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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리뷰: 올해 '사랑'을 소재로한 영화중 가장 인상깊은 작품

14.12.0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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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2014]
감독: 제임스 마쉬
출연: 에드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스, 해리 로이드
 
줄거리
촉망받는 물리학도 스티븐 호킹(에디 레드메인)은 신년파티에서 매력적이고 당찬 여인 제인 와일드(펠리시티 존스)와 마주친다. 이미 정해진 운명이었던 것처럼 두 사람은 첫 만남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물리학도와 인문학도, 천재적이지만 괴짜 같은 남자와 다정하지만 강인한 여자,
두 사람은 완벽한 커플로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았던 두 사람 앞에 모든 것을 바꿀 사건이 일어난다. 시한부 인생, 2년. 스티븐은 점점 신발 끈을 묶는 게 어려워 지고, 발음은 흐릿해지고, 지팡이 없이는 걷는 것 조차 힘들어져 갔다. 과학자로서의 미래와 영원할 것 같은 사랑, 모든 것이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다. 희망조차 사라진 순간 스티븐은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지만 제인은 그를 향한 믿음과 변함없는 마음을 보여주고 그의 곁에서 그의 삶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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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를 보고 난 후 우주, 상대성 이론과 같은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영화팬들 에게는 스티븐 호킹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인터스텔라]에서도 언급된 시간, 우주의 기원, 블랙홀에 관한 이야기가 여기서도 상세하게 설명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제목과 포스터를 본다면 의외의 사실을 접하게 된다.
 
'이 영화 멜로물이었어?'
 
그렇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제목 그대로 '사랑'을 주제로 한 멜로 영화며, 그 주인공은 위대한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등 해마다 대표적인 로맨스 영화를 배출한 워킹타이틀이 2014년을 대표하는 영화로 출시한 작품이다. 과학과 로맨스의 만남. 스티븐 호킹 본인도 예상하기 힘든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어떤 결과를 만들었을까?
 
케임브리지대학 사교 모임이 주최한 파티에 초대받은  제인(펠리시티 존스)과 친구는 고리타분한 공대생들이 득실거리는 것을 보고 파티장을 벗어나려다 어딘가 묘한 매력을 풍기는 괴짜 공대생 스티븐 호킹(에드 레드메인)을 만나게 된다. 문과 계열 전공에 독실한 성공회 신자인 제인과 우주 물리학을 전공하는 무신론자 스티븐의 만남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사랑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법. 호기심을 느끼며 서로를 알아가던 두 사람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사랑을 하게 된다. 자칫 평범한 사랑의 전개를 이어 나갈것 같았던 영화는 과학과 물리학의 법칙을 절묘하게 적용시킨 묘한 매력의 로맨스를 완성시킨다.
 
춤을 추는 파티장의 남녀의 옷을 과학의 법칙에 적용 시켜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가 하면, 스티븐 호킹의 복잡한 과학 공식을 제인이 발랄한 행동으로 이해하고, 제인의 사랑을 통해 스티븐이 새로운 연구의 아이디어를 찾게 되는 방식이다. 이처럼 영화는 사랑과 과학을 절묘하게 결합해 서로가 비례하는 흥미로운 조화를 보여준다. 그것은 스티븐 호킹이 '시간'이라는 불가능할 것 같은 법칙을 연구한 것처럼 어울리지 않은 감성과 이성이 자연스럽게 조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젊은 날의 아름다운 로맨스만 다룰 것 같았던 영화는 스티븐 호킹이 루게릭 병을 앓게 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2막을 맞이하게 된다. 1막이 공대생과 문과생의 연예였다면 2막은 '장애'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발생한 진정한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영화가 말하려는 사랑은 더는 '로맨스'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소재가 된 스티븐, 제인 부부의 실화에 대해 들어봤다면, 이 작품은 가볍게 즐길 만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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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냉철한 현실과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듯이 사랑 또한 그러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2년을 넘기지 못할 것 같았던 스티븐의 삶은 제인을 통해 새로운 삶을 맞이하면서 사랑의 위대함을 이야기 하는듯 했으나, 현실의 난관에 부딪혀 부부간 위기가 등장하면서 사랑의 '한계'를 이야기한다. 때문에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그리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아름답지 않은 이야기가 깊은 여운으로 다가오는 요인은 괴짜 과학도에서 천재 장애 학자로 변해가는 스티븐 호킹을 훌륭하게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을 비롯한 출연진들의 열연이 있었다.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표정 연기를 보여주는 영화속 스티븐 호킹은 역경을 이겨낸 '신화적 인간' 이라기 보다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몽상가이자 괴짜 그리고 인간적인 인물로 그려내며 영화 내내 다양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오히려 실제 스티븐 호킹 보다는 제프리 러쉬가 열연한 [싸인]의 '헬프갓' 캐릭터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인간의 강한 의지, 사랑의 양면성, 우주와 운명의 순간을 과학적으로 해석한 독특한 이야기 주제와 연출력도 돋보인다. 영화의 후반부, 스티븐 호킹의 그 유명한 '시간의 역사'와 지금까지 이야기한 '사랑'과 절묘하게 연결되면서 영화는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때로는 아름답지만 깊은 상처로 남겨진 사랑이지만 절망의 순간 그것은 다시 희망으로 바뀔 수 있다. 감성적인 사랑이 이성적인 과학의 법칙으로 설명되고, 그 차원을 넘게 될 때 우리는 잊고 있던 사랑의 위대함과 가치를 깨닫게 된다.
 
[사랑에 대한 모든것]은 복잡한 공식 속에 살아간 남자의 내면에 숨겨진 감성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은 수학공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뷰티풀 마인드' 이자 우주를 구성하는 위대한 발걸음의 시작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올해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긴 작품이라 정의하고 싶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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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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