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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리뷰: 천국에서 벌어진 잔혹 실화 (★★☆)

15.05.27 11:57

 
 
[차일드 44, 2015]
감독:다니엘 에스피노사
출연:톰 하디, 게리 올드만, 조엘 키나만
 
줄거리
1952년 소비에트 연방, 범죄 발생률 0%인 완벽한 국가에서 출세가도를 달려온 ‘레오’(톰 하디). 평온한 어느 날, 철길 옆에서 어린 아이가 시체로 발견되고 ‘레오’는 “완벽한 국가에서 범죄란 없다”는 굳은 신념 아래 단순한 기차 사고로 종결 짓는다. 한편 사랑하는 아내 ‘라이사’(누미 라파스)가 스파이로 지목되지만 차마 그녀를 고발하지 못한 ‘레오’는 민병대로 좌천되고, 사고 발생 소식에 ‘네스테로프’ 대장(게리 올드만)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한다. 숲 속에서 발견된 아이 시체를 본 ‘레오’는 과거 사고와 유사점을 발견하고 동일범의 소행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갖게 된다. 비슷한 또래 아이들의 모든 사건을 관통하는 단서를 찾게 된 ‘레오’와 ‘네스테로프’ 대장은 끔찍한 아동 연쇄살인사건과 거대한 음모의 실마리를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톰 롭 스미스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했지만,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폐쇄국가의 대명사였던 구소련에서 발생한 실제 살인사건이란 설정이다. '실화' '살인' 이 두 가지 단어만 놓고 봤을 때, [차일드 44]는 스릴러물에 초점을 맞추고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원작 소설을 본 독자들이라면, [차일드 44]는 살인 사건에만 초점을 둔 작품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공산권 국가의 폐쇄성, 이념, 국가와 개인의 신념, 진실 등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너무나 광범위하다.
 
작품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차일드 44]를 보는 기준은 각자 다르겠지만, 스릴러라는 장르적 관점에서 이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그 점에서 볼 때 [차일드 44]는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영화는 아이들의 실종 사건 만큼, 구소련 시대의 억압된 환경에 대한 비중도 중점 있게 다루지만, 이상하게 후자에 더 집중한 듯한 인상을 준다.
 
그 때문에 핵심이 되어야 할 사건에 대한 전개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이념, 신념과 같은 개인적 갈등 장면이 등장하고 이는 스릴러적인 이야기를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살인사건과 개인의 신념적 이야기가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전개는 갈피를 잡지 못해 이야기는 산만해진다.
 
사건을 해결해야 할 추리 과정도 감성적인 면에 밀려 치밀함을 떨어뜨리게 되고, 극적으로 연출되어야 할 범인의 묘사와 공개도 허무하게 그려진다.
 
이렇듯 장르적 관점에서 [차일드 44]는 아쉬움이 많기에, 메시지와 주제에 비중을 높인 '사회파 스릴러'로 작품을 바라본다면 작품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장르적 관점을 벗어난 진지한 스릴러를 지향했다 한들 주제와 핵심적 이야기가 어느 정도 부합하는 장면을 전개해야 했지만, 감독은 살인사건과 신념에 대한 두 주제를 조합하는 데 실패했다.
 
원작의 분위기와 설정을 그대로 이어 받는 것은 좋지만, 영화가 가지고 있는 흥미와 장르적 장점을 내세워 새로운 해석을 했다면 강렬한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영화가 말하고자 한 메시지와 주제의 전달은 성공한 것 같다. 사실적으로 그려진 구소련 시대의 묘사와 '천국'으로 치장된 사회주의의 어두운 이면을 '살인사건'을 통해 드러내는 방식이 매우 흥미롭다. 당시의 시대적 기준를 이야기하는 영화지만, 개인의 관점에서 볼 때 집단과 개인의 대립이라는 현대적 내용으로도 재해석 될 수도 있다.
 
톰 하디, 누미 라파스의 러시아 억양 영어 발음 연기 장면이 민감한 관객에게는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두 배우가 보여주는 강렬한 감성 연기 덕분에 레오와 라이사 부부의 정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구소련 시대 사회파 스릴러 [차일드 44]는 5월 28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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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누리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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