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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외설 사이 '베드신 논란'

12.05.10 16:17






영화는 예술성과 선정성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심사를 거쳐 영화의 질에 따라 등급이 정해진다. 특히, 등급 기준을 예술성보다는 선정적인 부분의 묘사 양식에 중점을 두고 심사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처럼 영화를 예술성과 선정성으로 분류하는 것. 즉, 예술이냐 외설이냐로 구분하기란 참 모호한 일이다.

예로 곧 개봉을 앞둔 영화 <멜랑콜리아>는 여주인공의 파격 전라노출, 결혼식 도중 부하 직원과의 정사신 등을 포함하고 있기에 미국에서 R등급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을 확정 지었다. 여기서 R등급은 'Restricted'의 줄임말로 17세 미만 관객의 경우 부모나 성인보호자 동반 시에만 관람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어떠한 시각으로 해석했는지에 따라 예술과 외설로 다르게 보여진다. 이와 더불어 최근 개봉한 <은교>는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예정인 <후궁>같은 경우는 심의 반려가 된 상태이다. 위에 언급한 세 영화 모두 비슷한 노출수위와 정사신을 포함하지만 그 등급의 차이는 컸다. <멜랑콜리아>는 15세 이상 관람가 <은교>와 <후궁>은 19금 영화로 분류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외화라고 해서 예술성을 보다 높게 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그럼 지금부터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영화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 가장 거대한 크기의 존재와의 정사 ‘멜랑콜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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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미스터리 판타지 <멜랑콜라아>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5월 17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멜랑콜리아>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여주인공 ‘커스틴 던스트’의 전라 노출 월광욕과 파격적인 정사 장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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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미스터리 판타지 <멜랑콜라아>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5월 17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멜랑콜리아>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여주인공 ‘커스틴 던스트’의 전라 노출 월광욕과 파격적인 정사 장면 때문이다.

극중 주인공 저스틴은 밤중에 숲 속을 찾아 전라의 몸으로 지구를 향해오는 멜랑콜리아를 바라본다. 그저 멜랑콜리아가 뿜어내는 빛을 받으며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황홀에 찬 표정으로 거대 행성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가슴을 쓸어 내리기까지 한다. 일반적으로 지구를 향해 오는 행성의 존재는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이미 극심한 우울증으로 모든 것에 상실을 느끼고 두려울 것이 없는 저스틴에게 멜랑콜리와의 ‘교우’는 생애 마지막 섹스인 셈이다.

아마도 이 장면은 영화사상 ‘가장 거대한 크기의 존재와의 정사’로 남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흥미롭고 기발한 발상의 결과물이다. 이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하여 잘 전달한다.



<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다. ‘은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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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여배우의 파격적인 정사신으로 예술과 외설이라는 논란을 안겨준 영화 <은교>는 70대 노인이 여고생을 사랑한다는 자극적인 설정과 파격적인 정사 장면을 포함한다. 이 때문에 ‘은교’의 노출은 젊음과 늙음, 욕망에 관한 인간의 내면을 묘사하기 위한 예술적 장치로 봐야 한다는 평이 많았던 반면에 노출 수위가 너무 과했다는 의견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노출 수위에 관계없이 영화 <은교>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사 장면은 영화에서 꼭 필요하지 않았을까?



< 얼마나 야하길래 심의 반려 ‘후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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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여정이 노출을 감행해 화제가 된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이 한국판 <색, 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로틱 궁중사극인 <후궁>은 세 남녀와 그들을 둘러싼 욕망이 만들어 낸 왕궁의 비화를 담아낸 작품이다.

<후궁의> 베드신은 단순한 베드신이 아닌 그것을 통해 권력과 인간에 대해 말하는 색다른 심상을 전달한다. 또한 파격 노출신이 두어개 정도 밖에 없지만 그 임팩트가 상당히 강해 전에 보지 못했던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 ‘건축학개론’의 청소년관람불가 버전 ‘리그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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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이란 소재를 밑바닥에 깔고 있는 <리그렛>은 풋풋한 첫사랑과의 15년 만의 재회라는 이중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과거의 연인과 불륜을 저지르면서 사랑보다는 뜨거운 육체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리그렛> 속 섹스는 서로를 그리워하는 것을 확인하는 촉매제이자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류를 제공하는 다양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기 때문에 <리그렛>의 정사신은 빠져서는 안될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정사 장면은 관객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섹스’는 영화에 대한 노출논란으로 그치는 것뿐이다. 당연히 존재하는 베드신이 아닌 인물 사이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장치이자 이야기 흐름에 타당성 있게 존재해야 한다. 그래야만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예술성 짙은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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