한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 부인 역할의 배우들은 인물 분석을 위해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유명한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콩코의 강간 피해자들을 연구하는 이브 엔슬러의 조언을 얻기도 했다.
 

9. 촬영을 위한 조지 밀러의 세 가지 기본 규칙
 

첫째, 갑자기 모든 게 사라지고 대량생산이 중단된 세계에서 물건들은 과거의 기능을 잃은 예술품처럼 존재한다. 무기든, 안경이든, 퓨리오사의 기계 팔이든, 모든 물건들은 종말 이후에도 어떻게 남게 되었는지 논리를 갖춰야 한다.

둘째, 창조와 예술에 대한 인간의 본능을 찬미하는 게 중요하다. 불모지라고 해서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들을 창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의 빈민가를 돌아다니면서 강렬한 심미감을 발견했고, 인간이 멸망한 곳에서도 살아남은 물체들이기 때문에 종교적 중요성을 띤다.

셋째, 시리즈를 관통하는 유전자는 비정상적인 유머이다. 어둡고 미쳐 가는 세상이 도래하자 인간 본성 중 광기와 광란의 측면이 발현된다. 눅스가 독성 태풍이 다가올 때 하는 대사 “끝내주는 날이야(What a lovely day!)”에서 이런 히스테리가 잘 드러난다.
 

10.임모탄의 '장애 아들' 알고보니…
 
 
퓨리오사의 탈출을 가장 먼저 포착한 이는 난쟁이와 같은 아이 신체를 지닌 코푸스 콜로수스로 임모탄의 아들중 한명이었다. 극중 콜로수스는 지능면에서는 가장 월등했지만, 기형적인 신체로 태어나 임모탄의 후계를 이어받기에는 다소 무리인 인물이었다. 영화가 상영될 당시 이 캐릭터는 [매드맥스] 시리즈 특유의 B급 감성을 돋보이기 위한 특수 분장이나 CG로 만들어진 것으로 여겼지만, 이 배역은 놀랍게도 실제 배우였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한 쿠엔틴 케니한
 
콜로수스를 연기한 배우는 호주 출신의 쿠엔틴 케니한(Quentin Kenihan) 이었다. 선천적으로 쉽게 뼈가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을 앓은 그는 평생 동안 휠체어에서만 생활해야만 했었다. [매드맥스] 외에도 3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한 다큐멘터리의 제작, 연출을 맡아 현재도 영화인으로 활동중이다. 호주 내에서는 장애를 극복한 '인간 승리'를 상징하는 유명 인사로 알려졌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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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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