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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박해일 캐릭터의 실제 모델은 장률 감독?

14.06.11 15:08

6월 2일 오후 2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경주]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평범하면서도 신비로웠던 영화였기에 영화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물어보는 기자들의 질문이 많았고,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의 칭찬도 끊이지 않았다. 최현 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탄생된 배경과 영화속 감독이 의도한 상징과 의미 그리고 촬영장에 있었던 에피소드 까지… 영화 [경주]에 대한 모든 뒷이야기가 담겨진 기자간담회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긴 간담회 내용탓에 일부 상세한 내용들은 편집했다.)
 
Q1. 이번 영화는 천둥소리의 변화와 죽음이라는 소재, 그리고 시간의 꼬임이라는 소재가 인상적인데, 혹시 어떤 곳에서 모티브를 받았나?
 
장률 감독
사람들이 공간의 지배를 많이 받는 것 같다. 경주라는 공간에서 95년도에 갈 적에도 그렇고. 7~8년 후에 갈 적에도 그렇고, 촬영할적에도 그렇고, 항상 꿈과 현실의 경계선이 모호했고, 찍는동안에도 계속 꿈인가 현실인가 그런 느낌을 계속 받아서 그렇게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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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박해일과 신민아씨는 이야기의 어떤 부분이, 혹은 어떤 감성이 마음을 이끌어서 이 영화를 선택했나?
 
박해일
촬영을 하면서 감독님께서 말했듯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치유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왜 그랬는지 모르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잘 읽혀가면서도 내가 이것을 잘 해석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부분들도 꽤 있었다. 그래도 찍고 싶었고 현장에서 그런 부분들을 찾아가
보자 그런 마음이 오히려 잘 맞아떨어졌던 과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신민아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박해일씨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계속 인터뷰나 제작보고회때 말씀 드렸던 내용이지만 감독님의 전 작품들을 보면 그게 굳이 대사나 그런 것들이 아니더라도 공간만이라도, 공기만으로도
표현되는 감정들이 있었다. 그런 것들이 [경주]가 영화로 나올 때 잘 표현될 거라고 생각한다. 또 내가 기존의 했던 방식도 아니고, 보여드렸던 색깔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거에 대한 욕심, 감독님과의 작업에 대한 욕심 그런 것들이 시나리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Q3. 최현이라는 캐릭터가 다른 문화권에서 온 이방인처럼 독특한 버릇과 여러 행동과 특징으로 눈길을 끄는 캐릭터였다. 이 캐릭터가 탄생배경이나 롤모델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 그리고 한국의 오래된 역사적 배경인 경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한중일 문화권이 엮이고 언급되는 부분이 어떤 점을 의도했는지 알고 싶다.
 
장률 감독
[경주]를 선택한 것은 영화 캐릭터처럼 실제 95년도에 경주를 방문한것이 시작이 되었다. 그렇게 장례식, 찻집에 찾아갔고, 춘화를 물어보고, 출발은 그렇게 했지만 후배를 불러들이고 신민아를 만나고 이런 일은 전혀 없었다.(웃음) 영화 창작이라는 것은 그런것 같다. 어떤 느
낌이 오고 상상을 하지 않나? 허구를 만들지 않나? 그 허구와 출발의 리듬이 맞아 떨어진다면 영화 한편이 만들어진다. 한국 정치문화 지금도 잘 모른다. 그안에 한중일 문화와, 중국말도 나오고, 일본말도 나오고, 한국말은 당연하고, 동북아 세 나라를 이영화에서 담아내자 전혀 그런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경주라는 공간에 가보면 지금은 중국 사람들도 많고, 일본사람들도 많고, 한국사람 뭐 이렇게 교류가 많이 되는 것 같다. 그런 특수한 공간에서 오는 교류의 미묘함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내가 알아서 찍는게 아니라 그런 느낌이 있으면 배우들을 통해서 대사나 행동이나 자연스럽게 나오면 그안에 있지 않겠는가, 처음부터 계획하고 그런 것은 없다.
 
Q4. 신민아씨의 노래방씬이 인상적이었는데 일부러 그렇게 부르신건지, 아니면 원래 노래 부르실 때도 그러시는건지 궁금하다. 그리고 박해일씨도 노래방에 가시면 춤을 그렇게 실제로도 추는 경우가 있으신지 궁금하다. 그리고.신민아씨는 영화에서 ‘경주의 여신’ 이렇게 미모에 대한 칭찬이 대사로도 많이 나오는데, 여배우로서 기분이 좋으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
 
신민아
노래방 씬에서는 설정상 윤희가 많이 취해있는데, 굉장히 차분하게 행동하는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었다. 원래도 노래를 잘 하는 편이 아니지만, 술 취한 설정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 놓고 부르게 됐다. 원래 시나리오상에서는 그런 부분이 없었는데, 감독님께서 예쁘
게 봐주셔서 그렇게 설정을 바꿔주신 부분이 있다. 물론 배우로서 기분이 좋았지만 닭살이 돋을거라 생각했다.(웃음) 영화상 여신이라는 단어가 나왔기 때문에. 공윤희 성격이 단호한 면도 있고, 함부로 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여신이라는 표현이 공윤희 성격에 잘 묻어서 표현되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박해일
감독님께서 비슷한 춤을 저에게 보여주셨고,(웃음) 제가 어떤 식으로든 간에 제 식대로 소화해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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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각 테이크들이 굉장히 길다. 촬영하시면서 긴 테이크로 인해 힘든 점은 없으셨는지, 배우 분들께서는 감정을 계속 이끌고 가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공통적으로 궁금하다.
 
장률 감독
나는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대신 배우들이 너무 힘들어 했다.(웃음) 힘든일은 하지 않는 위주다. 힘든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나만 좋았다.(웃음)
 
박해일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시나리오만 보고 생각을 해봐야하니까 부담도 컸다. 민폐를 주지 말아야될텐데, 막상 현장에서 감독님께서 배려가 좋으셨고 마치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연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 오케이가 나는 그런 과정의 연속이었던것같다. 그게 아무
래도 영화 속에 묻어나 있는 것 같아 다른영화랑 좀 차별이 있었다.
 
신민아
나도 이렇게 긴 호흡으로 한 영화는 처음이라서 제 촬영 들어가기 5일 전에 박해일씨 촬영하는 거 구경도 하고 그랬었는데, 대사도 길고 호흡도 너무 길고, 테이크도 길어서 살짝 긴장을 했다. 해일 오빠는 그런 종류의 영화와 영화를 계속 찍었었기 때문에 제가 민폐가 되면
어떡하나 대사라도 틀리면 어떡하나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 현장은 편했지만 좋은 긴장감이 계속 흐르고 있어서 나도 그 긴장을 놓치지 않고 계속 촬영을 할수 있었다. 나한테는 긴 테이크로 간 것이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고, 다음에도 또 이런 긴 호흡의 영화를 한 번더 찍고싶다는 욕심도생기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윤진서
롱테이크를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어떤 감독과 상대 배우가 누구냐였던 것 같다. 어떤 배우랑 촬영을 하면 시간이가면갈수록 더 집중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해일 선배님과 같이 연기할 때 시간이 갈수록 더 집중할수있어서 좋았던 경험이었던 것 같다. 롱테이크는 장률
감독님 영화에서 항상 그렇게 촬영했어서 그런지,부담감보다는 좀 더 익숙했다. 현장에 또 감독님이 계시니까 이번에는 익산이 아니라 경주였지만, 경주를 담고 그 안에 제가 있다는 그런 기쁨이 있었고 이번엔 더군다나해일 선배님과 같이 촬영하게 돼서 길면 길어질수록 더 좋았던 기억이 있다.
 
김태훈
나도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원 테이크로 가면 매번 마음대로 해도 되니까 상대방과 상황에 따라서 저도 모르게 나오는 작은 변화들을 감독님이 같이 느껴주셔서 쾌감이 있었다. 위대하신 감독님이셨다.(웃음) 배우들도 박해일 배우도 다 처음 해봤는데, 다 그런 것들을 받아주
는 배우들이어서 아주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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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영화 속에서 오묘하고 묘한 로맨스를 그리셨는데 상대방과호흡은 어땠나?
 
박해일
호흡 굉장히 좋았다. 정말 차마시는 느낌이었다. 차를 마시면서 서로를, 살아온 세월을 알아가는 느낌이었다.
 
신민아
매우 좋았다. 내가 박해일씨 팬이기도 했다. 꼭 진지한 영화를 통해서 같이 호흡을 맞춰 보고싶었는데 [경주]를 같이 하게 돼서 너무 즐거웠고, 계속 느끼고 많이 배웠던 현장 같았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그래서 굉장히 좋았다. 박해일씨만 괜찮다면 다음 작품에서도 만나고 싶
다.
 
Q7.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영화 [경주]의 관람 포인트는?
 
장률 감독
내가 대사를 잘 못합니다. 해일씨와 민아씨에게 부탁 드리겠다. 해일씨는 춘화 속의 글귀를 한 번 읽어주시고, 민아씨는 중국 그림 봉자개 그림의 글귀를 한 번 읽어주면 그게 포인트인 것 같다.
 
박해일
영화 속에서 "한 잔 하고 하세"라는 말이 있는데 영화 보시고 나서 그런 기분이 드셨으면 좋겠다.
 
신민아
"사람들 흩어진 후에 초승달이 뜨고 하늘은 물처럼 맑다"
 
윤진서
얼마 전에 처음으로 시사회 자리에 감독님과 GV가 있어서 가는 길에 저희 동네에 제가 영월아주머니라고 부르시는 분이 놀러 오셔서 "같이 영화 보러 가시죠"하고 같이 모시고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를 다 보시고 그런 말을 하셨습니다. "내가 한국영화를 보지 않는다. 너무
폭력과 욕설이 난무해서 볼 수 없는데 [경주]를 보고 났더니 산속에 갔다 온 기분이었다"라고 말씀해주시더라. 그런 기분이 드셨으면 좋겠다
 
김태훈
박해일씨의 춤과 신민아씨의 노래가 포인트다. [풍경]이라는 영화를 보고 2~3일 지나니까 영화가 자꾸 생각나고 감독님이 보고 싶었다. 우리 영화도 그런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고 그랬으면 좋겠다.
 
신민아
관전 포인트는 경주의 로드무비 형식이기 때문에, 경주에 여행 가는 기분으로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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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기자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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